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부동산 정책

속보

더보기

[하반기 부동산시장]① "거래절벽에 집값 더 오른다"…'줄어든' 매물 '넘치는' 수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양도세 부담에 버티기 늘어난다… '매물절벽'에 공급 한계
인천·경기, 30대 수요에 집값 상승…서울은 정비사업 기대
3기신도시 토지보상 아직…"공급 불신에 집값 안정 어려워"
뒤늦은 종부세·양도세 완화…'누구나집' 정책 국민정서 괴리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올해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금리 인상 부담에도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린다. 상승폭은 5% 안팎 수준이다. 6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최고 82.5%(지방소득세 포함)로 오르는 만큼 증여는 늘고 매물은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줄어드는 매물 대비 매매 수요는 여전히 많은 편이다. 서울에선 여의도, 용산 등 주요 지역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리모델링 단지에 대한 투자 수요도 있다. 인천과 경기 지역의 경우 30대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내집 마련'에 나서고 있어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도심 아파트의 모습. 2020.10.29 yooksa@newspim.com

◆ 양도세 부담에 '버티기'… 매물절벽에 공급 '부족'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집값이 금리 인상 우려에도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빨라지면 한국 역시 부담은 되겠지만, 실제로는 금리 인상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경제가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만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 이상으로 오르기 쉽지 않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전문가들이 꼽는 하반기 가장 큰 이슈는 '매물절벽'이다. 6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최고 82.5%(지방소득세 포함)로 오르는 만큼 '버티기'가 늘고 매물은 더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6월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은 10%포인트(p)씩 오른다. 앞서 조정지역 내 2주택자, 3주택자의 양도세율은 기본세율(6~42%)에 10%p, 20%p가 더해졌다. 하지만 올해 6월 1일부터 중과세율은 각각 20%p, 30%p로 확대된다.

예컨대 조정지역 3주택 이상자가 소득세 최고세율 45%에 걸리고 양도세율 30%p를 중과받으면 세율은 75%까지 치솟는다. 여기에 지방세 10%인 7.5%까지 더하면 세율은 최고 82.5%가 되는 것. 집을 판 차액이 11억원이라면 세금을 다 떼고 나면 2억원도 채 안 남게 된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5.21 sungsoo@newspim.com

양도차익이 4억5000만원인 경우 양도세 중과가 없으면(기본세율) 세금이 1억2936만원이다. 하지만 5월 31일 이전에 팔면 양도세율에 10%p 중과가 붙어 세금이 2억1818만원으로 뛰며, 6월 1일부터는 2억6741만원으로 는다.

양도차익이 14억5500만원으로 늘면 세금 차이는 더 확대된다. 이 경우 양도세 중과가 없으면(기본세율) 세금이 5억300만원. 하지만 5월 31일 이전에 매각하면 세금이 8억682만원으로 3억원 넘게 늘며, 6월 1일부터는 9억6659만원으로 1억6000만원가량 더 커진다. 불과 하루 새 세금이 1억6000만원이나 많아지는 셈이다.

이에 다주택자들이 매각을 포기하면서 매물 가뭄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에선 매각보다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증여세도 적지 않지만 양도보다는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더욱이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당분간 매물절벽은 지속될 것"이라며 "올 들어 다주택자에 대한 한시적 규제 완화 논의가 있었던 만큼 시장에서도 정부가 언젠가 규제를 풀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 이에 매물이 줄고 거래도 덩달아 위축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양도세 부담에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서 매물잠김 현상이 클 것"이라며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인 만큼 매도를 늦추면 시세차익을 더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 인천·경기, 30대 수요에 집값 상승…서울은 정비사업 기대

수도권 주택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30대 젊은 층의 경우 서울 전세·매매가격이 비싸 경기·인천 등지에서 '내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에도 '탈서울 내집 마련' 수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기준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12.43%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상승률(6.66%)의 두 배다. 인천(10.86%)도 서울을 앞질렀다.

이는 경기, 인천 집값이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 경기 주택시장에는 외지인의 매입 비율이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거주지별 아파트 매입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인천의 외지인 매입 비중은 36.7%, 경기는 28.6%로 전국 평균(27.3%)보다 높았다. 두 지역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박 전문위원은 "서울은 아파트 평균가격이 약 11억2000만원 수준으로 대출을 받아서 집을 장만하기가 쉽지 않다"며 "반면 수도권은 대략 6억9000만원 정도"라고 전했다. 때문에 하반기 역시 30대들이 경기, 인천 쪽에 대출을 받아서 내집 마련을 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에는 재건축·재개발 등 집값을 끌어올릴 요소가 많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됐지만 땅값이 올라서 분양가를 높게 받은 사례도 있고, 청약을 진행하면 여전히 '완판 행진'을 벌이는 곳이 많다. 사업시행자 입장에서는 정비사업의 수익성도 높아진 상태다.

특히 여의도, 용산 등 주요 지역은 집값이 우상향할 것이란 것이 중론이다. 여의도 아파트지구 인근 단지들은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재건축 사업 등을 준비 중이다. 서울의 전통 부촌으로 불리는 용산구 동부이촌동에서도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으로 35층 층고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여의도, 용산처럼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곳은 당분간 가격이 떨어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서 추가로 많이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거래량은 줄어드는 대신 가격은 강보합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3기신도시 토지보상 아직…"공급 불신에 집값 안정 어려워"

정부가 공급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도 집값 안정화에 걸림돌이다. 7월 중순경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되지만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은 소수에 불과했다.

올해 하반기 사전청약을 진행하는 공공분양 물량은 총 3만200가구다. 그중 3기 신도시인 인천계양 물량을 포함한 4400가구가 7월 중 첫선을 보인다. 3기 신도시인 인천계양지구 1100가구, 위례신도시 400가구, 성남복정1지구 1000가구, 의왕청계2지구 300가구, 남양주진접2지구 1600가구다.

오는 11월에는 양주 회천에 800가구의 사전청약 물량이 있으며 하남교산 1000가구, 과천주암 1500가구, 시흥하중 700가구도 예정돼 있다. 이어 12월에는 남양주왕숙 2300가구, 부천대장 1900가구, 고양창릉 1700가구, 구리갈매역세권 1100가구 등 총 1만2700가구가 공급된다.

사전청약은 현행 본청약(착공시점)보다 1~2년 전에 진행된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기회를 앞당겨 수도권의 청약 대기수요를 해소하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3기 신도시의 토지보상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청약을 해도 실제 입주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신도시 개발절차는 ▲택지개발지구 지정 ▲개발계획 승인 ▲실시계획 승인 ▲택지조성공사 ▲택지 및 주택 분양 순이다. 현재 3기 신도시는 지구지정만 완료됐으며 아직 토지보상이 끝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5.21 sungsoo@newspim.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보상정보에 따르면 3기 신도시에 해당되는 남양주 왕숙지구나 고양 창릉지구의 대토보상계획 공고 등이 나오질 않고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공고는 지난 4월 2일의 인천계양지구 대토보상계획이다.

권 팀장은 "현재 정부의 주택공급계획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태"라며 "3기 신도시가 토지보상도 다 안 끝났는데 미리 분양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전했다.

이어 "사전청약을 하더라도 본청약을 언제 할지 기약이 없다면 입주까지는 더 기약이 없다"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으로는 정부가 원하는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뒤늦은 종부세·양도세 완화…'누구나집' 정책 국민정서 괴리

여당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종부세·양도세 완화 ▲집값의 10%만으로 내집 마련할 수 있는 '누구나집' 프로젝트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낮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LTV를 완화해도 매물잠김 현상 때문에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기 어렵다. 예컨대 다주택자들이 A~C급 주택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알짜인 A급은 남겨놓고 C급부터 파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이 시장에 많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 랩장은 "LTV가 일부 완화돼도 주택 거래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나기는 어렵다"며 "작년 하반기에는 임대차 3법에 따른 전세·매매가격 급등과 30대 실수요자들의 '영끌'로 거래량이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과세 강화 여파도 있는 만큼 이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부세·양도세 완화의 경우 지난 1년간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이미 늦었다는 의견도 있다. 권 팀장은 "집값이 지금처럼 오르기 전에 양도세를 낮춰줬다면 매물이 많이 나와 집값 상승폭이 지금보다는 작았을 것"이라며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은 보유세 부담 때문에 종부세 완화 시 파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의 10%만으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누구나집' 프로젝트는 주택 수요자들 인식과 맞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누구나집 프로젝트는 집값의 10% 이하를 갖고 임대로 거주하다가 10년 후 최초 분양가로 집을 살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선 5기 인천시장이던 2010년대 초부터 추진했고 2014년 인천 도화지역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권 팀장은 "'누구나집'이 몇만 가구씩 정기적으로 계속 공급되면 집값 안정에는 일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집에 살다가 좋은 가격에 되팔기 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누구나집이라는 개념 자체가 시장에서 일반화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전문위원은 "누구나집 프로젝트는 종잣돈이 부족한 30대 실수요자에겐 좋은 대안"이라면서도 "하지만 가계부채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고, 집값이 조금 떨어지면 깡통주택이 늘어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ungso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