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수에즈 운하를 가로 막았던 컨테이너선이 드디어 이동할 것이라는 안도감과 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미국 헤지펀드의 블록딜 사태에 따른 불안감이 공존하며 29일 세계증시가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전 세계 50여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강보합에 거래되고 있으며, 유럽증시도 보합을 보이고 있다. 다만 미국과 유로존 변동성 지수는 지난주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다. 앞서 아시아증시는 혼조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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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를 바라보는 두려움 없는 소녀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빌 황이라는 개인 트레이더가 운영하는 패밀리 오피스 '아키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레버리지를 제공하며 프라임 브로커 역할을 해온 투자은행들의 압력에 비아콤CBS(NASDAQ: VIAC)과 디스커버리(NASDAQ: DISCA) 등 미국 미디어주와 바이두(NASDAQ: BIDU)와 텐센트 뮤직(NYSE: TME) 등 중국 기술주를 일시에 대거 매도하는 블록 거래(block trade)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에 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키고스에 레버리지를 제공해 준 것으로 추측되는 일본 노무라홀딩스와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등 투자은행들은 미국 고객사와 관련해 거액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연달아 내놓았다.
앞서 노무라홀딩스 주가는 역대 최대인 16% 급락해 일본 증시의 상승 흐름을 제한했고, 이날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13% 내리며 1년 만에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일주일 간 막고 있던 대만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성공적 부양작업으로 정상 항로를 되찾아 이동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글로벌 물류 대란 우려가 완화됐다.
최근 미국 경제성장세 강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에 급등했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648%로 밀려났으나 13개월 만에 최고치인 1.754%에서 여전히 멀지 않은 수준이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의 적극적 채권매입에 유럽 국채 수익률 상승세는 억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로존 간 국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며 유로가 미달러 대비 5개월 만에 저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11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후 이날 92.739로 0.05% 하락 중이다.
AFS의 아르네 페티메자스 애널리스트는 "주식 투자자들은 아키고스 사태에 불안해하고 있지만 채권과 머니마켓, 외환 시장 투자자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상품시장에서는 미 국채금리 상승이 여전히 수익을 내지 않는 금값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1726달러로 0.3% 내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수에즈 운하의 유조선 운항 재개 기대에 하락하고 있다. 현재 세계무역의 12%를 차지하는 300척 이상의 화물선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번 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도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감산이 연장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