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에 치중된 계획, 접종 단계 구체적인 방안 없어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미국의 코로나19백신 접종계획 자체가 백신 보급을 지연시키고 있다. 분권화된 공급체계와 공급 자체에 초점을 둔 계획이 접종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놓치고 있어 이같이 문제가 야기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더딘 이유는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백신 접종을 책임지지만 최종 접종에 대한 세부 계획이 부족한 탓이라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WSJ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를 인용 지난 8일기준으로 총 22백만회 접종분의 백신이 주정부 등 관할로 공급됐지만 불과 670만명 만이 1차 접종을 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1차 접종수는 지난해말까지 총 20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실시한다는 당초 목표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산업시스템공학 교수 줄리 스완은 "만일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최대한의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알렸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기보다는 고위험군에 대한 사망률 저하에 지방 당국의 정책우선순위가 부여돼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관련 예산을 이미 거의 소진시킨 지방당국의 예산 문제도 이런 문제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연방백신자문단은 초기 백신공급이 모자라는 것을 고려해 보건관계자와 장기요양시설에 있는 사람들을 우선 접종시키라는 접종 우선순위에 초점을 맞추었다.
조 바이든 정권인수팀이 백신 공급의 속도를 최대한 높이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앤드루 코오모 뉴욕 주지사와 뉴욕 시장 빌 더블라지오의 입장을 보면 연방정책과 충돌이 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병원들이 백신 접종을 빨리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을 비판했고, 더블라지오 시장도 누가 백신접종을 먼저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재난방지 정부 자문가인 공급만 전문가 필립 팔린은 "미국의 코로나19백신 공급 전략은 공급 그 자체에 무게를 두고 또 백신의 접종 속도보다는 백신이 접종 우선권 그룹을 할당하는 데 치중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팔린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생산 물량은 백신 접종 물량보다 훨씬 빠르다"며 "백신 접종 우선순위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대형병원에서 백신 접종하는 방안이 백신 접종 속도를 내는데 병목 현상을 초래한다면 일반대중 백신접종을 위해 백신 접종 의원이나 다른 센터 등을 운영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뉴욕의 한 의사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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