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뉴스핌] 김용석 기자 = 비가 간간히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부부의 시선은 따스했다. 흐린 날씨였지만 허인회(34)와 육은채(33)씨는 파란 그린에서도 눈에 띄었다.
KPGA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우승상금 1억4000만원)' 1라운드가 열린 27일 허인회는 경기전 묵묵히 퍼팅 연습에 몰두했다. 육은채씨는 연습 그린 가장자리에서 한눈팔지 않고 이를 계속 지켜봤다.
티샷후 파이팅을 외치는 허인회와 아내 육은채씨. [사진= KPGA] |
KB금융 리브챔피언십서 드라이버 티샷하는 허인회. [사진= KPGA] |
허인회는 지난 5월9일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6년만에 KPGA 통산 4승을 쌓았다. 허인회는 트로피와 함께 공식 프러포즈를 하겠다는 약속을 결혼 5년 만에 지켰다.
우승 당시 허인회는 캐디를 해준 아내 육은채 씨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와이프가 캐디를 한지 3년여가 됐다. 싸울 때도 있었지만 결국 우승을 해냈다. 이젠 아내에게 캐디를 그만 시키려 한다. 고생시켜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3주가 지난후 허인회의 곁엔 언제나 그렇듯 육은채씨가 있었다.
육은채씨는 "대회에 오기 전날 남편이 갑자기 아무 말도 없이 불현 듯 캐디백을 집어 들고 '가자'라고 하더라. 묵묵히 따라 나섰다"며 웃었다. 대회 장소는 경기 이천시 소재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이다.
허인회에겐 아내는 우승 부적인 셈이다. 이 말에 허인회는 긍정의 미소를 지었다.
육은채씨는 힘들지만 남편과의 동행이 좋다고 했다. 그는 "사실은 남편이 독특한 면이 있어요. 머리카락도 헤어숍서 안 깎아요. 지금의 머리 모양은 제가 커트한 겁니다. 물론 염색도 제가 해 주었구요. 또 세탁소에 맡기는 걸 싫어해 빨래도 제가 직접 합니다. 다림질도 제가 하구요"라고 했다.
한마디로 '손이 많이 가는 남편'이다.
육은채씨는 "남편이 팝콘이나 과자를 좋아해요. 우승후 한동안 팝콘을 많이 먹어 말리느라 혼났어요"라고 했다. 이 말에 옆에 있던 허인회도 너털웃음을 지었다. 요리를 잘하는 육은채씨 덕에 허인회는 보양식을 따로 먹을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에 육은채씨는 "우승후 사실 바빠서 밖에서 많이 사먹었어요. 이젠 다시 많이 해주려구요"라고 했다. 천생연분이다.
'언제까지 아내와 함께 할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자 허인회로부터는 "아마 계속 갈 것 같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의 아내가 있는 한 허인회의 우승 트로피는 계속 늘어날 듯하다.
또하나.
허인회의 모자와 티셔츠 상단에 새겨진 로고 'BONANZA'(보난자)는 태국에 있는 보난자CC의 기업 이미지(CI)다. 보난자CC는 허인회의 부친이 운영하는 골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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