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도 대사관, 기관주의 21건…비밀자료 방치
승인 없는 동반 출장…특근매식비 규정 위반 적발
김기현 "외교부, 근무실태 면밀한 감사 필요"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우리나라 외교부 소속 재외공관 직원들의 근무 기강이 극도로 해이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2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재외공관 10개소에 대한 외교부 자체 감사 자료에 따르면, 주(駐)남아공 대사관·주인도 대사관·주교황청 대사관·주포르투갈 대사관 등 10개소의 재외공관에 총 116건의 '기관주의' 조치가 통보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2020.12.09 leehs@newspim.com |
가장 많은 21건의 '기관주의' 통보를 받은 주인도 대사관의 경우에는 행정직원이 비밀자료를 보안USB 등 비밀 영역에 보관하지 않고, 일반자료로 취급 관리하다 적발됐다. 또 특근매식비도 허위 영수증을 첨부해 집행 처리하기도 했다.
주남아공 대사관은 공관장 배우자가 본부의 승인도 없이 총 4차례에 걸쳐 동반 출장을 다녔고, 이 과정에서 여비로 3008불(약 339만원)을 지출했다. 또 영사구입금을 행정직원의 개인 명의 계좌로 송금받고, 자금납출부도 작성하지 않는 등 회계 투명성을 훼손한 사례도 적발됐다.
주교황청 대사관의 경우 공용차량 운전 시 발생한 속도위반 등 3건의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범칙금 부과금을 규정해 반해 공관 예산에서 861.39불(약 97만원)을 지급했다.
아울러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총 171회에 걸쳐 3325.03유로(약 442만원)에 해당하는 특근매식비를 규정에 위반하여 근무시간 중에 집행해오다 적발돼 '기관주의' 통보를 받았다.
주유네스코 대표부는 한국인 행정직원을 채용하게 되어 있는 채용 절차를 무시하고, 대표자가 임의로 프랑스·미국 국적자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일반직 행정직원 공석이 없는데 공개채용을 진행하는 등 채용 절차와 관련해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기관주의'를 받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외교부의 근무 기강이 멀리 떨어져 있는 재외공관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외교부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펜데믹 상황에서 우리 재외공관의 근무실태에 대한 면밀한 감사를 통해 재외공관의 역량을 보다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김기현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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