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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잡아라…눈독 들이는 '네이버' vs. 선 긋기 나선 '카카오'

기사입력 : 2020년12월31일 13:10

최종수정 : 2020년12월31일 13:44

포털과 시너지 효과 크다는 분석…네이버 사업방향과 일치
카카오, 일단 부인…업계 "요기요는 카카오 입맛에 딱맞는 매물"

[서울=뉴스핌] 김지완 정윤영 기자 =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 매물 등장에, 국내 양대 포털이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네이버는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은 반면, 카카오는 인수 검토 가능성마저 일축하며 선 긋기에 나섰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매물 등장에 네이버와 카카오, 국내 대표 포털 양사의 반응이 크게 달라 관심을 끌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8일 '딜러버리히어로(DH)'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인수합병건에 대해 6개월 내 요기요 지분 100%를 매각하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는 특정 업체 독과점 시장을 견제하고 자율경쟁을 유도하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결과였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의 합산 거래대금이 전체 배달앱 시장의 99%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DH 한국 자회사 DH코리아는 현재 배달앱 2위 요기요, 3위 배달통 외에도 푸드플라이, 앤팟, 셰플리 등을 운영 중이다.

공정위 통계를 보면,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배달의민족 78.0%, 요기요 19.6%, 배달통 1.3%, 푸드플라이 0.3% 순이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지난 2015년 1조5000억원에서 2018년 4조원, 지난해 7조원, 올해 11조6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다.

◆ 포털과 시너지 효과 크다는 분석, 네이버 사업방향과 일치

요기요 매물 등장에 네이버와 카카오, 포털 양사의 반응은 뚜렷이 나뉘고 있다.

요기요 인수의향을 묻자 네이버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인수 가능성을 열어놨다. 반면 카카오는 "요기요 인수에 관심이 없으며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며 "향후에도 인수 검토 예정은 없을 것"이라며 인수설과 거리를 뒀다.

하지만 IT업계와 M&A업계에선 결국 네이버·카카오 둘 중 하나가 최종 인수자가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IT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한 관계자는 "카카오랑 네이버는 충분히 인수할 자본과 여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테크핀과 결합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또 모빌리티 사업의 인공지능 배차 등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며 양대 포털의 인수전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국내에서 네이버 예약을 통해 숙박뿐 아니라 식당 예약도 진출한 상태"라며 "인지도가 낮은 네이버 간편주문을 단번에 2위로 끌어올리며 플랫폼 내 서비스 간 시너지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딜(Deal) 추진 의의가 크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도 일본에서 데마에칸 인수로 가맹점수 1위 배달앱을 운영 중이고, 태국 라인맨(배달)·웡나이(리뷰), 대만 라인스팟(포장주문) 등 아시아 전역으로 온라인 음식 관련 서비스를 강화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과거에도 물류업 진출 가능성을 일축했다"면서 "하지만 결국 CJ와 손잡으며 물류 동맹을 맺은 바 있다. 완강히 부인했던 물류업 진출도 뒤집어졌는데, 정해진 거 없다는 말은 '인수전에 참전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CJ그룹 계열사인 CJ ENM, 스튜디오 드래곤과 각각 1500억 원, CJ대한통운과 3000억 원의 상호 지분을 교환을 발표했다. 당시 네이버는 국내 1위 택배사 CJ대한통운과 'e커머스 혁신을 위한 e-풀필먼트(e-fulfillment)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

17일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김봉진 대표(왼쪽)와 김범준 차기 대표가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우아한형제들] 2019.12.17 hj0308@newspim.com

◆ "카카오, 멜론도 2조원 들여 인수...요기요는 입맛에 딱맞는 매물"

일단 부인하고 있지만, 카카오가 요기요를 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현용 연구원은 "카카오는 카카오톡 연동을 통해 인수 후 1위와 격차를 가장 빠르게 줄일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자"라며 "모빌리티, 구독경제에 이어 생활밀착형 서비스 라인업 강화 니즈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M&A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2조 원 가까이 들여 멜론을 인수했다"며 "이후 멜론은 카카오와 시너지를 내며 연 매출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요기요 작년 매출이 2000억 원이고 인수 가격이 멜론과 유사한 가격대다. 카카오 입맛에 딱 맞는 매물"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카카오에선 선 긋기에 나섰지만 무시해도 좋다. M&A는 오너와 최고경영진들이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카카오 내부적으로 유상증자, 재무적투자(FI), 사모펀드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식과 파트너십에 대한 고민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 멜론을 서비스 중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7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카카오는 로엔 기존 대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통해 75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나머지 금액은 자체 보유한 현금과 인수금융을 활용했다.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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