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노바티스 CAR-T 치료제 '킴리아주' 허가 승인
큐로셀·앱클론·GC녹십자셀 등 국내 업체도 개발 박차
[편집자]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달 5일 노바티스의 세계 최초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킴리아주(티사젠렉류셀)'를 허가 승인했습니다.
이로써 국내에도 '기적의 항암제'라 불리는 CAR-T 치료제가 상륙하게 됐습니다. 특히 그동안 기존 치료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혈액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CAR-T 치료제는 개인 맞춤형 치료로 변화하는 최근 흐름에 따라 차세대 항암제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업체 가운데 큐로셀, 앱클론, 유틸렉스, GC녹십자셀, GC녹십자랩셀 등이 개발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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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T 치료제, 암세포만 정확하게 공격하는 '꿈의 항암제'
CAR-T 치료제는 개인 맞춤형 암 치료제입니다.
키메라 항원 수용체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키메라'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키메라는 머리는 사자, 몸통은 염소, 꼬리는 뱀으로 이뤄진 괴물입니다. 다시 말해 유전자가 다른 동물이 하나로 합쳐진 생물체죠.
CAR-T 치료제도 키메라처럼 환자의 T세포를 조작해 유전자를 재조합하는데요. T세포는 가슴 중앙부에서 생기는 세포로, 항체 생성과 면역을 담당합니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뽑아내 암세포의 항원을 알아보고 공격하는 유전 물질을 넣은 후에 이걸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것이 바로 CAR-T 치료제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치료제는 체내에서 일종의 유도탄처럼 정상세포는 그냥 놔 두고 암세포만 정확하게 공격합니다.
기존 항암제가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목적으로 쓰여 말기암 환자에는 투약이 어려웠는데, CAR-T 치료제는 환자의 유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치료제인 데다가 1회 투여만으로도 드라마틱한 치료효과를 내 '꿈의 항암제'로도 불립니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실제 임상시험에서 킴리아를 투약한 환자 중 39.1%는 3개월만에 암이 완치됐습니다. 재발성·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소아 환자는 82%가 3개월만에 완치됐습니다.
CAR-T 치료제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자 조작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고,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환자 개인에 맞게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투약 비용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노바티스의 킴리아 투여 비용은 미국에서 환자 1인당 45만5000달러(약 5억4000만원)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K-바이오도 CAR-T 치료제에 눈독
그럼에도 헬스케어 산업이 개인 맞춤형 치료로 변화하는 흐름을 타고 있는 상황이라 CAR-T 치료제는 자연스럽게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큐로셀, 앱클론, 유틸렉스, GC녹십자셀, GC녹십자랩셀 등이 개발에 나선 상황인데요.
개발 단계가 가장 빠른 곳은 큐로셀입니다. 이 회사는 국내 업체 중 최초로 림프종 CAR-T 치료제의 임상시험에 들어갔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허가를 받아 재발성 또는 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성인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임상시험 이후 회사는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입니다.
앱클론은 올해 상반기 내 림프종·백혈병을 대상으로 한 CAR-T 치료제 임상 1상을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중입니다. 유틸렉스는 혈액암 대신 고형암에 해당하는 간암을 대상으로 CAR-T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 내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GC녹십자셀도 고형암 중 췌장암 CAR-T 치료제를 개발중입니다. 작년 초 미국에 CAR-T 치료제 개발 법인 노바셀을 세웠는데요. 연내 미국에서 임상 1·2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현재 동물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GC녹십자셀은 CAR-T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한 CAR-CIK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CAR-CIK는 T세포 대신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IK)를 활용하는데, 다른 사람의 세포를 활용할 수 있어 대량생산이 가능합니다.
GC녹십자랩셀도 CAR-T 한계를 보완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미국 관계사 아티바와 글로벌 제약사 MSD와 CAR-NK 치료제 3종을 함께 개발하는 조건으로 2조원 상당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CAR-NK는 T세포 대신 NK세포(자연살해 세포)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생산 비용이 저렴한 데다가, 생산에 걸리는 시간은 짧습니다.
이외에도 LG화학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CAR-T 치료제 개발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