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DC "백신접종해도 델타변이 감염되고 전파할 수 있어"
문대통령 "백신, 감염 막아 못해도 위중증률·치명률 크게 줄여"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백신이 해결책이 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나타낸 우려 섞인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며 "지금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확진자 수가 5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스러운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인류는 코로나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며 "변이도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8.02 photo@newspim.com |
앞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도 비접종자와 마찬가지로 델타 변이에 감염되고 이를 전파할 수 있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서가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CDC 내부 분석자료에 따르면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는 매사추세츠주의 신규 코로나19 감염자 중 4분의 3인 74%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돌파감염자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또 백신을 접종하고도 델타 변이에 감염된 환자는 비접종환자와 마찬가지로 코와 목 등에 엄청난 양의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이같은 조사는 백신을 접종한 사람도 델타 변이에 쉽게 감염될 수 있으며 타인들에게도 강력히 전파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또 델타 변이는 환자 1명이 평균 8~9명을 감염시킬만큼 전염력이 수두처럼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약속한 11월 집단면역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염병 역학 전문가 마크 울하우스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는 "델타 변이에 집단면역을 갖추려면 백신 접종률이 80~90%를 넘겨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WSJ는 "백신 접종으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저 접종률을 95% 이상으로 잡아야 한다는 추정치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백신접종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일 "5, 6월 코로나19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위중증 및 사망자의 93.5%가 백신 미접종자"라며 "예방접종을 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위중증과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역시 "지금 분명한 것은, 백신이 감염을 막아 주지 못할지라도 위중증률과 치명률을 크게 줄여 주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과 백신 접종과 적절한 방역 조치를 병행해 나가야만 코로나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18세∼49세에 대한 1차 접종은 26일부터 9월 30일까지 화이자나 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전국 위탁의료기관과 예방접종센터 중 희망하는 기관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8∼9월 접종을 마치면 전체 국민의 70%인 36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도 "3일이면 1차 접종이 2000만 명을 넘게 될 것이고 9월까지 36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목표를 앞당겨, 추석 연휴 전까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에 불확실성이 있지만 8, 9월 접종을 위한 백신 물량은 차질 없이 도입될 것이며, 국민들께서 더 많이 예약할수록 접종의 속도를 더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는 정부를 믿고 예약과 접종에 적극적으로, 또한 질서 있게 참여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국민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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