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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지난해 차명 투기 제보 받고도..'퇴직자'란 이유로 묵인

기사입력 : 2021년03월16일 09:25

최종수정 : 2021년03월16일 09:49

성명·거주지 주소까지 명기한 제보에도 "조사 진행 어려워"
김상훈 "LH, 자체 교정 많은 기회 있었음에도 모두 놓쳐"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제보를 받고도 '퇴직자'라는 이유로 사건을 자체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LH 레드휘슬(부조리신고) 접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2일 '개발토지에 대한 정보를 이용한 부적절한 행위'라는 제목의 투기 의혹 제보가 접수됐다.

제보자는 "XXX씨(퇴직자)는 공사 재직시 개발되는 토지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해 부인 혹은 지인 부인의 이름으로 토지를 구입했다"며 "재직 당시 주변인들과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은 물론이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한국청년연대, 청년하다, 청년진보당이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긴급촛불, LH투기에 분노한 청년들 모여라'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2021.03.15 kilroy023@newspim.com

제보자는 이어 "서울, 인천, 충남 등 전방위적으로" 부적절한 투기 행위가 이뤄졌으며, 투기가 의심되는 직원은 회사 선배나 그들의 부인 등을 동원해 이같은 행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함께 투기 의심 직원 주변인들의 성명과 거주지 주소까지 명기하며 이들이 매입한 토지 등기부등본을 확인했다는 내용도 상세히 기재했다.

제보자는 그러면서 "끝없이 관련 인물들의 이름이 번갈아가며 올라가 있다"며 내부 직원들의 조직적인 투기 정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 제보자가 참여연대 등에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알린 인물과 동일인이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2016∼2020년 7월까지 약 5년 동안 LH에 접수된 641건의 부조리신고 중 투기와 관련한 제보는 이 건이 유일했다.

그러나 LH는 지난해 8월 12일 이례적인 내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 제보에 대해 "제보한 퇴직 직원과 관련된 사항은 규정에 따른 감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사실관계 확인 등 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제보자에게 회신했다.

김상훈 의원은 "LH가 적극적인 자체조사에 나섰으면 지금과 같은 국민적 공분과 행정적 낭비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LH는 2018년 과천신도시 개발정보 유출 때부터 상기 제보에 이르기까지, 자체 교정의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모두 놓쳤다"고 비판했다.

jool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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