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챔피언십 최종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KLPGA 대회에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 KLPGA 챔피언십 우승자로 박현경이 등극했다.
2일 전남 영암군 사우스링스 영암 사우스링스의 카일 필립스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4라운드에서 역전에 성공한 박현경(21·한국토지신탁)이 39년만의 대회 2연패(10언더파 278타)에 성공했다. KLPGA 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한 건 구옥희(1980~1982년) 이후 39년 만의 대기록이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골프 선수 출신 부친이 캐디를 한 박현경이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사진= KLPGA] |
박현경은 전반 버디2개와 보기1개에 이어 12번(파4)홀에서의 칩인버디로 1타차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러프에서 친 10m 거리 버디 퍼팅이 단번에 들어갔다. 첫날 공동20위(3언더파)로 출발한 박현경은 둘쨋날 공동15위(5언더파), 세쨋날 김우정과 함께 공동3위(8언더파)로 순위를 수직상승시킨 뒤 우승까지 안았다.
버디를 놓친 후 아쉬워하는 김우정. [사진= KLPGA] |
사흘내내 선두를 지킨 김지영2에겐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였다. [사진= KLPGA] |
1타차 2위를 출발한 김우정은 둘쨋날 2타차 2위, 세쨋날 2타차 공동3위를 하다 반등했다. 김우정은 2번(파3)홀과 8번(파5)홀에서 버디를 낚아 이븐파에 그친 김지영2와 공동선두가 됐다. 하지만 10,11번홀에서의 연속 보기로 김지영2와 함께 공동2위로 내려갔다.
사흘내내 선두를 지킨 김지영2는 13번홀에서 4.6m 거리에서 버디에 성공, 박현경과 공동선두를 이뤘다. 김지영2는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면 박현경과 연장전에 돌입할수 있었지만 파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들어 라운드별 1위가 최종일 트로피를 드는 일이 드물어졌다.
제주 개막전때 3라운드 선두 이소미가 이틀연속 선두로 우승을 차지한 것 말고는 없다.
개막전으로 열린 제주 롯데렌터카 오픈에선, 장하나가 첫날 1위를, 이다연 둘쨋날, 이소미는 3,4라운드에서 선두를 유지해 트로피를 들었다.
경남 김해에서 열린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스부터 양상이 달라졌다.
개막전에서 준우승을 한 그친 장하나는 3일 연속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대회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 보이는 순간, 막판 뒷심 부족을 노출했다. 김해 넥센 대회 최종우승은 박민지의 차지였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도 이 여파는 이어졌다. 김지영2가 첫날 김우정과 함께 공동선두에 오르며 3일 연속 맨 앞에 섰다. 이튿날 김우정이 김지영2와 공동선두를, 세쨋날엔 김효문이 김지영2와 선두를 이뤘다.
여기에 전남 영암 대회 첫날 공동선두를 한 장하나는 이튿날 경기를 포기했다. 발목 통증이었다. 개막전에 이어 김해 대회 등 2주 연속 준우승을 한 장하나는 KLPGA 투어 사상 최초로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할 수 있었지만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KLPGA챔피언십 2연패에 성공한 박현경은 대회 출전한 선수중 유일하게 나흘내내 한 번도 오버파 스코어를 제출하지 않았다.
라운드별 선두라는 부담감 대신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는 '안전 운행'이 효과를 본 것이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 사라진 데에는 '선수 평준화'도 한몫했다.
김남진 KLPGA 사무총장은 "선수들이 상향 평준화 되고 있다. 다른 스포츠 종목의 경우, 선수층이 얇아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데 여자골프는 전혀 그렇지 않다. 조그마한 감소가 있긴 하지만 이는 인구 하락을 반영한 지표일 뿐이다. 한국 여자골프의 미래는 밝다"라고 설명했다.
누구라도 치고 나올수 있는 상황이 매 대회마다의 '역전 우승자'를 만든 것이다. 실력 평준화와 더불어 젊은 선수들의 선전이 뚜렸했다. KLPGA 챔피언십 우승자 박현경은 21살, 지난주 KLPGA 통산5승을 올린 박민지는 23살, 올 개막전 우승자 이소미는 22살, 2주연속 준우승을 한 장하나는 서른이다.
실제로 김해 대회서 우승한 박민지는 우승 비결로 월등히 좋아진 체력을 그 이유로 들었다. 박민지는 "예전엔 나흘내내 그린에서 플레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 겨울 피지컬 위주의 훈련으로 체력을 불렸더니 이젠 아무리 경기를 많이해도 전혀 문제없다"고 전했다.
체력 약화에는 거센 바람 등 기상 악화도 한몫했다.
강풍이었다. 바람으로 유명한 제주 바람에 이어 경남 김해에서도 3라운드를 빼고는 바람은 몰아쳤다. 해안가 위치한 링크스 코스인 전남 영암 대회에도 마찬가지였다. 장거리 이동과 함께 매서운 바람이 또 하나의 변수를 만들었다.
올 첫 메이저 대회에선 '3년연속 대상 수상자' 최혜진마져 컷탈락했다.
선두와 2타차 공동4위에는 임희정과 김효문, 공동6위(7언더파)에는 '개막전 우승자' 이소미와 홤께 김소이, 배소현, 9위(5언더파)에는 전우리가 자리했다.
시즌 첫 출전한 안나린은 공동24위(이븐파), 쌍둥이 자매 김새로미는 19세 유해란과 함께 공동28위, 김재희는 정지민2 등과 공동34위(3오버파)를 기록했다.
박현경은 2번째 정상에 오른 뒤 10개월만에 우승했다. 지난5월 코로나로 인해 늦게 시작한 K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1년만에 2번째 메이저 정상에 올랐다.
실력과 체력으로 무장한 여자 골프는 오랜만에 우승을 건지거나 새 스타들의 탄생을 계속 예고했다.
공동4위로 대회를 마무리한 임희정. [사진= KLPGA] |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