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놀이공원 등 주말 인파 몰려…재확산 신호 줄 수도
[서울=뉴스핌] 강주희 이정화 이학준 기자 = 다음달 1일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의 시행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보이면서 7~8월 휴가철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서울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85명 증가한 4만9407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6일 토요일 하루 확진자 수가 올해 들어 가장 많은 242명이 발생했다. 학원, 교회, 음식점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재확산이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지난 27일 곳곳에서는 거리두기가 실종된 모습이 목격됐다. 휴일을 맞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더현대서울 백화점에는 더위를 피해 찾은 시민들로 붐볐다.
지하 식품관에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몰려 식사를 했고, 백화점 곳곳에 마련된 팝업스토어와 포토존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많은 인파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거리두기가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같은날 전국 곳곳 놀이공원과 워터파크에는 휴일을 즐기려는 가족 단위 행락객들이 줄을 지었다. 경기도 용인 애버랜드에서 열린 '슈핑 워터 펀' 행사에는 수백명이 한꺼번에 모이기도 했다.
거리두기 유도를 위해 광장 바닥에 1m 간격의 노란 선이 그어져 있었지만 형형색색의 우비를 입은 시민들은 물줄기가 쏟아지는 무대를 향해 쏟아져 나왔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모임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을 대폭 완화한 새로운 거리두기 정책을 추진하면서 자칫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부가 20일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발표했다. 내달 1일부터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수도권은 6인까지, 비수도권은 8인까지 모임을 허용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거리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주말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2021.06.20 leehs@newspim.com |
직장인 김모(30) 씨는 "그동안 5인 미만 모임 제한 등 강력한 방역수칙을 적용하다가 새 거리두기 시행으로 많은 걸 완화해주는 것 같다"며 "작년 5월 황금연휴 때 확진자가 급증했는데 이번 여름도 그런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이모(26) 씨는 "이미 거리두기는 사실상 풀린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인들 중 일부는 밤 10시 술집이 문 닫으니깐 호텔에서 방을 잡고 자기들끼리 술 마시는 경우도 봤다. (모임 인원을) 4인으로 하고 10시까지 운영한다고 해서 이제는 큰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최근 해외에서 확산 중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자영업자 진모(62) 씨는 "확진자랑 스치기만 해도 감염된다는데 정부가 성급하게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것 같다"며 "다른 나라들이 델타 바이러스를 막으려고 봉쇄하는 마당에 우리만 빗장을 여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에 맞춰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방역수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방지환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확진자는 당연히 늘어날 수 밖에 없고, 그 모든 확진자를 제대로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코로나 확진자 수 만큼 중환자, 사망자의 숫자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대책을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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