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자금 이틀 사이 법인 급감...개인 자금은 유지
"현금 들고 있으면 불안한 심리 작용, 투자처 모색"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최근 단기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면서 '머니무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자금이 서서히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10일 양일간 MMF에선 무려 6조1927억원이 빠져나갔다. 이 여파로 165조원을 넘보던 MMF 설정액 규모도 다시 158조7045만원대로 줄어들었다. MMF는 투자처를 찾지 못하거나 투자처로 자금이 집행되기 전에 잠시 쉬어가는 수시입출금식 투자 상품이다. 주로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와 같은 단기금융상품해 투자해 단기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MMF 3개월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
주목할 만한 점은 MMF에서 빠져나간 돈이 법인 자금이라는 점이다. 지난 8일 기준 전체 MMF 규모에서 법인 차지 비중은 84.4%(139조3200억원), 개인 비중은 15.5%(25조5697억원)였다. 그러나 이틀 만에 법인 비중은 83.7%(132조8623억원)로 줄었다. 반면 개인은 16.2%(25조8345억원)로 오히려 늘었다.
그만큼 일각에선 MMF에 머물렀던 법인 자금이 다시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새어 나온다. 실제 MMF가 덩치를 키우는 동안 주식 투자자예탁금은 반대로 줄어든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지난달 12일 기준 75조원 육박하던 투자자예탁금은 10일 63조826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작년 자산시장 자체가 워낙 뜨거웠기 때문에 요즘에는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불안해하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며 "현금 말고, 주식이든 채권이든 어떤 자산이든 투자하고 싶은 욕구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번 뭉칫돈 이탈에 관심이 큰 이유는 그간 MMF가 무서운 기세로 몸집을 불렸기 때문이다. MMF 규모는 지난해 말 125조원 수준이었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약 30.9% 급증하며 지난 8일 사상 최고치인 164조8972억원을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MF는 계절성을 가지고 있어서, 연초·분기초·월초에 대규모로 자금이 유입되고 반대로 연말·분기말·월말에 빠져나가는 습성이 있다"면서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165조원에 육박하는 이번 MMF 유입세는 역대급 규모"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오 연구원은 "미국 장기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적절한 투자처 찾기가 어려워 자연스레 MMF로 돈이 몰리는 것"이라며 "지난해에도 160조원 찍고 다시 빠졌던 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시장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