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올해 '광복절 가석방'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슈로 도배됐다. 법무부는 지난 9일 가석방심사위원회(심사위)의 심의 결과를 이례적으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발표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말 형기의 60%를 채워 이번 가석방 심사 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매달 실시되는 가석방에 비해 많은 관심이 집중된 것은 사실이다. 기자들 뿐만 아니라 정·재계, 시민단체, 외신까지 이번 가석방 심사 결과에 주목했다. 이런 점을 감안했는지 법무부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직접 브리핑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성화 사회문화부 기자 |
박 장관은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특혜 시비를 의식한 듯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이라는 가석방 배경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4시간30여분간 이어진 심사위 결과를 기다리며 상세한 가석방 허가 기준을 듣고 싶어하는 기자들에게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 수용생활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이라는 한 문장만으로는 특혜 논란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브리핑을 마친 뒤 이번 가석방에 대한 원칙과 기업 총수에 대한 가석방이 불공정하다는 비판에 대한 입장을 묻자 "심사위에서 결정했고 저는 심의 결과를 존중해서 허가한 것"이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가석방 결과에 대한 개인 입장도 밝히겠다던 박 장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을 최종 허가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날 기자들 앞에서는 "적어도 복역률 60% 이상 수형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석방 심사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 법무부 정책이고 이재용만을 위한 가석방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할 기업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갑자기 조성되고 가석방 대상자 심사기준을 완화하는 법무부의 변경된 지침이 지난달부터 적용됐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회의 감정'에 동의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 석방되지만 아직 취업제한 해제 문제가 남아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은 5억원 이상 횡령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자에 대해 5년간 해당 범죄 관련 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기 때문이다.
취업제한 대상자로 통지를 받은 이 부회장은 취업제한 해제를 신청할 수 있고 이후 법무부 특정경제사범 관리위원회에서 취업제한 해제를 승인받으면 경영활동도 가능해진다.
박 장관은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과 관련해 "너무 이른 것 같고 고려한 바도 없다"며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해제 또한 법무부 소관이라는 점에서 법무부는 다시 논란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취업제한 규정에 대해 검토하고 국민과 소통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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