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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끄러운 도망, 사과하는 용기

기사입력 : 2021년05월28일 14:18

최종수정 : 2021년05월28일 14:18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2021년 5월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는 난데없는 추격전이 벌어졌습니다. 부하직원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한 상사의 1심 결심공판이 끝나고 나서입니다.

그의 이름은 김대현. 그리고 해임된 전직 부장검사입니다.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 부하직원은 고(故) 김홍영 검사입니다. 이날 검찰은 그에게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구형했습니다. 피지휘관계에 있는 부하직원에게 상당 기간 폭언을 동반한 폭행을 해 죄질이 불량하고, 이런 그의 폭행이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하면서요. 선고 전 마지막으로 법정에서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전 부장검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당시 함께 근무한 검사들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조용히 자숙하고 반성하면서 살겠습니다."

고홍주 사회문화부 기자

죄송하다고는 했지만 그의 말에는 피해자에 대한 사과도, 미안함도 없었습니다. 그러고서는 법정을 가득 메운 기자들을 의식해서인지 재판이 끝나자마자 누구보다 빠르게 법정을 벗어났습니다.

5층부터 1층으로 뛰어내려가는 동안 기자들은 그에게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실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변호사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도 물었습니다. 어떤 질문을 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고, 추격전은 그대로 '묵묵부답'으로 끝이 났습니다.

김홍영 검사가 목숨을 끊은 게 2016년 5월이니, 여기까지 오는 게 꼬박 5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김 전 부장검사는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의 내부 감찰 결과 피해자는 김홍영 검사뿐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결국 검찰은 여론에 떠밀려 그를 해임하기는 했으나 형사상 죄책을 묻지는 않았고,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은 고개를 숙였지만 정작 당사자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김 전 부장검사는 세간의 관심으로부터 도망치는 데 꽤 성공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건으로부터의 도망도 성공으로 끝날까요. 그는 양형에 고려할 수 있는 자료들을 재판부에 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김홍영 검사의 유족들도 그가 지금까지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엄벌을 원한다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냈습니다. 형사재판의 양형 고려 요소 중 하나가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반성하는지 여부인 것을 보면 그의 전략은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의 전략이 성공적일지는 오는 7월 6일 1심 선고에서 판가름 날 예정입니다.

세간의 주목으로부터 도망치게 하는 것이 부끄러움이라면 진정한 사과를 하는 것은 용기가 아닐까요.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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