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1일(현지시간) 부채한도를 둘러싼 미 의회의 벼랑 끝 전술이 현재 'AAA'인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압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이날 성명에서 미 연방 정부의 부채한도를 유예하기 위한 최근 노력이 실패하면 현재 교착상태가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지연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피치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이벤트를 피하기 위해 부채한도가 상향되거나 유예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 같은 해결이 시의 적절히 이뤄지지 않으면 정치적 벼랑 끝 전술과 조달 유연성 약화가 미국 연방 부채의 디폴트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AAA' 피치가 부여하는 신용등급 중 가장 높다.
부채 상환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안 역시 다른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거나 상환이 미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AAA"의 지위를 약화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15일(현지시간) 미국 의사당이 대리석 바닥에 비쳐 보인다. 2021.09.16 007@newspim.com |
피치의 경고 이후 상승하던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하락 전환했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26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7% 내렸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33%, 0.76% 내렸다.
피치는 지난해 7월 이후 미국 신용평가 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이 재정적 어려움을 상당 기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약화하는 정치적 컨센서스 부족이 반영돼 있다고 피치는 설명했다.
이날 성명은 또 재무부의 X일까지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는다면 부정적인 영향으로 보고 미국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2013년 10월 15일 미국을 부정적 관찰대상국(RWN) 명단에 올렸으며 부채한도가 같은 달 16일 유예됐지만 이러한 유예가 4개월도 채 지속하지 않아 RWN 지위를 유지했다고 했다.
전날 다른 국제 신평사 S&P도 미 의회가 부채한도와 관련해 해결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금융시장에서 심각하고 엄청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S&P 역시 미 의회가 시한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봤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