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했지만 그냥 넘어갈 수 없어…제 행위 용납 못해"
장혜영 "충격과 고통 커…문제제기 과정에서도 공포 마주했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5일 같은 당 소속 장혜영 국회의원 성추행 혐의로 전격 사퇴했다.
김종철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저의 가해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항의를 했고 저는 이후 사과를 했으나, 공당의 대표로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장 의원도 성명을 통해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며 피해사실을 폭로하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다만 형사고소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1.20 kilroy023@newspim.com |
이에 앞서 정의당 지도부는 비공개 회의를 열고 김 전 대표를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하고, 당규에 따라 대표직 해제를 결정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지난 15일 장 의원과 면담 목적으로 가진 저녁 식사자리 후 차량을 대기하던 중 장 의원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했다.
김 전 대표도 입장문에서 "식사 자리를 마치고 나와 차량을 대기하던 중, 저는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고 피해자는 큰 상처를 받았다. 피해자께 다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성희롱, 성폭력을 추방하겠다고 다짐하는 정당의 대표로서 저의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첫째, 당대표직에서 사퇴하고, 둘째,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이수하겠으며, 셋째, 정의당 당기위원회에 스스로 저를 제소함으로써 당으로부터 엄중한 징계를 받겠다"며 "정의당 대표단 및 당기위원회에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는 "용서받지 못할 제 성추행 가해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너무도 큰 상처를 입었다. 특히 피해자는 평소 저에 대한 정치적 신뢰를 계속해서 보였는데, 그 신뢰를 배반하고 신뢰를 배신으로 갚았다.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장혜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은주 의원, 장 원내수석부대표, 심상정 의원. 2021.01.19 kilroy023@newspim.com |
장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제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힌다"며 피해사실을 호소했다.
장 의원은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며 "또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저는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그렇게 정치라는 저의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다만 김 전 대표에 대한 형사고소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젠더인권 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일상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 가해자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엄중한 처리지침을 갖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성폭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성평등 실현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자세를 견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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