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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문대통령 "군 신뢰 바탕으로 종전선언 제안"...대북 메시지는 없어

기사입력 : 2021년10월01일 11:15

최종수정 : 2021년10월01일 11:15

해병대 1사단 인근 포항 영일만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 참석
"군 통수권자 책무는 한반도 항구적 평화 만들고 지키는 것"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군에 대한 신뢰와 튼튼한 안보태세를 바탕으로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대북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방부 주최로 해병대 제1사단(이하 해병 1사단) 인근 경상북도 포항시 영일만에서 열린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나는 우리 군을 신뢰한다. 나는 우리의 든든한 안보태세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신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나는 한반도 '종전선언'과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국제사회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의날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유튜브 캡처] 2021.10.01 nevermind@newspim.com

문 대통령은 "국군 최고통수권자의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책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다. 이는 곧 우리 군의 사명이기도 하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와 군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국민들께서도 더 큰 신뢰와 사랑으로 늠름한 우리 장병들을 응원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반드시 우리 군과 함께 완전한 평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 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의 귀향, 장진호 전투의 영웅들의 귀향을 언급하며 "영웅들이 꿈꾸던 나라는 평화와 번영으로 넘실대는 나라일 것이다. 우리는 이 순간에도 세계와 손잡고 영웅들이 꿈꾸던 나라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대한민국이 유엔에 가입한 지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우리는 유엔과 함께 자유와 평화를 지켰고, 이제는 유엔의 일원으로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한국의 역할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병사들의 처우개선과 관련, "병장 기준 봉급은 67만 6천 원으로 인상될 예정이고 2017년 기준 최저임금 수준이란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며 "하루 급식단가도 1만 1천 원으로 늘었다. 18개월 복무기간 단축은 올해 12월이면 완료될 것"이라고 성과를 열거했다.

군 개혁과 관련해선 "군사법원법 개정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했다"며 "군 혁신의 핵심은 '인권'이다.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맺어진 전우애야말로 군의 사기와 전투력의 자양분"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어내겠다는 우리 군의 헌신이 오늘 우리 국방력을 세계 6위까지 올려놓았다"며 "우리의 국방력은 어느 날 갑자기 기적처럼 솟아오른 것이 아니다. 우리의 땅과 바다, 하늘을 우리의 힘으로 지키겠다는 국민과 장병들의 의지로 이뤄낸 것"이라고 군의 노력을 치하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국군장병 여러분,

포항은 해병들의 고향입니다.
1950년 7월, UN군 최초의 상륙작전이 펼쳐진 곳이자,
해병이라면 누구나 거쳐가는 해병대 교육훈련단이
영일만에 있습니다.

사상 최초로
이곳 포항 영일만에서 해병대와 함께
국군의 날 기념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진짜 사나이들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용맹한 상륙 부대,
초대 해병대원들의 꿈이 담겨 있는 마라도함에서
우리 군의 발전을 기념하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오늘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해병대 1기 이봉식 님이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고,
우리에게 살아있는 애국의 역사를 보여주셨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무적 해병'의 친필을 직접 받으셨던
이봉식 님께 존경의 인사를 드리며,
대한민국의 '정의와 자유'를 지키는 최선봉에서
기꺼이 젊음을 바친, 모든 해병대원들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호국영령과 참전유공자들의 헌신,
UN군 참전용사와 한미동맹의 강력한 연대가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평화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국민 여러분,
해병용사 여러분, 

우리 해병대는 혁혁한 공로와 용맹함만큼
자랑스러운 이름들을 갖고 있습니다. 

1950년 8월,
통영 상륙작전으로 '귀신잡는 해병'이 되었습니다.
창설된 지 1년 만에 성공시킨
한국군 최초의 단독 상륙작전이었습니다.
'무적 해병'이라는 이름은
양구 도솔산지구 전투 승리로 얻은
명예로운 칭호입니다. 

지금도 서북단 서해5도에서 최남단 제주도까지,
그리고 한반도를 넘어 UN평화유지군으로
우리 국민이 있는 곳이라면 반드시 해병대가 있습니다. 

이제 해병대는
48년 만에 다시 날개를 달게 됩니다.

올해 12월, 항공단이 창설되면
우리 해병은 드디어 입체적인 공격 능력과 기동력을 갖추게 됩니다.

어떤 작전 상황에서도 최고의 능력으로 대처하며
어디서나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해병대 항공단 창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2018년 7월, 순직한
故 김정일 대령, 故 노동환 중령, 故 김진화 상사,
故 김세영 중사, 故 박재우 병장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해병의 용맹과 자부심은
전우애와 희생으로 이뤄낸 값진 승리입니다.
'무적 해병'의 신화를 만들어온 해병 영웅들의 헌신을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기억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8월, 우리 군은
아프간에서 '미라클 작전'을 펼쳐
아프간인 특별기여자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구출했습니다.
철저한 보안 속에서 외교부와 국정원 등 정부기관들과 함께
면밀한 작전계획을 세웠고,
어린 아이들을 위해 젖병과 분유까지 마련했습니다.
한 명이라도 더 데려오기 위해
의료진이나 경호 요원, 승무원 등 작전 요원들은
비행시간 내내 탑승자들을 보호하며 서 있었습니다.
아프간에서 다른 나라의 대사관과 군의 활동을 지켜보았던
공수비행대대 편대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생각보다 많이 강해졌고, 오늘도 강해지고
있는 중이라고 느꼈습니다."

해보지 않았고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던 작전이었지만,
대한민국은 단 한 명의 희생자 없이 강한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국방력은
어느 날 갑자기 기적처럼 솟아오른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땅과 바다, 하늘을 우리의 힘으로 지키겠다는
국민과 장병들의 의지로 이뤄낸 것입니다.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어내겠다는 우리 군의 헌신이
오늘 우리 국방력을 세계 6위까지 올려놓았습니다.

우리 정부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국방개혁 2.0을 흔들림 없이 추진했습니다.

최첨단 국방과학기술을 무기체계에 적용하고,
민간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40년간 유지되어 온 '미사일지침'을 완전 폐지하여
훨씬 강력한 미사일을 개발하며 실전배치하고 있습니다. 

해군은 이지스함과 SLBM을 장착한 잠수함에 이어,
광활한 해양 어디에서나 다목적 군사기지 역할을 수행할
3만톤급 경항모 사업을 추진하며 대양해군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공군은 순 우리 기술로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품을 완성했습니다.
'KF21, 보라매'는 마하 1.8의 비행속도와 7.7톤의 공대지 미사일
무장 탑재력으로 우리 공군의 중추가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 국군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기반으로
최첨단 과학기술군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초연결 네트워크를 활용한
통합공중방어체계,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무인 항공 전력도
정찰과 통신중계와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국방우주개발'을 넘어 '국가우주개발' 시대를 열기 위한
인공지능 기반의 사이버전 체계, 정찰위성,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 기술 역시
거침없이 발전시켜나가겠습니다. 

한미 양국은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의지를 다시 확인했고,
우리는 전환 조건을 빠르게 충족해가고 있습니다.

오늘, 오직 우리 군 전력으로만
'피스메이커' 상륙작전을 국민들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펼치는 미래합동작전에서
나라를 지키는, 강한 안보의 힘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믿음직한 우리 국군의 면모를
국민들께서 충분히 확인하시게 될 것입니다. 

국군장병 여러분, 

누구도 흔들지 못하게 하는 힘,
아무도 넘볼 수 없는 포괄적 안보역량을 키우기 위해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으로
총 55조 2천억 원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2017년 보다 37% 증액된 수준입니다.
특히, 첨단 기술의 핵심전력과
차세대 무기 개발을 위한 R&D 예산을 대폭 늘려
4조 9천억 원을 책정했고,
실전 훈련을 위한 가상현실・증강현실 모의훈련체계도
확대했습니다.
국내 방위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려는 노력도
예산안에 담았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청년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했습니다.
병장 기준 봉급은 67만 6천 원으로 인상될 예정입니다.
2017년 기준 최저임금 수준이란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루 급식단가도 1만 1천 원으로 늘었습니다.
18개월 복무기간 단축은 올해 12월이면 완료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보, 장병들의 복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이처럼 적지 않은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군 스스로도 고강도 개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군사법원법 개정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했습니다.

군 혁신의 핵심은 '인권'입니다.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맺어진 전우애야말로
군의 사기와 전투력의 자양분입니다.

장병들은 조국수호의 사명감으로
임무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군 인권을 위해 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하는 것이
강군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해 주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국군장병 여러분,

지난 8월, 대한 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의 귀향이 이뤄졌습니다.
지난주에는 장진호 전투 영웅,
故 김석주 일병과 故 정환조 일병을 포함한
총 예순 여덟 분의 용사를 고향 땅에 모셨습니다.

영웅들이 꿈꾸던 나라는
평화와 번영으로 넘실대는 나라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 순간에도 세계와 손잡고
영웅들이 꿈꾸던 나라를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대한민국이 유엔에 가입한 지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는 유엔과 함께 자유와 평화를 지켰고,
이제는 유엔의 일원으로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UN 가입 2년 만인 1993년,
UN평화유지군으로 처음 소말리아에 공병대대를 파병했습니다.
지금은 레바논의 동명부대, 소말리아 해역의 청해부대,
아랍에미리트의 아크부대와 남수단 한빛부대가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오늘 열아홉 개 파병부대의 깃발이
고공강하와 함께 포항의 하늘에 자랑스럽게 펄럭였습니다.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고 있는 파병 장병과 가족들께
위로와 격려의 인사를 전합니다. 

나는 우리 군을 신뢰합니다.
나는 우리의 든든한 안보태세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나는 한반도 '종전선언'과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국제사회에 제안했습니다.

국군 최고통수권자의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책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것입니다.
이는 곧 우리 군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와 군은 단호히 대응할 것입니다.
국민들께서도 더 큰 신뢰와 사랑으로
늠름한 우리 장병들을 응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반드시 우리 군과 함께 완전한 평화를 만들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evermi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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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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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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