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듣던 황하나, 변호인 향해 고개 '절레절레'
"남편, '황하나 끌어들여 뽕을 시키자'고 말해"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집행유예 기간에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3) 씨가 남편에게 마약 투약 관련 거짓 진술을 요구하고 처벌을 받는 대가로 혼인신고를 해줬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황씨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이선말 판사 심리로 진행된 황씨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재판에는 황씨 남편이었던 고(故) 오모 씨 지인 남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황씨가 오씨에게 '몰래뽕'으로 진술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걸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가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01.07 pangbin@newspim.com |
몰래뽕이란 특정인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몰래 마약을 투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잠을 자고 있을 때 몰래 주사를 놓거나 술이나 커피 등 음료에 마약을 녹여 마시게 하는 것도 몰래뽕에 해당한다.
황씨와 오씨는 지난해 9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오씨는 "황씨가 잠을 잘 때 몰래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오씨는 같은해 12월 마음을 바꿔 거짓 진술을 철회하기로 했다.
남씨는 "몰래뽕을 했다는 게 사실이 아니니까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 경찰서로 갔었다"며 "남의 죄까지 뒤집어쓸 의향이 없고 사실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남씨는 황씨와 오씨가 혼인신고를 하게 된 것도 거짓 진술을 해주고 대신 처벌 받는 대가라고 주장했다. 남씨는 "몰래뽕 진술 대가로 혼인신고를 하게 됐다고 들었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거짓 진술 요구를) 받아들여주면 집안에서도 너에게 뭐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오씨도 황씨를 좋아하고 있었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피고인석에서 남씨 증언을 듣던 황씨는 변호인을 쳐다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황씨 측은 오씨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맞섰다.
황씨 측 변호인은 오씨가 지인과 대화를 나누는 녹취록을 공개하며 "오씨는 '황씨를 끌어들여서 뽕을 시키고 뽕을 팔자. 남양유업을 털어먹자. 황씨를 징역 보내자'라고 말을 한다"고 했다.
특히 "오씨는 지난해 6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황씨에게 접근하고 함께 필로폰 투약을 권유해 황씨는 여러 차례 거부했다"며 "오씨는 최소 6차례에 걸쳐 수사기관에 출석해 마약 투약 혐의를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황씨는 집행유예 기간이던 지난해 8월 오씨를 비롯한 지인들과 총 5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황씨는 지난 2015년 5월부터 9월 서울 주거지 등에서 필로폰을 3차례 투약하고,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연인이던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와 필로폰을 구매해 모두 7차례 투약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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