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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서] 누리호 오작동 원인 규명 '난항'…시간과의 싸움

기사입력 : 2021년12월07일 14:12

최종수정 : 2021년12월07일 14:12

누리호 발사 후 조사위원회 한달여 운영
내년 발사 영향 주는 만큼 조속 파악 필요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마지막 단계인 위성 모사체의 궤도 안착 임무를 마치지 못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에 대한 원인 파악이 한창이다.

데이터를 토대로 한 분석이 진행되고 있으나 올해 안에 원인 파악이 마무리될 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내년 추가 발사 준비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했다는 게 항공우주업계의 목소리다.

누리호 조사위 "아직은 원인 확답 어려워"...점진적 분석 진행중

지난 10월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막판 위성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올려놓지는 못했다.

이날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의 3단 액체엔진이 모두 소진되지 않아 조기에 종료됐기 때문에 위성 모사체가 저궤도에 미치지 못했다"며 "즉시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3단 엔진이 조기에 종료된 이유를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거치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 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이며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이다. 2021.10.21 photo@newspim.com

이후 과기부는 지난달 3일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를 발족했다. 외부 전문가도 참여시켜 추적소(나로우주센터·제주·팔라우)에서 계측한 2400여개의 비행 데이터를 정리해 세부적인 조사·분석에 나섰다.

발사조사위원회가 발족된 이후 지난달께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여러가지 가설을 세운 것은 하나씩 지워가는 과정을 통해 원인 분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외부 파편 충돌 가능성은 배제됐다. 이럴 경우, 위성 모사체 발사까지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도 위원회 측은 상당히 조심스런 입장이다. 누리호 발사체 전체가 아닌 3단 발사체를 집중으로 데이터 분석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은 원인을 특정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서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커다란 특이사항이 발견됐다기보다는 원인 분석 과정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상태다. 

이렇다보니 원인 분석이 당초 예상과 달리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항공우주학계 관계자는 "예전 나로호에 대한 분석 역시 시간이 걸렸던 만큼 누리호의 경우, 발사된 지 2달이 채 되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조사를 주관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역시 현재로서는 원인 분석 결과를 특정 시기까지 발표한다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최종 분석 결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분석 최종 결과 발표 등 일정 역시 확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내년엔 발사체 신뢰 쌓기 적기 될까

누리호 3단 엔진 조기 연소에 대한 분석 과정이 늦춰질 수록 2차, 3차 발사에도 적잖은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내년에는 5월과 10월에 누리호 추가 발사가 예정돼 있다. 5월에는 19일이 잠정 발사일로 정해졌다. 일부 위성 모사체와 성능검증용 위성이 5월에 누리호에 탑재돼 발사된다. 이후부터는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비롯해 위성 발사가 이어진다.

실제 위성이 탑재돼 발사되는 만큼 누리호 발사체의 성능 신뢰도를 쌓아갈 수 있는 적기이기도 하다.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2차 누리호의 발사체 역시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서 발사를 하기 때문에 1차 발사 시 나타난 3단 엔진 문제 이외로 다른 부분에서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발사체 전체에 대한 변수를 염두에 둬야 하는 만큼 3단 엔진 조기 종료에 대한 원인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항공우주업계 한 관계자는 "1차는 시험비행 차원이지만 2차부터는 오히려 성공 여부에 더 많은 부담이 생길 것 같다"며 "최종 임무 완수까지 돼야 위성 탑재에 대한 확신이 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한국천문연구원이 준비중인 아포피스 탐사 위성 계획은 누리호가 아닌 러시아 소유즈 발사체를 기반으로 준비되고 있는 만큼 누리호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는 게 관건인 셈이다.

민간 우주기업 관계자는 "누리호 사업에 부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2차부터는 최종 임무까지 완수할 수 있도록 먼지 하나까지 변수를 없애려고 노력중"이라며 "뉴스페이스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이 때 한국 우주산업의 기회는 어쩌면 2차 발사부터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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