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안 항만 적체로 인한 SCFI 고공행진, 이르면 4분기부터 둔화
화물차 기사 부족에 LA·롱비치항 24시간 가동·벌금 부과도
물류비 증가로 미국 물가 상승 압력 ↑…"방치 어려워"
SC 계약은 수혜…내년 영업이익도 6조원대 전망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4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 중인 HMM의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HMM 실적을 끌어올린 운임 상승이 최근 주춤하면서 업황 고점 논란이 커지고 있어서다.
해운 운임은 미국의 항만 적체가 해소되는 시점부터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부터 HMM의 높은 이익률 역시 완만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다만 올해부터 발주된 선박이 공급되기 전인 내년까지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운임은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연초 대비 2배 이상 오른 SCFI, HMM 실적 경신 '견인'…"미국 항만 컨테이너 내릴 곳 없어"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HMM은 3분기 2조27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20% 증가하며 4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영업이익률은 56.5%를 기록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4조6790억원, 1031% 증가해 50%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HMM의 실적 경신은 해운 운임 상승의 결과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2일 기준 4554.04로 5주 만에 반등했다. 지난달 초 4647.60으로 역대 최고 운임을 이어가다 잠시 주춤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4500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항만 적체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미국 서안인 LA항, 롱비치항에서 시작된 미국의 물류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컨테이너터미널 24시간 가동하고 있지만 적체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달부터는 쌓아둔 컨테이너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는 등 추가 조치를 내렸지만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항만 적체는 컨테이너선이 싣고 온 컨테이너 박스를 내릴 공간이 없어서 발생하고 있다. 컨테이너를 내리지 못하는 배들이 정박을 기다리면서 운항 일정이 지연되는 것이다. 적체 컨테이너를 운송하기 위한 화물차 기사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물류난은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를 옮기기 위해 항만 내 철도나 운송기사가 원활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인력 확보가 아직도 더딘 것으로 안다"며 "항만 적체 해소 시점을 섣부르게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LA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HMM] |
◆ 미국 LA·롱비치항 24시간 가동·벌금도 부과…장기운송 감안, 내년에도 6조 전망
반면 빠르면 올 4분기부터 적체 해소가 가능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의 일환으로 실업급여를 순차적으로 종료하고 있어서다. 항만 가동시간 연장과 함께 관련 인력이 확보되기 시작하면 운임 역시 안정적인 수준을 되찾을 거라는 전망이다. 올해부터 발주한 선박이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현장에 투입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내년에는 올해 대비 높은 장기계약(SC) 운임 수준이 예상돼 큰 폭의 이익 감소 가능성은 낮다. 현재 2M 등 글로벌 선사의 운임 협상에서 올해 대비 50% 이상 상승한 운임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HHM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올해(6조7452억원) 대비 약 9% 감소한 6조1443억원 수준이다. 올해 대비 항만 적체 해소가 예상돼 매출액은 오히려 1.9% 늘어난 13조41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물류난으로 인한 비용이 늘어나면서 미국의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적체 현상 지속을 방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적인 운임 상승은 제한적이고 하방 압력은 높아졌지만 장기운송계약 등을 고려할 때 내년까지는 컨테이너 선사들의 수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