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자사주 비중 85%...정보 비공개 전환으로 투명성은 후퇴
맘스터치 빠지면 프랜차이즈 상장사 4→3곳으로 감소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토종 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인 맘스터치가 자발적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그간 가맹점주 논란 등 쏟아지는 이슈에 대한 부담이 컸던 반면 상장사로서 투자유치 실익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맘스터치는 상장 이후 국내 햄버거 매장 수 1위에 오르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해왔다. 그런데 맘스터치마저 상장 6년 만에 비상장사로 돌아서면서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상장 잔혹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부정적 이슈로 가맹점 타격 부담 ...비상장사로 돌아가 실적개선에 집중
20일 맘스터치의 최대주주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맘스터치앤컴퍼니(맘스터치)의 자발적인 상장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엔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SPC) 법인으로 우리 사주를 포함해 맘스터치의 지분 84.2%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지분 15.8%를 사들여 100% 지분을 확보하면 상장폐지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01.20 romeok@newspim.com |
맘스터치가 제시한 주당 매수가격은 6200원으로 전날 종가 5200원 대비 19% 높은 수준이다. 자진 상장폐지 결정으로 이날 맘스터치 주가는 주당 매수 가격에 근접한 18% 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비교적 높은 매수가를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을 잠재운 셈이다.
대주주가 상장 주식의 95% 이상 확보하면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이번 자발적인 상장폐지에 성공할 경우 맘스터치는 코스닥 입성 6년 만에 비상장사로 되돌아가게 된다.
맘스터치의 실질 소유주인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맘스터치의 상장유지에 대한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12월 창업주 정현식 회장으로부터 맘스터치(구 해마로푸드)를 인수했다.
케이엘앤파트너스 관계자는 "B2C 프랜차이즈 특성상 이슈에 민감한데 상장사로 높은 관심을 받다보니 노출되는 정보나 뉴스들이 가맹점주들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며 "외부요인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자발적인 상장폐지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각' 염두에 둔 허리띠 졸라메기 나설수도
맘스터치는 그간 한 가맹점주와의 갈등과 전 임원 횡령 논란 등으로 부침을 겪은 바 있다. 상장사로서 받는 관심과 공개된 정보 등이 유독 부정적인 이슈와 연계되면서 일부 가맹점주들의 불만이나 본사의 부담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상장 철회 이후에는 신사업 획장과 실적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사업확장보다 실적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모펀드 운영 특성상 투자금 회수 목적의 매각을 염두에 둔 허리띠 졸라메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회사 측은 아직 매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보공개 의무가 사라지는 만큼 정보비대칭으로 가맹점주들의 목소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상장폐지가 되면 가맹점주들이 본사의 경영실적을 확인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현재 맘스터치는 상도점 가맹점주와 갈등으로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이달 17일부터는 가맹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부당하게 가맹해지를 통보하는 등 점주단체 구성을 방해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상장 목적은 자금조달, 사업 확장인데 맘스터치의 경우 대주주 지분과 자사주 비중이 80% 이상으로 높고 시장거래량은 적은 편이었다"며 "규제는 규제대로 받지만 추가 자금 조달의 실익이 크지 않고 대주주도 사모펀드로 바뀌면서 투자나 확장 동기도 이전보다 약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상장사 4→3곳 감소...남은 3곳 중 교촌만 성장세
맘스터치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프랜차이즈업계의 '상장 잔혹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의 경우 적자지속으로 수년째 상장폐지설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카페베네와 커핀그루나루 등 여러 프랜차이즈업체들도 상장을 시도했다가 철수한 바 있다.
통상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빠른 트렌드 변화, 리스크 등으로 상장사로서 안정적인 운영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높다. 실제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는 프랜차이즈 상장사도 일부를 제외하면 드문 편에 속한다.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는 일반 제조업에 비해 수익성이나 주식가치 상승폭이 제한돼있고 대외리스크에도 민감하다"며 "상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맘스터치가 지난해 신사업으로 론칭한 맘스피자. 사진=맘스터치 |
현재 프랜차이즈 상장사는 총 맘스터치를 비롯해 교촌, 엠피대산(구 MP그룹), 디딤(연안식당) 등 총 네 곳이다. 이 중 지난해 수익을 낸 곳은 교촌과 맘스터치 두 곳 정도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업 타격이 커서다.디딤과 MP그룹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태다. 맘스터치가 비상장사로 전환하면 프랜차이즈 상장사는 교촌, MP그룹, 디딤(연안식당) 등 세 곳으로 줄게 된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맘스터치의 비상장 전환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맘스터치의 경우 프랜차이즈 상장에 대한 우려 속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을 해오면서 교촌과 더불어 상장 롤모델격 업체로 언급되곤 해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뛰어난 아이디어나 상품성에도 유독 프랜차이즈업체들이 투자업계의 저평가를 받아왔는데 최근 교촌, 맘스터치가 선방하면서 프랜차이즈에 대한 선입견을 줄이는데 일조한 면이 있다"며 "외식프랜차이즈의 상장을 독려하고 롤모델로 제시했던 협회입장에서는 맘스터치의 상장 폐지가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