2016년 외자 판호 신청한 컴투스 '서머너즈워'에 발급
"판호 발급 상황 좋아져" VS "상징적 측면 '글쎄'"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47조원 규모의 중국 게임 시장이 빗장을 풀었다. 지난 2017년 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계기로 중국 수출길이 닫힌 지 4년여만이다.
지난 2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공개한 게임 판호 승인 정보 자료에 따르면, 컴투스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워)'가 해외 게임사를 대상으로 하는 외자 판호를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자 판호 신청자 명단엔 컴투스의 현지 파트너 퍼플리셔 '베이징 요우지에러 통신기술 유한회사' 이름이 표기됐다.
중국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지난 2일 발표한 '2020년 수입 온라인 게임 승인 정보' 캡처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2020.12.03 giveit90@newspim.com |
앞서 2016년부터 중국은 판호를 받은 게임에 한해 국내서 서비스할 수 있도록 정책을 의무화했다. 디지털 게임도 출판물과 동등하게 취급하는 정책으로, 컴투스는 같은 해 서머너즈워에 대한 판호 발급을 신청했다.
중국 중상산업연구원(中商产业研究院)에 따르면, 2020년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2850억위안(47조7859억원)으로 예상되고, 오는 2024년까지 게임 시장 규모는 4000억위안(67조)으로 전망된다.
◆ 왜 서머너즈워일까
그렇다면 중국은 4년여 만에 외자 판호를 내준 게임으로 왜 서머너즈워를 선택했을까. 업계에선 중국과의 교류의 끈을 놓지 않았던 e스포츠 '서머너즈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에 주목한다.
지난 2017년 시작한 SWC는 올해까지 총 4회를 개최했는데, 지난 2017년 중국 이용자인 '토마토'와 2019년 'L'EST'가 우승컵을 2번이나 들어 올린 인연이 있다. 또한 아메리카컵·아시아퍼시픽컵·유럽컵과 별도로 중국 대표 선발전을 개최하는 차별점을 두기도 했다.
김진구 KTB 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일 관련 보고서에서 "이번 중국 외자판호 확보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며 "중국 유저를 케어했고 중국 현지에서 회사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온 과정이 존재하며 외자판호 확보는 합당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판호 발급 배경에 대해선) 정확한 내용은 확인해봐야 한다"면서 "중국 현지 서비스와 e스포츠 대회 개최 등 기존 히스토리를 좋게 봤던 것 아닐까 추측한다"고 답했다. 컴투스는 지난 2003년 중국 지사를 설립하고 중국에서 우수 모바일 게임상 등을 받기도 했다.
◆ 우리나라 게임사 중국 진출 날개 달까
관건은 중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외자 판호를 재발급하기 시작했느냐다. 업계 안팎에선 "가능성이 커졌다"로 모아지나, 아직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중국 진출을 위해 판호 발급을 대기 중인 게임사는 엔씨소프트 '리니지:레드나이츠' ,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 펄어비스 '검은사막' 등이 있으며, 일부 게임사는 지난 2017년에 판호 발급 신청을 마친 상태다. 만약 컴투스에 이어 줄줄이 판호 발급이 된다면 경제적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는 의견이 있다. 김진구 KTB 애널리스트는 "향후 국내 게임사 주요 게임에 대한 판호 부여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게임 업종 전반에 매우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업계 중국통(通)으로 잘 알려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올해 11월에 개최된 지스타에서 "예상하기는 쉽지 않으나 들은 정보에 따르면 판호 발급이 더 좋아지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엔 변화가 없다고 알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대로 의미를 부여하기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거대 게임사로 잘 알려져 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에 외자 판호를 발급해줬다면 한국과 중국 간의 상징성이 컸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볼륨이 작은 중견게임사에 출시된지 오래된 게임에 판호를 내준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애매하다. 시장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하면 우리나라에 대한 판호 문이 활짝 열렸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본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넥슨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는 이미 판호는 받았으나 '과몰입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 조건 때문에 시장에 출시되지 못하고 있다"며 "판호는 줄 수 있지만 빡빡한 조건들이 보이지 않는 허들로 계속 작용할 수 있다. 판호 걱정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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