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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화합으로 수원시 행궁동 도시재생사업 성사

기사입력 : 2021년10월31일 10:59

최종수정 : 2021년10월31일 10:59

2016년부터 6년간 100억원 투입 6개 단위사업 추진…올해 말 마무리

[수원=뉴스핌] 순정우 기자 = 경기 수원시 행궁동은 생성하고 성장하다가 어느샌가 쇠락하는 도시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마을이다. 31일 수원시가 밝힌 시와 주민들이 함께한 도시재생사업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는 성안마을에 대해 알아본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난 6월 행궁동 도시재생사업 현장방문 중 행궁둥이 막걸리를 빚는 공유경제공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수원시] 2021.10.31 jungwoo@newspim.com

정조대왕이 수원에 화성을 쌓은 이후 행궁을 지키는 사람들과 팔부자가 모여들었고, 수원화성 성곽을 울타리 삼아 '성안마을'은 번성했다. 하지만 수원시에서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며 성안마을 행궁동은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수원시와 행궁동 주민들은 마을의 쇠락을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품고 있어 높은 빌딩이 들어서는 고밀도 개발을 할 수는 없었지만, 수원화성과 상생하는 르네상스를 꿈꿨다. 

◆수원시 대표 막걸리 꿈꾸는 '행궁둥이'…"수원시 공식 만찬주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SNS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수원화성 용연을 지나 흐르는 수원천 인근 벽화골목 입구에 구수하고 달콤한 누룩 냄새를 풍기는 한옥이 있다. 다래나무가 늘어져 있는 파란 대문과 하얀색 얕은 담벼락 너머 마당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북수동 252-1 일원은 오는 11월 중 오픈을 준비 중인 막걸리 공장이다. 건축된 지 50년을 훌쩍 넘긴 낡고 협소한 한옥주택 4곳을 수원시가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의 공유경제사업장으로 지원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창문틀과 허리를 숙이고 드나들어야 하는 출입구 등 옛 모습을 살려 새롭게 재창조한 공간이다.

이 곳에서 생산되고 판매될 예정인 막걸리 '행궁둥이'와 판매장 '행궁연가'는 행궁동 도시재생사업 중 공유경제사업으로 탄생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들이 지역조사를 통해 거주민 연령대가 높은 점과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주가 없다는 특징에 착안, 막걸리를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한 것이다. 여기에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홍씨를 위한 진찬연을 벌였던 역사성을 더해 스토리텔링화한다는 구상도 더해졌다.

이를 위해 40년 넘게 행궁동에 살고 있는 황현노 조합장(65)을 필두로 5명이 수원양조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동갑내기 동네 친구이자 직접 담금주를 즐겨 빚던 채명자씨(65)와 발효에 관심이 많아 관련 수업을 찾아 듣던 최경미씨(55), 깔끔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사업체 운영에 소질이 있는 문은영씨(53), 행궁동에서 나고 자라며 술맛을 감별하는데 제격인 이덕형씨(43)가 함께 양조장을 운영하기로 하고 머리를 맞댔다.

남수마을협동조합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강정을 남수동 마을사랑방에 진열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2021.10.31 jungwoo@newspim.com

이들은 막걸리 이름을 '행궁둥이'로 정했다. 행궁동에서 태어난 막걸리라는 뜻이다. 수원천, 팔달산 등 지역성을 드러내는 다채로운 이름이 물망에 올랐지만 '행궁동'이라는 정체성을 선택한 것이다. 판매장이자 전시장으로 활용할 공간의 이름도 '행궁연가'라고 지었다.

행궁둥이의 가장 큰 특징은 맛이다. 어르신 뿐 아니라 행궁동을 찾아오는 젊은이들에게도 막걸리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원물 함량을 높였다. 감미료를 최소화하고 쌀과 누룩만으로 단맛을 내 깔끔한 막걸리를 만들어 내고자 연구와 실험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포장지에는 이름과 연관된 분홍빛 귀여운 엉덩이 모양을 형상화하고, 술병도 일반적인 막걸리 병과는 사뭇 다른 통통한 모양으로 차별화했다.

황현노 조합장은 "전통이 살아 있고 정조의 숨결이 살아 있는 막걸리를 빚어 수원을 대표하는 전통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지역 어르신들은 물론 행궁동에 온 젊은이들도 술 한 잔 마실 수 있는 곳으로 행궁연가를 떠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행궁동 사람들, 성안마을에 활력을 채우다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의 성과는 주민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행궁동에서 탄생한 막걸리 행궁둥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협동조합이 결성돼 마을 주민간 화합을 넘어선 공유경제활동의 길을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지 남쪽 거점은 남수동 마을사랑방이다. 어르신들이 직접 수제 물품을 만드는 수제공방이다. 행궁동 도시재생사업 초기부터 참여했던 남수동 주민들이 모여 남수마을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청춘공방'이라는 이름으로 수제비누와 전통장, 전통과자 등을 만들어 판매까지 하고 있다. 협동조합 소속 어르신들은 "야~이 야~이 야,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를 부르며 청춘공방을 열게 된 스토리를 담은 연극을 준비 중이다. 노인정에 모여 화투를 치며 소일거리를 하던 어르신들이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해 청춘공방을 열고 활력 넘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직접 극본으로 만들었다. 노년이라 대본을 암기하는 것조차 쉽지 않지만 연습실에는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다.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의 거점인 행궁동 어울림센터에서도 공유경제는 꿈틀대고 있다. 행궁동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해 2017년 행궁동 도시재생활성화 주민협의체가 구성됐고, 이 조직이 행궁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으로 발전했다. 행궁동 주민 활동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센터 1층에서 어울림카페를 운영하며, 양말폐자재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등 주민이 함께하는 공유경제 사업을 진행한다. 성안마을에 터를 잡고 살아가던 원주민부터 조용하고 고즈넉한 매력에 빠져 이사 온 이주민까지 마을을 기반으로 한 협동조합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북쪽의 매향동 마을사랑방은 도담어린이작은도서관이 들어섰다. 매향동 거점은 공유경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정식으로 등록된 도서관으로 주변에 거주하는 어린이는 물론 인근 연무초등학교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특히 연무초교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도서관운영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지역자원간 연계가 두드러지는 공간이다.

◆마무리단계에 들어선 수원시 최초의 도시재생사업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은 지난 2016년 팔달구 북수동, 매향동, 남수동, 팔달로 1·2가 78만6749㎡를 대상으로 사업이 시작됐다. 지난 2013년 생태교통 수원 행사 이후 카페 등이 유입되며 행리단길로 대표되는 정조로 서쪽과 달리 낙후됐던 동쪽 구역에서 추진됐다. 6년간 국비 50억원과 시비 50억원 등 총 1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인프라 개선 및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한 사업들이 진행됐고, 올 연말 최종 마무리된다.

주민들의 활동 거점 역할을 하는 행궁동 어울림센터는 지난 2019년 수원천을 바라보는 자리에 멋드러진 한옥으로 건립됐다. 마을카페는 물론 공유주방, 다목적실, 마을음악실, 프로그램실 등 다채로운 공간이 마련돼 주민들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관개선을 위해 98곳의 집수리가 완료돼 천막을 씌워뒀던 낡은 지붕 및 기와, 외벽, 대문, 담장 등이 수원화성과 더 어울리는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골목길 특성화 사업으로 중심가로 및 골목길 포장도 개선됐고, 노후계단도 정비됐다. 바닥에는 조명을 설치하고, 담장과 옹벽에 벽화를 그려넣어 누구나 걷고 싶고 걷기 편한 길을 만들었다. 수원천변 남수동 문화시설 부지에는 '팔달산에 뜨는 달'이라는 테마로 경관조명이 설치돼 주민은 물론 관광객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북수동성당을 중심으로 수원천과 성당을 지나 행궁을 연결하는 관광루트로 '왕의골목 특화사업'도 올해 말까지 진행되면 일대는 행리단길 못지 않은 관광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주민들의 상생정신이 행궁동에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행궁동 도시재생사업이 효과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력과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jungw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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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이스라엘, 대규모 공습전...이란 결단만 남았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스라엘군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25일(현지시간) 새벽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았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공격이 임박했단 징후를 포착했다며 전투기 약 100대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표적을 공격했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320발이 넘는 로켓을 발사하고 드론으로 군사기지 11곳을 표적으로 삼는 등 지난달 30일 푸아드 슈크르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암살에 대한 보복을 개시했다.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격에 불길 치솟는 레바논 남부 지역.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란도 지난달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것과 관련해 보복을 천명한 가운데 헤즈볼라가 이란보다 먼저 보복 공격을 감행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이스라엘은 48시간 동안 선포했던 전국 비상사태를 해제했고 북부 국경지대의 보안 비상조치도 해제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측 모두 작전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면서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보복과 교전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벤구리온 공항 등 목표물에 "로켓 수백 발을 발사할 계획이었지만 선제공격으로 50% 이상, 또는 3분의 2가량 발사되지 않았다"면서 헤즈볼라의 계획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헤즈볼라가 발사한 드론 모두 격추했단 입장이다. 반면 이날 TV연설에 나선 헤즈볼라의 수장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는 이번 작전의 주요 목표가 국경에서 약 100㎞ 떨어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인근의 글릴롯(Glilot) 군사 정보 기지였다면서 "작전은 계획했던 대로 정밀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글릴롯 군사 정보 기지에 "어떤 타격도 없었다"고 AFP 통신에 알렸다. 나스랄라 수장은 이스라엘군의 선제 타격에도 "훼손된 우리의 정밀 타격이나 전략 미사일은 없다"며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의한 피해는 없다고 반박했다. 25일(현지시간) TV연설 하는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면서 이번 공격은 슈크르 지휘관 암살에 대한 "1단계" 보복이며, "오늘 작전 결과를 평가하고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다시 보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조만간 이스라엘에 또 대규모 공습을 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주요 외신은 보고 있다. CNN은 나스랄라가 잠재적인 추가 공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헤즈볼라 특유의 레토릭(rhetoric·수사)일 수 있다"며 "헤즈볼라는 위협할 때 결말을 내지 않고 열어두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상대의 공격에 큰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고, 민간인 사상 피해도 크지 않아 확전은 피하면서 평상시대로 국경지대에서의 저강도 교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한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헤즈볼라 공격으로 해군 1명이 미사일 파편에 맞아 숨지고 다른 군인 2명이 부상했다. 레바논 당국은 3명이 숨졌고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가안보학연구소(INSS)의 연구원 대니 시트리노위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헤즈볼라는 전쟁 억제 등식(deterrence equation)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번에 긴장 고조 위험을 감수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는 헤즈볼라가 슈크르 고위 지휘관 암살 사건에 보복은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전면전은 피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계획했단 뜻이다. 지난 2019년 5월 31일(현지시간) 정당 깃발 들고 행진하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대원들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헤즈볼라는 무장단체임과 동시에 레바논 내 정당이다. 가뜩이나 심각한 경제난으로 민심이 흉흉한데 이스라엘과 전쟁까지 치르면 헤즈볼라의 정치적 입지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레바논 소재의 맬컴 H. 커 카네기 중동센터의 모하나드 하지 알리 부국장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사상자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번 공격을 계획했다는 것은 "확실히 확전은 방지하겠단 의미"라고 진단했다. ◆ 복수 끝난 헤즈볼라, 이란 결단만 남아 헤즈볼라가 이번 공격을 끝으로 보복을 멈춘다고 해도 이란의 보복이 남았다. 이란이 언제 이스라엘에 공격을 가할지 불분명한 상황이라 중동 화약고가 터질 위험은 여전하단 진단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란이 다시 한번 이스라엘 보복을 단행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란 국영 통신사 IRNA에 따르면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지난 24일 밤 서부 이라크 접경지인 케르만샤주 코스라비 국경 검문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이스라엘 보복 관련 질문을 받자 "복수에 관한 좋은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살라미 사령관 주변에는 이라크 성지로 가기 위해 모인 인파가 "이스라엘에 죽음을!"을 외쳤다고 IRNA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연례 아르바인(Arba'een) 행사가 끝나고 이스라엘에 보복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올해 행사는 25~26일 열린다. 24일(현지시간) 아르마딘 행사를 맞아 이라크 성지 카르발라를 찾은 이슬람 시아파 신도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아르바인은 이슬람 시아파 연례 최대 행사 중 하나로, 예언자 모하메드의 손자 이맘 후세인이 순교한 지 40일째를 기리는 행사다. 전 세계 시아파 신도들은 이라크 성지 카르발라로 향하는데 지난해에는 2200만 명이 성지를 찾았다. 이란은 인구 90% 이상이 시아파로 시아파 종주국으로 불린다. 지난해 수백만 명의 이란인이 이라크 성지를 찾았는데, 이란이 자국민의 안전한 여행과 대규모 민간인 사상을 피하고자 이스라엘 보복 시점을 아르바인 이후로 계획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공교롭게도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는 TV연설에서 이번 이스라엘 보복 작전명이 '아르바인 날 작전'(Operation Arba'een Day)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휴전 협상 타결 시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재고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날 하마스는 다시 한번 중재국들이 제시한 타협안 수용을 거부했다. 협상이 재개될지 여부도 불분명한 상태다. 이제 이란의 결단만 남았다. 이란이 이스라엘 보복을 단행하면 헤즈볼라가 "2단계" 보복으로 합류하고 하마스, 예멘 반군 후티 등 친이란 대리 세력이 가세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이제 이란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wonjc6@newspim.com 2024-08-2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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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 해마다 증가···교육·관리체계 확 바꿔야" 간호 인력의 한 축을 차지하는 간호조무사 양성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 불법적으로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례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간호조무사는 90만여 명으로 50만 명 대인 간호사보다 1.8배 많다. 역할도 돌봄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방침에 따라 간호조무사 수요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이 정부의 의료 개혁 방향이지만,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뉴스핌은 기획 취재를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짚어봤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신도경, 송현도 기자 = 간호학원의 관리·감독 체계와 교육 과정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있다. 반복되는 간호학원 불법·편법 운영을 막고 양질의 간호조무사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의료 구멍] [단독]① 불법·편법 판치는 간호학원…가짜 간호조무사 자격증 만연, 2024년08월19일 뉴스핌 보도 참고> ◆ 간호학원 관리·감독 체계 전면 개편 필요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간호조무사 숫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자격증을 취득한 90만여 명 중 2023년 기준 현장에서 활동하는 간호조무사는 22만여 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한 인원은 90만여 명이지만 실제 활동하는 간호조무사 수는 22만 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렇게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간호조무사 수는 2019년 19만5401명에서 지난해 22만1372명으로 13%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로 요양 병원 수가 증가와 간호 인력의 부족으로 간호 보조 인력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커지는 간호조무사에 대한 수요만큼 질적 수준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간호학원 관련 제도는 이를 실현하기 역부족이다. <[보건의료 구멍]② 정부, 13년간 전수조사 無...불법 간호학원 방치,2024년08월21일 뉴스핌 보도 참고> 보건복지부는 한국간호교육평가원에 위탁해 500여 곳이 넘는 간호학원 중 150여 곳만 3년 단위로 감사하는 교육훈련기관 지정‧평가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청에 이를 이관해 관리한다. 과태료 외에는 다른 행정 처분에 대한 집계를 따로 하고 있지 않다. 매년 느는 간호조무사 수와 높아지는 수요에 맞춰 독립적인 부서를 두고 이를 관리할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간호학원의 교육 과정을 수시로 점검하기 위한 별도의 평가 조직이 존재해다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복지부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사보원)과 함께 간호학원에 대한 감독을 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통합 시스템은 간호학원이 홈페이지와 관리 시스템에 가입해 가입 학생, 출결·수업, 실습관리 현황 등을 입력하면 정부가 이를 관리하는 체계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협회 산하에 평가 기관을 만들고 현재 60점 이하는 지정을 받지 못하게 돼 있는데 이를 60~75점, 76점~85점 등으로 점수화해 등급을 세분화하고 평가 주기도 연 단위로 구분해 평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복지부가 지침이나 공문을 수정해 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선 실습했던 서류에 원장 사인만 받으면 된다"며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공공이 나서 카드로 출석 체크하는 것처럼 엄격히 관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전문성 높일 프로그램 필요..."간호 면허 취득 문호 넓혀야" 간호 보조 인력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일관되지 않은 간호조무사 교육 제도의 재정비도 필요하다. 현행 제도는 획일적인 필수 교육 시간을 제시하고 세부 교육안이 표준화 돼있지 않다. 추가적인 연구나 조사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과거 출제된 문제를 답습하는 문제은행식 시험과 교육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간호학원은 표준 교육 교재가 없어 교습 내용도 학원마다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간호조무사는 국가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받는다. 시험 응시 자격을 얻기 위해선 간호학원에서 이론교육 740시간을 이수하고, 의료기관에서 실습 78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간호 관련 특성화고와 4년제 간호대 졸업자만 예외다. 전문가들은 기존 이론교육과 실습 시간을 기초 간호학 이론 500시간·실기 80시간, 보건 간호학 60시간, 공중보건학개론 95시간 등으로 나눴다. 실습 시간도 780시간에서 865시간으로 늘리는 안을 제시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간호조무사인 준 간호사 관련 교육 기관의 이수 기간은 2년이다. 이 기간 이론은 1890시간, 실습 735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해외에선 간호조무사와 같은 간호 보조 인력을 양성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간호 보조 인력의 간호사 면허 취득과 관련 교육을 학위·보유자격 별로 다양하게 제공한다. 간호 인력 경력관리 프로그램(Nursing Bridge Program)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교육을 들을 수 있다. 기간도 9개월에서 2년으로 진행해 전일제와 반일제를 선택할 수 있다. 일본도 학력 및 경력 배경에 따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간호조무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간호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 교수는 "외국의 경우는 간호조무사도 열심히 하면 간호사가 될 수 있는데 한국은 간호대학을 나와야만 간호사가 될 수 있다"며 "인건비 문제 등 여러 한계가 있겠지만 단절되지 않은 개방된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간호보조 인력의 간호사 면허 취득 경로 유연화 방안 연구'에서 간호조무사의 간호사 면허 취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사연은 "우리나라도 지역 거점 형태로 상승 프로그램이 개설되면 지방병원 간호사 부족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미국, 영국 세 나라 모두 간호조무사가 간호원이 될 수 있는 활로를 열어 놓고 이를 지원하고 있다. 김일옥 삼육대 간호대학 교수는 "체계적인 실습을 통해 간호조무사 교육 과정을 내실화하고, 출중한 능력과 배울 의지 있는 이들에도 간호사가 될 수 있는 문호를 열어주는 시스템 다각화가 필요하다"며 "해외 사례와 학생, 환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등 체계적인 수요 조사를 통해 정부가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aaa22@newspim.com 2024-08-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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