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전력난이 갈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전력 공급 부족으로 각 지방에서 제한 송전및 전기 공급 중단이 시행되면서 공장이 멈추고 일상 생활에 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
30일 신화사와 마이르징지르바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최근 랴오닝(遼寧)성과 지린(吉林)성 장수(江蘇)성 저장(浙江)성 광둥(廣東) 성 등이 잇따라 순서에 따른 용전 및 제한 송전 통지문을 발표했다.
신화사는 제한 송전 통지에 따라 9월 28일 현재 중국증시의 20개 상장 기업들이 전기 부족에 따른 공장 라인 중단을 공시했다고 밝혔다.
공장 가동을 멈춘 상장사는 멍나리자(蒙娜麗莎,002918) 디어우자쥐(帝歐家居,002798) 천화구펀(晨化股份, 300610) 중눙롄허(中農聯合) 리민구펀(利民股份, 002734) 등이다.
상하이증시 상장사 타오리몐바오(桃李面包, 603866)는 공시를 통해 장수성과 광둥성 지린성 랴오닝성 산둥선 텐진 헤이룽장성 등지의 9개 자회사가 현지 정부의 제한 송전 통지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가운데 장수성 타오리공장은 제한 송전 때문에 9월 25일~30일까지 라인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사는 전기 부족이 엄중한 지역의 공장들은 주 2일 가동, 심지어 주 1일 가동의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신화사에 따르면 광둥성 동관시 한 기업은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해 9월 21일 추석 이후 25일 하루만 빼고 27일 까지 내리 라인 가동을 멈췄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한 송전이 올해 5, 6월 부터 서서히 시작됐으며 최근들어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장수성의 한 기업은 9월 15일 제한 송전 통지를 받았다며 한 여름에도 에어컨을 틀지 못했으며 전기 사용량이 평소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털어놨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칭하이성 차카염호 인근 풍력 발전소. 2021.09.30 chk@newspim.com |
지린성 랴오닝성 등 동북 3성에서는 산업 현장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의 생활에 까지 제한 송전및 전기 공급 중단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신화사는 지린성 훈춘에서는 전기가 끊겨 엘리베이터 운행이 중단되고 교통신호등 까지 작동을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전기 부족과 제한 송전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빠른 경제회복으로 전력 사용 수요가 증가한데다 석탄 가격 상승에 따른 수급난 , 화력 발전소들의 결손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화사는 광둥성의 경우 올 여름 조업 회복과 고온의 날씨로 인해 산업 현장과 가계 부분에서 전력 사용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반면 수력 발전이 예상을 밑돌아 전력 수급난이 가중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수출 제조 1번지인 광둥성은 최근들어 수출 주문 증가로 생산 조업 등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전력 사용 증가량이 전년동기 30%를 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대학 에너지 연구원 관계자는 전력 사용 증가는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중임을 반영하는 현상으로서 특히 세계 팬데믹 지속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중국 제조에 대한 수요가 늘어 연해지역의 용전량을 증가시켰다고 진단했다.
중국 국가전력망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중국내 용전량은 2020년 동기에 비해 15.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전인 2019년 동기에 비해서도 14.97% 늘어났다.
한편으로는 석탄 가격 급등의 영향을 받아 일부 성을 중심으로 화력 발전량이 감소하면서 전기 수급을 한층 악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석탄 가격 상승은 화력 발전 기업들의 적자를 확대시키면서 발전(전기 생산)활동을 크게 위축시켰다.
화력 발전은 발전량을 기준으로 중국 전체 발전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전기 부족 여부는 석탄 공급 가격과 직결되는 구조다. 현재 석탄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전력난을 가중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29일 거시경제 주무 기관인 중국 발개위는 전기 부족으로 산업 현장의 라인 가동이 중단되고 기업 불안감이 커지자 '각 성시 정부는 제한 송전 조치를 순서와 계획에 따라 진행해야하며 스위치를 내려 전기를 끊는 강압적 방식은 절대 불허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