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개인정보법은 범죄자 위한 건지 시민 위한 건지…"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차량 공유업체 쏘카가 성폭행 가해자의 개인정보를 신속히 제공하지 않아 사건 발생을 막지 못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의 모친이 "개인정보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게시해 주목된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자인 10대 소녀의 모친이 작성한 국민청원이 이날 오전 기준 4240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 청원은 내달 14일까지 이어지며, 기간 내 20만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청와대나 정부부처 관계자가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
경찰 등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SNS에서 피해자인 B양을 알게 된 후 지난 6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성폭행했다.
사건 발생 당일, B양의 모친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쏘카 측에 이용자 정보 제공을 요구했지만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후 쏘카 측은 영장청구 뒤에야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청원인에 따르면, 경찰이 영장을 제시했을 때에도 "담당자가 휴무"라는 이유로 즉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청원인은 "지금의 개인정보법은 범죄자를 위한 것인지, 시민들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다시는 우리 가족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인정보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논란과 관련해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10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수사기관이 범죄 수사를 위해 쏘카 이용자 정보를 요청할 경우 피해자 보호를 위해 내부 매뉴얼에 따라 협조해야 했으나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신속하게 수사에 협조하지 못했다. 저희의 잘못이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범인 검거와 피해 예방을 위해 수사기관에 최대한 협력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보호와 현장범죄 상황의 수사협조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책임 있는 전문가와 협의해 재정비하고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