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 이야기를 담은 음악을 쓰기까지 용기 내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자작곡을 타이틀로 내세웠는데 떨리는 마음이 커요."
2005년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Music Is My Life)'로 데뷔해 남다른 실력을 뽐내며 '소울 여제'라는 수식어가 붙은 16년차 가수 가수 임정희가 3년 5개월이라는 긴 공백 끝에 자작곡 '낫 포 세일(Not 4 Sale)'로 돌아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임정희 [사진=P&B엔터테인먼트] 2021.05.18 alice09@newspim.com |
"시간이 이렇게 흘럿는지 몰랐어요. 그동안 제 나름대로 가야할 방향들을 찾아가는 시간을 보냈거든요. 또 중간에 OST도 꾸준히 내고, 재작년에는 뮤지컬도 했고요. 그래서 여유 있는 시간이 보내기보다, 제가 음악적으로 성숙해지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이제 연차가 쌓이다 보니 제 이야기를 담은 음악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행에 옮기기까지 용기 내는 시간이 길어졌죠."
이번 '낫 포 세일'은 임정희가 데뷔 후 처음으로 직접 작사‧작곡을 하며 본격적으로 '싱어송라이터'의 모습으로 변화를 꾀하며 만들어낸 첫 자작곡이다. 그간 알앤비 발라드, 소울 장르를 주로 선보였다면 이번엔 펑크 사운드로 무장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 집 밖으로 안 나가고 쓴 곡이에요(웃음). 제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지는 알 수가 없더라고요. 이 곡은 세상이 정한 프레임과 기준 속에서 나 스스로를 믿고 당당히 나가가고 싶다는 포부를 담았어요. 저뿐만 아니라 세상이 급변하고 기대치가 높아지는 현실에서 모두가 힘든 상황을 이겨내려고 하잖아요. 모두 비슷한 삶을 사는 것 같더라고요. 내가 행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기대가 아닌 내 안의 힘을 믿고 나아가자, 또 나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지 말아달라는 담았죠."
데뷔 후 처음으로 자작곡을 타이틀로 내세운 만큼 기대감도, 부담감도 컸다. 또 공백 기간이 길어졌기에 오랜만에 만나는 대중들에게 지금의 임정희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임정희 [사진=P&B엔터테인먼트] 2021.05.18 alice09@newspim.com |
"많은 작곡가 분들이 좋은 곡을 주셨고, 지금까지 제 노래를 부르면서 많이 행복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조금 더 새로운 곡들이 추가가 돼야 할 것 같더라고요. 또 용기를 못 내고 쌓아두기만 한 곡을 꺼내보면서 지금 내가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지, 어떤 장르가 좋은지 많이 고민하고 고민했어요. 처음으로 타이틀곡을 자작곡으로 하니까 떨리는 마음이 너무 커요. 설렘 반 긴장 반이에요. 하하."
임정희의 그간 대표곡들을 보면 알앤비 발라드, 그리고 소울풍이 짙은 노래들로 가득하다. 어릴 적부터 머라이어 캐리, 스티비 원더의 노래의 들으며 받은 영향도 컸다. 그래서 임정희를 하나의 색깔로 정의내리긴 어려웠다. 이 부분 역시 임정희가 고민하고 있었던 부분과 맞닿아 있었다.
"새로운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내 이야기를 음악에 녹여도 자연스럽다고 느껴졌고요. 그 정도로 연차가 되기도 했고, 이번엔 제가 회사에 곡을 써보겠다고 큰 소리를 치기도 했거든요. 하하. 이번 곡으로 1960년대 업타운 사운드를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레트로가 전반적으로 트렌드로 자리 잡았는데 저는 팝 음악을 좋아했기 때문에 뉴트로 사운드보단 펑키한 스타일에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임정희 [사진=P&B엔터테인먼트] 2021.05.18 alice09@newspim.com |
자신의 이야기를 곡에 담아 발표하기까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미니앨범이나 정규앨범으로 발매됐으면 좋을 법 했지만 아쉽게도 디지털 싱글로 한 곡만 먼저 선보이게 됐다.
"저도 미니앨범이나 정규앨범을 하고 싶다는 포부로 시작을 했어요. 처음으로 타이틀곡을 쓰다 보니 정규앨범을 만든 것처럼 제 에너지와 시간을 갈아 넣었더라고요(웃음). 한 곡으로 나와서 너무 아쉽긴 한데 열곡 이상 작업한 것처럼 심혈을 기울였어요. 그래도 지금 4-5곡정도 써 놓은 게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자주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6년 차에 자신의 이야기를 녹인 자작곡을 선보이며 음악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가사에 진솔하게 모든 것을 녹여낸 만큼 리스너들에게 듣고 싶은 반응은 '응원'이었다. 그리고 '덕업일치(덕질과 직업이 일치한다는 신조어)'의 꿈을 이루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이기도 했다.
"가사에 정말 중점을 뒀어요. 곡 작업을 할 때 '발라드를 부르는 임정희를 기억하는 분들은 이 노래를 싫어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는데 새로운 도전에 나섰죠. 그래서 기대감 있는 응원을 많이 받고 싶어요(웃음). 새로운 행보가 기대된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정말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음악 하는 게 너무 좋은 만큼, 가수의 본분을 우선시 하고 싶어요. 보통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으면 싫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아직까지 전 너무 좋더라고요(웃음). 덕업일치를 이루는 가수가 되고 싶고요. 하하. 앞으로도 행복한 영향력을 나눠 드리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