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예탁원 및 수탁사 관리 부실 지적
NH투자증권, 고발조치 이어 구상권 소송예고
감사원 지적사항 소송전 유리하게 작용할 듯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감사원이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 금융감독원, 사무관리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 수탁사인 기업은행 모두 과실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NH투자증권의 공동책임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이 예고한 구상권 청구 소송전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사무관리회사인 예탁원과 수탁사인 하나은행을 고발조치했다. 관리부실 공동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NH투자증권은 또 고객과의 사적합의로 양도받은 권리를 근거로, 예탁원과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과 구상권 청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고객들의 권리 양도 합의서가 취합되는 이달 중순경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국내 대형 로펌과 협의중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모습. 2020.06.30 pangbin@newspim.com |
그동안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사태는 처음부터 사기사건으로 업무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수탁은행과 사무관리회사 모두 공동책임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예탁원과 하나은행은 강하게 반박해왔다. 예탁원은 옵티머스가 보유한 자산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고, 하나은행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사모사채 내용을 철저하게 은폐해 사전에 인지하기 어려웠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감사원이 예탁원과 수탁은행 부실 감독 및 관리를 지적하고 관계자에 주의와 징계를 권고하면서 NH투자증권의 공동책임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감사원은 전날 '금융감독기구 운영실태'를 감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옵티머스 펀드 사무관리를 맡은 예탁원이 무보증 사모사채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종목명을 부당하게 입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탁원 원장에게 위탁받은 사모펀드 자산명세서 종목명 입력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1명을 정직 처리하도록 했다.
신탁업무를 담당한 수탁은행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수탁사인 기업은행이 신탁계약에 따라 공공기관 매출채권에만 투자하도록 돼 있는데 사모사채를 매입했다고 꼬집었다.
감사원은 또 기업은행에 앞으로 신탁계약서에 부합하지 않은 운용 지시를 받고도 이를 그대로 이행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며 관련자 1명에 대해 주의 조치를 요청했다.
감사원이 수탁사의 과실을 요목조목 지적하면서 NH투자증권은 향후 하나은행에 대한 구상권 청구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유리해졌다고 본다. 옵티머스 펀드의 주요 수탁사는 하나은행이지만 공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감사원 감사 대상에선 기업은행만 포함됐다.
더욱이 감사원이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 금융당국의 과실이 크다고 판단하면서 증권사 최고경영자 (CEO)들에 내린 징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금감원은 옵티머스 사태과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에게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내렸다. 이 안건은 현재 금융위에 넘어가 최종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금감원 노조는 전날 "실무자 8명만 징계하고 사모펀드 사태에 책임이 있는 고위직들이 퇴직자라는 이유로 징계대상자에서 모두 빠졌다"며 "윤석헌 전 원장과 원승연 자본시장 담당 전 부원장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향후 소송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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