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너를 닮은 사람'은 오래 촬영한 것도 있고, 힘들 때 만난 작품이기도 하고, 집중하려고 했던 작품이라 여운이 남더라고요.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아요."
모델로 활동한 후 2014년 KBS2TV 드라마 '아이언맨'으로 브라운관에 배우로 데뷔한 김재영이 최근 종영한 JTBC '너를 닮은 사람'을 통해 인생작품을 만들어냈다. 극중 조각가이자, 불륜남 서우재를 연기하며 섬세하면서도 거친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김재영 [사진=HB엔터테인먼트] 2021.12.07 alice09@newspim.com |
"'너를 닮은 사람'은 촬영도 오래했고, 작품 자체도 먹먹한 분위기가 있어서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아쉬운 부분도 너무 많고요. 그래도 좋은 반응을 많이 주셔서 저한테는 자신감도 얻게 해준 작품이에요(웃음). 지금은 혼자 되게 만족하는 중이고요. 하하."
김재영이 맡은 서우재는 아내 해원(신현빈)의 미대 선배이자, 천재 조각가였던 아버지의 뒤를 따라 조소과에 진학한 인물이다. 해원의 그림을 사랑하는 걸 진짜 사랑으로 알고 결혼하지만, 결국 가정이 있는 정희주(고현정)에게 이끌리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처음에 대본을 4부까지 받았을 때 대략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예상만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초반에 우재는 모든 감정 중 사랑이 제일이고, 사랑 앞에서 이기적이고 욕심만 찾아가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랑 앞에선 어떤 짓이든 할 수 있잖아요. 우재는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하는 행동이지만, 그 행동마저도 상대방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인물일 거라고 생각하며 접근했죠. 비록 욕을 많이 먹긴 했지만요(웃음)."
서우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저 '불륜남'이다. 해원과 가정을 이루지만 정희주에게 사랑을 느낀 후, 그녀를 얻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서우재의 행동은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시청자 반응은 거의 다 봤던 것 같아요. 방송도 2~3번씩 봤거든요. 욕을 먹을 때마다 '내가 그렇게 잘못했나' 싶더라고요. 하하. 정신 차리고 열심히 연기하려고 했던 작품인데 생각보다 많은 댓글이 달려서 걱정하기도 했죠. 그래도 관심 가져주시는 게 감사하다고 느껴요. 아무 이야기도 안 나왔으면 더 슬펐을 것 같아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김재영 [사진=HB엔터테인먼트] 2021.12.07 alice09@newspim.com |
극중에서 불륜남의 최후는 처참했다. 정희주와 갈등을 겪던 서우재는 그녀의 딸 리사(김수안)에게 죽음을 맞는다. 결국 사랑도, 용서도 구하지 못한 채 쓸쓸한 결말을 맞았다. 이에 김재영은 "죽는다는 건 미리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캐릭터가 죽을 거라는 건 몰랐어요. 흑화가 된다는 것도 7~8부 찍을 때 들었거든요. 그래도 재미있긴 했어요. 결말은 만족해요(웃음). 제가 죽었을 때 '우재 불쌍하다'라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만족해요. 하하."
2014년부터 꾸준히 작품 활동에 이어왔지만, 김재영에게 이번 작품은 유독 남다른 의미였다. 슬럼프를 겪은 후에 만난 작품이자, 대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작품이기에 부담감도 컸다고.
"작품하면서 연기자로서 불안했던 것 같아요. 특히 작년이 제일 불안한 시기였거든요. '난 언제 성공하지?'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혔고, 조바심도 컸고요. 그러다 '너를 닮은 사람'을 만났는데 드라마하면서 제가 제일 불안한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현정 선배도 '우재가 살아야 이 드라마가 산다'라고 해주시면서 제가 잘할 수 있게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현정선배 뿐 아니라 현빈 선배, 원영선배도 늘 굳어있는 저를 풀어주려고 많이 다가와주셨어요. 저도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임하니까 촬영하면서 집중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최선을 다했구나'라고 느낀 작품이기도 해요. 그러면서 성장했다고 느끼고, 자신감도 얻었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김재영 [사진=HB엔터테인먼트] 2021.12.07 alice09@newspim.com |
많은 노력이 더해져 김재영에게 이번 작품은 잊지 못할 드라마가 됐다. 하지만 시청률은 다소 부진했다. 고현정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3.6%(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으로 시작해 3.2%로 막을 내렸다.
"시청률은 저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쉬워요. 저와 함께 한 선배들이 전작에서 시청률이 워낙 높았으니 저도 기대를 많이 했었거든요. 내심 속으로 욕심도 부려봤고요. 하하. 그래도 넷플릭스나 티빙에서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죠."
이번 서우재뿐 아니라 김재영은 그간 작품에서 어두운 역할을 주로 맡았다. 모델로 쌓아 온 시니컬한 이미지가 역할에도 묻어나고 있다. 하지만 김재영은 "장난도 많고 애교가 많은 편이라, 코믹 장르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요근래 어두운 역할을 많이 했어요. 원래 성격은 장난도 잘치고, 애고도 많은 편이거든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까불거리는 역할을 했는데, 그때는 연기라는 걸 너무 몰라서 아쉬움이 커요. 제 실제 성격과 비슷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코미디'가 더 강한 장르도 해보고 싶고요. 망가지는 것에 대한 부담도 없어요. 오히려 멋있는 게 더 어렵더라고요. 성향은 망가지는 게 맞는 것 같아요(웃음). 생활감 있고 코믹한 사랑 연기를 꼭 하고 싶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