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직→김홍창→홍동석→이주형→김양수...불안한 지배구조 '눈길'
지난해 매출 1464억·영업이익 38억...실적 '비상'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잇츠한불이 2015년부터 지난 6년간 수장을 다섯 번이나 교체하면서 불안정한 지배구조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잇츠한불은 최근 이사회에서 이주형 대표를 사임하고 김양수 전 네오팜 대표를 잇츠한불 대표 자리에 선임했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2021.04.19 yoonge93@newspim.com |
잇츠한불은 로드숍 '잇츠스킨'과 더모코스메틱 브랜드 '네오팜' 등을 운영하고 있다.
◆ 잇츠한불의 몰락...6년새 수장 5명 '전격 교체'
잇츠한불은 '달팽이 크림'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14년부터 중국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실적이 급증하면서 2015년 코스피시장에 상장해 외형을 확장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잇츠한불은 2016년 매출 3261억원, 영업이익 90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發)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초기대응에 실패하면서 매출은 급속도로 꺾이기 시작한 것.
결국 잇츠한불의 실적은 5년새 매출이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3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실적 악화에 따라 매장수도 대폭 정리됐다. 2017년 280개에 달하던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36개에 불과하다. 잇츠스킨 매장 역시 같은 기간 271개에서 17개로 줄었다.
거듭되는 실적 부진으로 인해 수장 인사에도 경질성 칼바람이 불었다. 이주형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선임된지 9개월 만에 대표직을 내려놨고 이에 앞서 LG생활건강 출신 홍동석 전 대표도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2년 3개월 만에 돌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역대 대표 가운데 임기 3년을 다 채운 이는 단 1명도 없다. 대표이사를 2년 이상 재직한 이는 홍동석 전 대표가 유일하다. 반면 1년도 안돼 교체된 수장은 김홍창 전 대표와 이주형 전 대표 등 2명이다.
잇츠한불 관계자는 "실적이 안 좋다 보니 영업 쪽으로 경험이 있는 인사 위주로 교체가 진행행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경질성 인사' 관련 질문에 대해선 "이사회에서 결정한 일이기에 알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2021.04.19 yoonge93@newspim.com |
◆ 네오팜 포트폴리오 강화·신사업으로 성장 동력 마련
잇츠한불은 향후 매장 효율화보다는 '핵심 계열사'인 네오팜 포트폴리오 강화와 신사업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최근 몇 년간 매장 수를 대폭 줄여왔기 때문에 미래 먹거리 발굴로 성장 동력을 확보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네오팜이 최근 출시한 제로이드(리치크림MD)와 더마비(세라엠디)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한 MZ(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온라인 전환에 힘 주고 비건 브랜드 '딕셔니스트', 맨즈 코스메틱 브랜드 '퀘파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채화' 등을 출시하는 등 신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잇츠한불은 향후 '제2의' 네오팜을 같은 알짜회사를 찾기 위해 M&A(인수합병)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잇츠한불은 약 500억원에 달하는 현금·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실탄도 충분하다.
잇츠한불 관계자는 "잇츠한불은 로드숍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중심 채널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고 소비자에게 더 큰 만족을 주고자 새로운 원료를 사용한 신상품 출시와 기존 상품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잇츠한불 '오너 3세' 경영 시험대 올라
한편 올해는 임병철 잇츠한불 회장의 자녀가 경영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임병철 회장의 장남 임진성 채화 대표는 두 번째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임진성 대표는 2018년 잇츠한불의 계열사 이네이처코리아 대표를 맡았지만 매출이 수십억원에 그치다 불과 2년 6개월만에 실적 부진으로 폐업했다. 임진성 대표가 진두지휘해 온 사업으로 첫 사업 실패라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경영 능력에 의문부호가 붙은 임진성 대표는 채화 대표이사로서 다시 한번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임병철 회장의 차녀 임우재 씨 역시 지난달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네오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임우재 이사는 잇츠한불 마케팅실에서 근무하다 올해 네오팜이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yoonge9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