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개성공단 기업인] 박남서 컴베이스 대표 "남북경협 제조업 경험치 살려야 한다"

기사입력 : 2021년06월03일 06:27

최종수정 : 2021년06월03일 06:27

"재개 희망에 노동집약적 제품 생산, 뼈아프게 후회"
"사각지대 개성공단 기업들, 정부의 자금 지원 절실"

[편집자주] 2016년 2월 북한의 무력 도발로 남북경협의 상징 개성공단이 가동을 멈춘지 이제 5년이 지났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개성에 투자했던 기업인들은 큰 타격을 입었고 그 이후 악전고투하고 있지만 언젠가 공단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기업인들은 회사가 정상 가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개성공단 재개에 맞춰 조금이라도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피해보상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에 뉴스핌은 개성공단 기업의 현주소을 짚어보고 기업인들의 절박한 바람을 들어봤습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개성공단이 곧 다시 열릴것이라는 희망에 공장을 운영해왔는데 뼈아프게 후회한다. 개성공단이 열리지 않을 것을 알았다면 기계 설비를 들였지 바보처럼 노동집약적 제품을 생산하지 않았을 것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컴베이스의 박남서 대표는 이날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현 상황을 토로하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박남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컴베이스 대표 2021.06.01 oneway@newspim.com

컴베이스는 1993년 10월 설립된 회사다. 당시에는 컴퓨터 부품, 토너 카트리지를 생산해왔으며 2007년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성장해왔다. 다만 당시 우리나라의 제조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었고 박 대표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개성공단에 입주했다.

개성공단의 가동 유무에 기업의 흥망이 좌지우지됐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극에 달했을 때 당시 이명박 정부의 5.24 조치로 개성공단이 문을 닫자 이듬해 2011년 회사는 위기에 몰렸다. 다만 박 대표는 순수 내수제품인 완구 생산으로 이듬해 수익을 올리며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2013년 4월 폐쇄상태에 들어간 뒤 몇 해 동안 가동과 폐쇄를 반복했다. 박 대표는 거래선 확보를 위해 김포에 대체 공장을 설립하고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인력 그대로를 옮길 계획이었으나, 5년째 공단이 멈춰있고, 오르는 인건비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입주 기업들이 아직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채는 높고 매출액은 적은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겹쳤는데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정부의 제조업 지원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피해보상 특별법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이 다시 열릴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게 자금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제조업 경험이 많은 개성기업들이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과 경제에 기여할 수 있게끔 배려해달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2021.04.27 oneway@newspim.com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본인과 회사 소개를 해주신다면

▲ 컴베이스 대표 박남서다. 회사는 1993년 10월 20일에 설립해서 당시 컴퓨터 부품, 토너 카트리지를 생산해서 2007년도에는 수출탑도 받았고 한국에서 제조 경쟁력이 떨어져가니까. 그당시 2005년 초반부터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 경쟁력을 이기기 위해 세계시장을 재패하기 위해서는 개성공단이 딱 적당하다고 생각해서 2007년부터 개성에 공장 지어서 2008년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하필이면 당시 정권 교체기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관계 전향적으로 추진했기때문에 공단 열렸고 2008년 들어 남북관계가 어려워졌다. 2009년도 초에는 1분기 초에는 출입도 제한하고 문을 닫았다가 열었다가 반복됐다. 2000년대 초 클라이막스까지 올라갔다가 2010년도 돼서 조금 조용해지고 남북관계가 좋아질 뻔 했었는데 천안함 사태가 생기고 난 다음에 이명박 정부가 5.24 조치를 시행했다. 당시 거래선들이 다 도망갔다. 11년도에는 개성공단이 문을 닫을게 아니라 컴베이스 회사가 문을 닫을 뻔했다. 세계 재패의 꿈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당시 상황이 힘들어졌다. 엄청 고생하다가 2010년도 11월 후반기에 순수 내수제품인 완구를 시작했다. 변신로봇 자동차 등이 당시 잘 팔려서 그 1년 수익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이제는 살아남았다고 안심하는 순간, 2013년 4월에 북한이 인력을 철수시켜서 공단이 문을 닫고있다가 당해 추석 쯤 돼서 다시 문을 열었다. 기존 거래선은 이미 해외로 떠나가고 다시금 2013년 후반기부터 2014년 어떻게든 거래선을 엮어서 2015년부터 안전궤도에 올랐고 2016년부터는 마음고생을 벗어나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2016년 또 정부에 의해 공단에서 철수하고 내려와서 직원들을 내보내고 2017년 되니까 개성공단이 다시 열릴 것 같았다. 열리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근로자였다.

거래선 확보를 위해서는 대체 공장이 있어야 겠다 해서 김포 통진에 대체공장을 지었다. 이 공장은 한국에서는 유일한 공장이다. 완구에있어서는. 사출 플라스틱 가공 스프레이 전사, 실크프린트 조립도하고 한 장소에서 사출부터 가공 조립까지 이뤄지는 유일한 공장이다. 이곳 공장은 개성에 있는 공장과 규모만 작고 똑같은 시설이다. 개성이 열리면 이대로 이동하면 되도록 했는데 공단은 안열리고 인건비는 오르고, 공장 초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이제 좀 궤도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공장은 어떻게 가동되고 있나.

▲ 세 파트로 돼있다. 사출, 가공(전사 스프레이), 조립이다. 사출과 가공은 사내 소사장시스템이다. 부문을 받아서 여기저기에 줘서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탄력적이다. 일이 없으면 쉬고 일이 있으면 주말이 없이 일하는 시스템이다. 전체적으로는 우리가 21명이 일을 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조립은 자체적으로 하고있는데 여기는 8명이다. 이들은 자체고 나머지 13명은 양쪽에서 각자 하고있다. 소사장들도 아주 탄력적으로 근로자를 활용하고있다. 노동집약적이고 일이 일괄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공장은 개성공단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서의 역할인데 먹고 살기 위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로 공장에서는 유아용 완구, 핸드펌프, 옷걸이 등을 만들고 있다. 특히 완구 매출액 비중이 높다.

-어느정도 규모까지 커졌었나.

▲ 공단 들어가기 전에는 매출액이 30억정도 됐다. 직원도 20몇 명 됐을거다. 개성공단에서는 직원이 300명이었다. 단순 인가공(인건비만 받는)으로 매출액이 18억원 정도 됐다.

-공단 폐쇄 후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

▲ 전체적으로 보면 우선 정부 지원금이 고정 자산과 유동자산 두가지로 본다고하면 고정자산인 시설과 설비의 90%를 보험으로 처리해줬다. 90% 기준은 장부상에 있는 가치다. 국민들은 90%라고 하면 많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런데 2015년 말 많은 개성기업들이 적자가 났다. 개성기업 상당수가 적자 가지고 있다. 설립후 5년까지는 세금이 없고 이후부터는 정상 세금을 내야한다. 사출에는 금형이 중요하다. 금형만으로 우리 기업이 5~6억정도 있었는데 이건 지원대상이 안된다. 빨리 정상화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금형이 없어서 그런거다.
유동자산과 원부자재는 정부가 한참 지나서 지원을 해줬는데 줄 면목이 없으니 대출금으로 해줬다. 북한에있는 유동자산 담보로 무이자 대출을해주면 그걸 담보로 원청업체에 주는거다. 그러고나면 우리는 현금은 없다. 부채만 남는다.

자리를 못잡은 업체들은 아직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도 대출을 받지 못하고있다. 신용이 떨어져서 그런다. 부채는 많고 매출은 적고해서다. 유동자산을 대출 형식으로 빌려준거다. 보상으로 준게 아니고 빌려준거다. 장부상으로 부채로 남는거다. 이곳 저곳에 대체공장을 지은 업체들도 70% 지원을 받아서 지은건데 이 역시 다 부채다. 12월부터 청산하면 3년이다. 정상궤도로 공장이 정상화되려면 2~3년이상 걸린다 지난해가 2년째인데 코로나19가 터지고 또 이때문에 궤도에 못 오른 것이다.

그러다보니. 124개 업체 중 25개 업체가 폐업을 했거나 휴업중이다. 그 중 나머지 100여개 업체 중에서 매출 50억 미만업체 중 98%가 작년도 매출액이 15년 매출액 대비 24%밖에 안된다. 부채는 높고 매출액은 적다. 그렇다고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제조업에 대한 정부지원이 많은데 이마저도 개성기업은 해당이 되지 않는다. 신용이 나쁘기 때문이다. 매출액 대비 부채가 높아서다. 이자율은 높고 대출안되고 자금지원도안되고 중진공이나 경기도 지원있다고 해서 바우쳐 지원 한다고하면 다 안된다. 신용이 나쁘니까 전부 미달이 된다.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현재 공장을 지은 것을 뼈아프게 후회한다. 당시 개성공단이 곧 열릴 것 같아 지었더니 이렇게 된거다. 많은 업체들이 금융기관 대출도 못받고 원가경쟁력도 높고 고생하고있다. 개성공단이 안 열린다고 한다고 하면 바보같은 노동집약적 제품을 생산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계설비를 놓고 생산성 높은 시설 갖췄을텐데, 스마트 공장을 안하고 노동집약적 제품을 시작했으니 2~3중의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누구도 이런 이야기를 못 한다. 회사 어렵다고 하면 거래선하고 금융기관이 좋아하겠나. 속으로는 죽을 지경이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개성공단기업협회는 27일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재개와 기업인의 공단 방문 승인을 정부에 요구했다.2021.04.27 oneway@newspim.com

-제3국을 통해 북쪽과 협의를 하겠다는 대책까지도 세워놓고 있다고 하는데.

▲그부분도 쉽지가 않다. 상대방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닫고 있으니 대화 자체가 되지않고, 코로나19가 걷히면 어떤 방법이든 북한과 접촉을 해야한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길이라는 것은 사람이 왕래를 하면 만들어지고 있는게 아무리 넓은 길이라도 인위적으로 길을 막으면 길은 없어진다. 지금 현재는 남북한이 다니는 길이 막혀서 없어질 상황이다.

그럼 우리가 해줘야 할 일은 대로가 아니라 오솔길이라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한이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생활필수품이나 의약품이나 삶의 필요에 의해 왕래 거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조그만 길이라도 사람이 왕래하다보면 커져서 남북 공동체가 형성이 될 수 있다는것이다.

코로나19로 북한이 문을 닫았지만 북중 국경에는 밀수가 엄청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전에는 정부가 아무리 단속해서 단속 자체가 안됐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왕래가 됨으로인해서 압록강 두만강 접경지대에 북중 경제 생활권이 형성되고 있다.

남북한도 정부차원에서가 아니라 일부 주민들이 먹고살기위해 거래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줘야 한다. 생활 필수품의 이웃간 거래는 유앤 헌장이나 유엔 대북제재에도 해당되지 않느다. 인도적인 측면이기 때문이다. 이웃과의 거래를 통해 평화 유지하는게 헌장 정신이다. 상당수 생필품은 제재대상이 아니다. 우리 정부도 이것부터 해야한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두 가지다. 우선은 피해보상 특별법을 만들어달라. 두번째는 개성공단이 열릴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게끔 자금지원이 필요하다. 대출이됐든 뭐가됐든간에. 이게 아주 꼭 해주셔야 할 부분이다.

우리 제조업이 어렵다고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이 망하는 투자를 한다. 우수한 기업들만 거기 들어가도록 해서 오랫동안 제조업을 했는데, 경력많은 제조 생산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이 경력없는 신생회사 지워한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같은 지원을 하더라도 효과는 다를거다. 이런 기업들을 정부가 지원해줘서 일자리창출도 하게만들고 기여도 하게 해야한다.

살아남으면 남북한 경제협력에 기여도 하게 해줘야 한다. 지금처럼 나몰라라 해서는 다 죽어버린다. 앙금만 남는다. 기업은 그렇다 지차. 정부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국민들에 대한 기업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해줘야한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하고. 약속을 못지킬거같으면 피해기업에 국민에 대해서는 피해보상을 해줘야하는게아니냐.

지금 걱정스러운건 이거다. 공단에서 일하던 기업들이 문닫고 폐업하는 기업들이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우리 기업들이 북한에 투자 하려하겠나. 앞으로 경협이 재개되면 새로운기업이 남북경협에 참여를 해야하는데 리스크 안고 했더니 문닫고 망해버렸다는 사례가 생기면 그다음에 누가 들어가겠나. 들어가려하는 기업도 어떤 기업이겠나. 리스크를 안고 들어가야 한다는 기업들은 어떤 각오를 해야겠나. 짧은기간 안에 수익 창출해야 하는데 막말로 먹튀기업만 개성에 들어가게 되는거다.

북한하고 거래하면 언제 망할지 모르는데 정부가 지금 잘못해놓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거다. 신뢰를 갖고 장기적으로 하겠나. 이익을 내가지고 문 닫더라도 억울한 경우 안생기도록 할거다. 그럼 북한이 우리 기업에 신뢰를 갖겠냐는거다. 이건 남북경협에 중요한 장애요소가 될 거다.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정부는 국민과 기업이나 정부대 정부든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한다. 신뢰를 잃었으면 빠른 시일내 되찾아야하고 빠른 시일내 보상해야 그 정부를 믿고 정부를 따르고 열심히 따라가거나 협조할 것이다. 다만 신뢰를 잃으면 실효적인 정책을 집행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리고 제조업 경험이 많은 개성기업들을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과 경제에 기여할 수 있게끔 배려를 꼭 해주시길 바란다.

 

onewa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사진
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