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생 서울대·사시·행시 출신 정통 경제관료
부산시장 경선서 2위 기염...후한 평가 이어져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에 '라이징 스타(Rising star, 떠오르는 인물)'가 나타나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정계입문 50일만에 '엘리트 경제관료'에서 제1야당 부산시장 경선 2위에 올랐다.
부산시 경제부시장 출신의 박성훈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이야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박 후보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뜻하는 신조어)'를 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면서 젊고 잘생기고 똑똑한 새로운 야권 정치 리더의 성장을 기대했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후보가 네거티브 공방을 통해 이슈를 이끌지 않고,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통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매겼다.
박 후보는 지난 4일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후보자 발표회에서 28.63%를 기록하며 2위를 달성했다. 1위를 차지한 박형준 후보(54.50%)와는 격차가 났지만, 재선을 지낸 바 있던 이언주 후보(21.54%)를 제치며 부산 뿐 아니라 여의도 정가에서도 놀라움을 자아냈다.
[사진=박성훈 후보 페이스북 캡쳐] |
◆ 서울대·사시·행시 출신 정통 엘리트 경제 관료…장제원·박수영 "정치인으로서 성공할 것"
지난 1971년 부산에서 태어난 박 후보는 부산 동성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정치학 학사,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행정학 석사를 수료한 '엘리트'다.
제37회 행정고시, 제43회 사법시험을 합격한 박 후보는 기획예산처와 세계은행,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 행정관,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 기획재정부 국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장, 제7대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박 후보는 지난 1월 5일 경제부시장 직을 사임하고 같은 달 13일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부산시에도 젊고 참신한 새로운 후보가 필요하다며 박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그는 이진복·전성하 예비후보를 제치고 최종 4인이 진출한 본경선 티켓을 따냈다.
박성훈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이언주·박민식 예비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던 박형준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비(非)박형준' 단일화 제안을 뿌리치고 자신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비록 박형준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단일화의 유혹을 뿌리치고 성공적인 경선을 치렀다는 평가다.
박성훈 후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선을 치른 소감에 대해 "50일 동안 정치신인이 코로나 상황에서 정말 쉽지 않은 싸움을 치렀다"며 "아무래도 인지도를 높이려면 네거티브를 통해 이슈를 만들어야 하는데, 정책과 공약으로만 승부를 하다보니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박 후보는 이어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냈지만, 저 역시 서울시 경제부시장을 모르는데 부산 시민들은 오죽했겠나"라며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 TV토론을 하다보니 '박성훈'이라는 사람을 부산 시민들이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 발표 전부터 상승세가 느껴졌다"라며 "그러다 보니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50일 동안 선거운동을 한 것 치고는 아주 잘했다고 본다"라며 "이언주·이진복·박민식 후보 등 쟁쟁한 정치 선배들을 다 제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박 후보는 끝까지 경선을 완주했다"라며 "단일화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의 정책을 알렸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이어 "(경선 과정에서) 부산 시민들한테 박성훈이라는 이름을 각인시켰기 때문에 충분히 정치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형준 후보(가운데)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박성훈(왼쪽), 이언주 후보와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3.04 kilroy023@newspim.com |
◆ 박성훈 "박형준 보선 승리 위해 도울 것…이름 알리는데 주력"
정치신인으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딛은 박성훈 후보의 다음 목표는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인 박형준 후보의 당선을 돕는 일이다.
박성훈 후보는 "일단 우리당 후보가 부산시장에 당선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며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형준 캠프에서 손을 내밀었나'라는 질문에 "연락이 오고 안오고를 떠나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할 생각"이라며 "그것이 당원들이 바라는 모습일 것"이라고 답했다.
박형준 캠프 핵심 관계자는 "박성훈 후보와 당연히 함께 할 것"이라며 "다음주 쯤 세부적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성훈 후보는 4·7 재보궐선거, 2022년 대선 이후 2024년에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번 경선을 통해 인지도를 따라잡는 것이 참 어렵다고 느꼈다"며 "다른 후보들은 십수년 동안 정치를 해오셨고, 끊임없이 TV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지만, 저는 경제부시장 현직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박 후보는 이어 "남은 시간을 활용해 저라는 사람을 알리고, 국민들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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