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달러 유동성 줄여 위안화 환율 균형 도모
외화 예금 준비금 비율 7%에서 9%로 높여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지준율 인하를 통한 위안화 유동성 완화에 이어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상 억제를 위해 달러 유동성을 줄이는 '외화 예금 준비금 비율' 상향 조정 카드를 빼들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6일 경기 부양을 위해 지준율 인하 조치를 취한데 이어 9일 밤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외화 예금 준비금 비율'을 7%에서 9%로 2%포인트 상향 조정, 지준율과 함께 12월 15일 시행키로 했다.
10일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는 인민은행이 외화 예금 준비금 비율을 높인 것은 위안화 가치의 연속적인 상승 압력을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외환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위안화는 최근 2개월 여 간 중국 경제 호조, 코로나19의 유효한 통제, 수출 무역 흑자 등의 요인으로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여왔다.
위안화 대 달러 환율 급락(위안화 가치 급등)은 중소기업을 비롯한 무역 기업들에게 수출 난과 함께 커다란 외환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외화 예금 준비금 비율'을 높인 것은 외환 시장의 달러 공급및 달러 유동성을 줄여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최근 위안화 가치는 역내 및 역외 시장에서 모두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5월 전 고점을 돌파하고 2018년 5월 이후 3년 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 8일 역내 위안화 대달러 환율은 6.3535에 달했다.
12월 3일 기준 외환거래센터(CFETS) 위안화 환율 지수는 102.66으로 2015년 12월 이래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1년 전인 2020년 말과 비교할 때 8.25%나 치솟았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사진=바이두]. 2021.12.10 chk@newspim.com |
인민은행은 12월 15일부터 금융기관(은행) 지준율을 0.5% 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이로인해 약 1조 2000억 위안의 자금이 방출될 예정인데도 불구하고 위안화 가치는 오히려 상승 템포가 빨라졌다.
2021년 9월 이후 께 부터 위안화 환율과 달러 지수 사이에 괴리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통상 달러 지수가 상승하면 위안화 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인데 최근에는 위안화 가치도 함께 오른다. 중국이 바스킷 환율에서 달러 가중치를 낮춘 것이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외환 시장에서는 당국이 외화 예금 준비금 비율을 상향 조정함에 따라 은행권으로 부터 그만큼 위안화 유동성이 풀려나오는 상황이 됐다. 일정 정도 외화(달러)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 관리의 수단인 '외화 예금 준비금 비율'은 중국 인민은행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다. 인민은행은 직전 2021년 5월 31일 (6월 15일 시행) 이 비율을 5%에서 7%로 올렸다. 14년 만이다. 그 전에는 2004년 3%로, 2006년 4%로, 2007년 5월 5%로 높인 바 있다. 이번 조치를 합쳐도 모두 5차례 뿐이다.
21세기경제보도는 인민은행이 지난 5월 외화 예금 준비금 비율을 2% 포인트 올렸을 때 약 200억 달러의 외화 유동성이 동결되는 효과를 나타냈다며 이번 조치로 위안화 절상압력이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내 달러 금리를 높여 미중 금리차를 축소하는 결과도 낳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외화 예금 준비금 비율 상향조정에도 위안화 절상 압력이 계속될 경우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해 금리인하와 같은 직접적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