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평가기준 변경...진입·탈락 '희비'
중소형 증권사, 정량평가 충족에 진땀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국민연금이 올 3분기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교보증권과 한양증권을 모두 탈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명단이 잦은 변동을 보이고 있어 중소형 증권사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풀에서 올해 3분기 교보증권과 한양증권을 제외하고 카카오페이증권과 현대차증권을 새롭게 편입했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현대차증권은 지난 1분기 국민연금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제외됐다가 이번에 다시 진입에 성공했다. 이번 거래증권사 선정에서 해외주식 부문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사진=국민연금공단 본사 전경] |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명단에는 큰 변동이 없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거의 매 분기마다 진입과 퇴출이 반복되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1분기 이베스트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현대차증권, DS투자증권을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모두 제외하고 한양증권 1곳만 새롭게 선정한 바 있다. 2분기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만 거래 증권사 풀에 포함시켰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와 위탁운용사를 편입하거나 배제하는 사유에 대해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그간 전례를 봤을 때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경우, 국민연금은 그 다음 분기에 해당 증권사를 거래증권사에서 제외해 왔다.
일례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수수료 수입에 연동해 대가를 제공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아 지난 1분기 거래증권사 명단에서 제외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금융당국의 제재가 아니더라도 국민연금과의 거래 명단에서 빠지는 증권사가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선정 평가기준을 변경한 것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국민연금은 일반거래증권사에 대해 리서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을 강화하고 카카오페이증권 등 사이버거래증권사는 얼마나 적절하게 매매 주문을 실행했는 지에 더 중점을 두는 방식으로 평가기준을 변경했다. 이후 카카오페이증권과 현대차증권은 올 1분기 평가 점수 미달로 거래증권사에서 제외됐다가 3분기에 가까스로 다시 진입했다.
교보증권과 한양증권 역시 증권사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올 3분기 거래증권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반기마다 국내주식 거래증권사를 선정하는데, 평가에 따라 1·2·3그룹으로 나눈다. 이 등급에 따라 주문량에 차등을 받는 것은 물론 하위 등급 증권사는 거래증권사 선정에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 교보증권은 올 상반기 평가에서도 3그룹으로 분류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매매를 할 때와 위탁운용사가 주식을 매매할 때 모두 선정된 거래 증권사를 통해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 측면에서 증권사들에게는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 입장에선 거래증권사에서 탈락할 경우 업계 내 평판이나 수익 측면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평가 기준이 변경된 이후 중소형 증권사들은 리서치 역량 등의 평가 부문을 충족시키가 매우 어려워졌다"며 "국민연금이 요구하는 평가 기준이 강화된 만큼 다른 증권사들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