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부실 알면서도 환매대금 마련 위해 480억원 상당 펀드 판매
1심 이어 2심도 징역 8년에 벌금 3억원…"책임 전가에 급급"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부실 사실을 알고도 판매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던 신한금융투자 PBS사업본부장이 2심에서도 같은 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3부(조은래 김용하 정총령 고법판사)는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등) 등 혐의로 기소된 임모(52) 전 신한금투 본부장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8년에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이 유죄로 인정한 펀드 사기 판매 혐의를 포함한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1조6000억원 규모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 본부장이 지난해 3월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2020.03.27 alwaysame@newspim.com |
재판부는 "펀드 제안서의 투자구조 항목에는 해외무역금융펀드로 기재돼 있지만 결국 상당부분 모펀드 환매대금으로 사용됐다"며 "투자자들로서는 이를 보고 모자펀드 구조를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면 제안서 기재는 허위 기재 및 기재 누락에 해당된다"고 판결했다.
이어 "펀드 제안서에 기재된 내용을 비롯해 모펀드자금만으로는 환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은 투자의사 없이 기존 펀드 환매대금 마련을 위해 펀드를 판매했음을 알 수 있다"며 "허위로 기재하거나 설명이 누락된 판매 제안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기망한 것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펀드의 부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하고자 모자펀드 구조변경을 통해 나머지 펀드에까지 부실을 분담토록해서 투자자들의 이익을 해하고, 새로 판매하는 펀드 대금을 돌려막기 할 의도로 허위 판매해 투자자들로부터 수백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편취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라임자산운용의 지시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면서 이종필 등 라임 측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득은 크지 않고, 결국 이 사건 범행은 기존 펀드의 기초자산 손실이 발생해 기존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저지른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책임을 묻기는 곤란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이날 선고로 보석 석방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오던 임 전 본부장은 다시 법정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임 전 본부장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과 공모해 라임 펀드 부실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투자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480억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또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리드에 신한금투 자금 50억원을 투자해주는 대가로 김 전 회장 측으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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