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연쇄 대출 중단…가계대출 관리 '초강수'
[서울=뉴스핌] 최유리 홍보영 기자 = NH농협은행이 오는 11월까지 신규 가계 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한데 이어 시중은행들의 대출 중단이 확산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세지면서 대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한 은행의 대출이 막히면 다른 은행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당분간 대출시장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9월 말까지 전세자금 대출의 신규 취급을 중단한다. 기존 전세대출 신청 취소 분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만 신규 대출을 받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분기별로 대출 한도를 관리하고 있는데 올 3분기 한도가 승인 건수 기준으로 소진되면서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대출규제 방식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26일 시행된다. DSR은 개인이 상환해야 하는 연간 대출의 원금과 이자가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산정한 것으로 신용대출과 자동차할부금, 카드론 등 모든 종류의 부채를 포함한다. 기존의 총부채상환비율(DTI) 보다 대출요건이 까다로워 진다. 이날 시중은행의 대출 창고의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
SC제일은행도 지난 18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 중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SC제일은행이 중단한 담보대출은 '퍼스트홈론' 중에서 신(新) 잔액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삼는 상품이다.
오는 30일부터는 퍼스트홈론의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 내리고 '퍼스트전세보증론'의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도 하향 조정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이 같은 조치를 시행했다"며 "나머지 담보대출 상품은 정상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 말까지 부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기존 대출을 증액하거나 재약정하는 대출을 포함해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전세대출도 신규 취급을 멈추기로 했다. 전세계약을 연장한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은 해줄 예정이다.
은행들이 잇달아 대출 중단에 나선 것은 가계대출을 옥죄려는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당국은 현재 각 금융회사의 가계부채를 직접 관리하는 비상체계를 가동 중이다. 최근 연 소득의 1.5∼2배 수준이었던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축소할 것을 금융권에 주문했고, 차주가 주택담보대출 약정을 위반할 경우 예외 없이 대출을 회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등 추가적인 움직임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담대 특성상 한 은행이 취급을 중단하면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높은 지방은행이나 제2금융권으로 대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국의 조치에 따라 추가적인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