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 2분기도 '매출 성장' 기대감↑
최근 기술주 조정으로 주가 반토막...증권가 "매수 기회"
월가 목표가는 하향 추세... 소프트웨어 업종 멀티플 '뚝'
[편집자] 이 기사는 5월 13일 오후 5시34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미국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이하 팔란티어)가 올 1분기 호실적을 내고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멀티플(미래 수익창출력) 평가가 낮아지면서 월가 전문가들의 투자 의견도 하향 추세다.
이런 가운데 팔란티어가 펀더멘탈과 별개로 올 들어 크게 하락, '과대 낙폭은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노우플레이크·C3AI 등 피어그룹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팔란티어 테크놀로지(PLTR)의 최근 1년 새 주가 흐름. 2021.05.13 zunii@newspim.com [사진=인베스팅닷컴 캡처] |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팔란티어는 현지시간으로 12일 전 거래일 대비 6.53% 하락한 18.89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9.42% 상승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뉴욕 증시가 주저앉으며 바로 상승분을 반납해야 했다.
팔란티어는 2004년 페이팔 설립자 출신인 피터 딜을 포함해 5명의 공동창업자가 설립한 빅데이터 기업이다. 정부기관과 대기업을 위한 소프트웨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인 CIA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는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 발견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대규모 금융사기를 잡아낸 사례로 유명하다.
지난해 9월 30일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주가도 고공행진했다. 상장 당일 9.50달러로 마감한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 1월 27일 45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로 기술주가 조정을 받으면서 고점 대비 58% 가량 하락했다.
잘 나가던 기술주 주가가 반토막나며 서학개미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팔란티어는 12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4억9474만 달러(약 5589억 원) 어치 보유한 미국 주식이다. 테슬라, 애플,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 위주인 서학개미들의 장바구니에서 중소형 기술주로는 유일하게 20위권 안에 든 종목이다.
일단 눈에 보이는 실적은 나쁘지 않다. 팔란티어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 3.4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8% 성장했다. 시장 기대치(3.3억 달러)도 상회한 수치다. 정부기관 매출이 2.0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상승했고, 민간 매출도 1.33억 달러로 19% 성장했다. 조정 영업이익률은 34%로 흑자전환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팔란티어는 오는 2분기에도 시장 기대치(3.4억 달러)보다 높은 3.6억 달러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25년까지 연간 30%씩 매출 성장을 기대하며 40억 달러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팔란티어.[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내 증권가에서는 팔란티어가 펀더멘탈과 별개로 가격 조정을 받고 있어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 기술주 투자심리 악화와 아크 펀드 환매 사태가 나오면서 부진한 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팔란티어의 견고한 펀더멘탈과 무관한 주가 하락으로 해석하며 조정 시 분할 매수 관점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기업 중 이 정도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회사는 드물다"며 "고성장 소프트웨어 기업을 평가할 때 유용한 보조 지표인 '40의 법칙'에도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40의 법칙이란 매출액 성장률(49)과 현금흐름 이익률(44)의 합이 40보다 커야 한다는 법칙이다.
권윤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2021~2022년 예상 주가매출비율(PSR)은 25.7배, 19.6배로 피어 그룹(스노우플레이크, C3.ai)의 평균인 41.8배, 27.7배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다"고 말했다. PSR이 낮을수록 저평가가 돼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팔란티어는 대정부사업을 통해 앞으로도 대형 수주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미 지난 4월 미국 핵보안관리부와 5년간 9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지만 팔란티어의 정부 매출이 미국 국방비 지출의 10% 미만이라는 점에서 개척 가능한 시장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미국과 영국 정부가 팔란티어의 코로나19 백신 보급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것으로 관측되는 점, 산업별 파운드리 이용 방안 다양화로 중소형 기업까지 민간 신규 고객사를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 요소로 꼽았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월가에서는 팔란티어의 호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떨어뜨리는 추세다. 최근 기술주 조정으로 소프트웨어 비교 그룹의 멀티플 압박이 심해진 만큼 추가적인 멀티플을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것.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팔란티어의 목표주가를 34달러에서 30달러로 낮췄다.
크리스포터 머윈(Christopher Merwin)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매출 성장과 잉여현금흐름으로 눈에 띄는 1분기 성과를 냈다. 강력한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 역풍이 지속으로 인한 미국 사업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매수' 관점을 유지하면서도 "(소프트웨어) 비교 그룹의 멀티플(미래 수익 창출력) 압박 때문에 목표주가를 하향한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키스 바이스(Keith Weiss)는 "상업적 고객 증가와 판매 촉진 고용, 상업적인 파이프라인 구축 등이 모두 팔란티어의 지속적 성장에 기여하는 요소"라면서도 "현재의 주식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이미 좋은 가격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팔란티어의 목표주가를 19달러 유지했다.
이 밖에도 월프리서치와 캐나다도미니언증권 등이 팔란티어의 목표주가를 각각 23달러, 27달러에서 20달러로 하향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금융그룹도 40달러에서 28달러로 낮춰 잡았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