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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신냉전 시대에 '슐츠'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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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기 국제부장 = '왜 그들은 작으면서도 강한가? 왜 우리는 크지만 약한가? 우리가 이 미개인들에게서 배워야 하는 것은 오직 튼튼한 선박과 성능 좋은 총 제조법 뿐이다.'

'중국은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법률과 제도적 본질에 어울리는 부를 갖춘 것은 아마 오래 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법률과 제도 때문에 그 부는 그들의 토양, 기후 그리고 상황으로 미루어 가능한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 더욱 활발하게 항해해 중국인들은 자연스레 다른 나라에서 쓰이는 색다른 기계들을 쓰고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이 18세기에 중국과 영국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을 소개한 내용이다.

250년 가량 흐른 지금 비교의 상대는 바뀌었다. 미국과 중국. 1500년 이후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5%를 넘어선 강대국은 존재하지 않았다. 30%를 넘어선 것이 19세기 초의 중국이었다. 당시 미국은 3%내외 수준이었다. 2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은 30% 가까이 갔지만 넘지는 못했다. 그때 중국은 5%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난해 기준으로 1위인 미국이 20.8조달러이고, 중국은 14.8조달러로 미국의 70%를 넘어선 상태다. 뭔가 큰 변화가 눈앞에 있는 듯하다. 군비경쟁 초기 소련 GDP는 미국의 42% 수준이었다. 일본이 엔고로 잃어버린 30년에 빠져들게 한 플라자합의 때 일본은 미국의 38%였다. 이라크 전쟁때문에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데 실기했다는 말들이 많다.

'중국제조2025'를 바탕으로 중국은 250년 전에 영국에서 진단했던 돌파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간의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질 것이다.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냉전 때의 동서 진영이 다시 형성되는 분위기가 진하다. 동서독 대신 우크라이나에서 그리고 여전한 한반도에서. 이 접점을 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재정비하고 인도-호주-일본-미국의 쿼드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냉전과는 다르다는 분석이 많다. 파이낸셜타임즈의 정치평론가 자난 가네시는 1961년 존 F 케네디가 했던 '소련에 맞서기 위해서는 역경과 부담을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는 호소가 더 이상 미국시민에게 먹히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당시에 비해서는 미국은 훨씬 더 다민족 국가가 됐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최대 관광객과 유학생이 중국에서 오고, 또 경제가 서로 얽혀있기도 하다. 냉전 당시 소련은 미국 경제와 그렇게 엮여 있지 않았다.

해서 중국 봉쇄가 무력 충돌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국지적인 충돌이 있다면 우크라이나처럼 한반도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국내 정치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냉전 때 처럼 2분법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메트릭스처럼 여러 차원에서 미국과 중국이 밀고 당기는 접점들이 생기고 이 점점들이 서로 다른 편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의 진단이 일맥상통한다.

우선 기자 주변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전쟁이후 한국의 괄목할 만한 성장도, 자유로운 생활환경도 모두 미국과 우방이었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그것은 냉전의 연장선 상에서 생각하는 것이고 지금은 다르니까 유연한 어쩌면 다차원의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이 대목에서 최근 세상을 뜬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을 생각해 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비전과 헌신으로 미국이 가장 위험했던 시기를 지나 냉전 종식의 길을 열 수 있었다"며 "전임 대통령들처럼 그의 조언을 구할 수가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1969년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 백악관 예산국장, 재무장관을 지낸 후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8년간 국무장관으로 미국의 외교를 담당했다. 미국과 소련이 냉전의 절정으로 치닫던 1982년 미 국무부 수장으로 취임한 그는 소련에 대해 전임자인 알렉산더 헤이그, 당시 국방장관 캐스퍼 와인버거와 정반대 입장을 견지했다고 한다. 강경론자들과 달리 소련과의 협상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고르바초프의 개혁과 개방 정책과 함께 그는 그의 입장을 현실로 만들어 냈다고 한다.

1987년 그는 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체결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 조약은 중단거리 핵미사일의 생산과 배치를 전면 금지해 양국의 군비 경쟁을 끝낸 합의로 꼽힌다. 이를 위해 양국은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하고 슐츠와 셰바르드나제는 30번이나 만났다.

외교가에서 '은밀한 협상가(Secret Persuader)'로 통했던 슐츠는 소련의 지도자들을 어떻게 설득했을까. 아니 그보다 반대하는 그의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먼저 설득했을까. 과거의 패러다임과 달리 전개되는 미-중 충돌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 나가야 할지 혼란스럽다. 최근 101세로 세상을 떠난 조지 슐츠가 생각나는 이유다.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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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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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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