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이준석에 유감 표명…'선별 지원'이 당론
"명백한 메시지 실수…당대표 공격은 안 좋아"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는 내용이 당 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국민의힘은 지난해부터 추경과 관련, 코로나19로 영업 정지 및 제한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선별적' 지원 원칙을 고수 중이다.
양당 대표의 합의 내용이 공개된 후 당 내 의원들의 강한 반발이 잇따라 이어졌고 이 대표가 100여분 만에 이를 번복하며 곤욕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실제 민주당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협상을 할 김기현 원내대표가 수습에 나서 당내 반발을 중재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1.07.12 leehs@newspim.com |
◆ 김기현, 김도읍과 함께 이준석 발언에 유감 표명…"명백한 메시지 전달 실수"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후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원내대표와 김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긍정적 검토 발언에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수칙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선별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당론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 대표의 발언이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사실 이 대표의 기본적인 생각도 당의 당론과 다르지 않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줘서 그분들의 피해를 보상해주자는 것"이라며 "다만 이러한 것을 이끌어내려다 보니 송 대표가 얘기한 전국민 재난지원금도 방역 상황에 따라 검토해 볼 수 있다는 긍정적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 대표의 협의가 문서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명백한 메시지 전달 실수다. 이에 김 원내대표와 김 정책위의장이 (이 대표에게) 굉장히 유감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민의힘의 공식 메시지는 이 대표와 송 대표 회동 이후 약 100분 만에 수정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가 이 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이같은 수정안을 제시했고, 이 대표도 이를 수용했다고 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7.09 kilroy023@newspim.com |
◆ 당내 반발에 중재 나선 김기현 "대선 국면서 당대표 공격은 좋지 않아"
전국민 재난지원금 파장은 당내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경제통이자 대선주자인 윤희숙 의원과 더불어 원희룡 제주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에 김 원내대표가 당내 의원들에 대한 중재와 달래기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공지를 통해 '개개인의 불만이 있는 건 알지만, 우리 당 현역 의원들이 당 대표를 공격하는 모양새는 대선 국면에서 좋지 않다. 자중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아무래도 송 대표가 5선 중진이다 보니 이 대표가 조금 말린 것 같다"라며 "(이 대표) 본인도 조금 앞서갔다는 부분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
당내 일부에서는 이 대표가 이같은 발언을 한 이유에 대해 직접 해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의원총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의원총회를 여는 순간 여당이 바라는 프레임에 갖힐 수도 있다. 그럴 상황은 아니다"라며 "협상 과정에서 이 대표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검토를 당론으로 정한 건 아니기 때문에 (내부에서 수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 대표는 직접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에서 갖고 "추경 증액에 대해선 항상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25만원 지급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3조9000억원이 책정된 소상공인 지원금을 상향하자는 입장"이라며 "총액이 변하지 않을 경우 전국민 재난지원금으로 배분되는 금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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