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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삼프로에게 듣는다]②김동현 "기존 잣대는 거둬라"

기사입력 : 2022년01월27일 11:39

최종수정 : 2022년02월11일 15:48

화랑협 김동현팀장, 국내 몇 안되는 아트페어 기획자
대중 미술수요 크게 증가해 호황 3~5년 이어질 것
올 9월 KIAF, 프리즈와 공동개최 "세계가 주목"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이른바 '불장'이라 불렸던 2021년에 이어 세계 미술시장은 올해도 호황이 예상된다. 글로벌 미술계를 리드하는 하우저앤워스, 가고시안, 페이스, 데이비드즈워너 등의 메가 갤러리들은 연초부터 야심찬 기획전을 쏟아내며 2022년 전시스케줄을 공표했다. 기존 프로그램과는 궤를 달리 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구촌 컬렉터들을 빨아들인다는 전략이다. 경매회사들도 전열을 다지고 있다. 소더비 경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 73억달러(한화 8조7000억원)를 달성하며, 크리스티 경매(71억달러, 8조5000억원)를 2위로 밀어냈다. 소더비와 크리스티는 올해를 신규 컬렉터 및 MZ세대 컬렉터를 더욱 확실히 공략하는 해로 삼고, 입체적인 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온라인 경매와 NFT디지털아트 부문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세계 미술시장에 호황의 새 시대가 왔듯 한국 미술시장 또한 예전의 시장이 아니다. 바야흐로 아트컬렉션에 '전쟁'이 시작됐다. IT와 벤처, 주식 및 부동산으로 자금력을 확보한 슈퍼리치들은 미술품을 투자대상으로 보고 매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소득의 MZ세대 또한 블루칩 작품 투자에 팔을 걷어부쳤다. 미술시장에 이처럼 신규 컬렉터가 대거 유입되며 올해도 뜨거운 호황이 예고된다. 그러나 한국 미술시장의 토대는 아직 허약하다. 연초부터 화랑과 경매사간 갈등이 불거졌고, 외국 유력 갤러리의 잇딴 서울지점 개설로 화랑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 막 미술품 수집에 발을 들여놓은 컬렉터들은 변수 많은 아트마켓의 향후 판도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뉴스핌은 국내 미술계를 대표하는 3인의 전문가에게 한국 아트마켓의 현황과 전망을 들어보는 '미술삼프로에게 듣는다'를 기획했다. 그 두번째로 서울 삼청로의 이화익갤러리 디렉터로 10년간 활동하고, KIAF(한국국제아트페어)가 변화하던 2018년부터 KIAF와 화랑미술제를 기획, 진행해온 김동현 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을 만나 호황의 미술시장을 진단하고, 향후 기상도를 예측해봤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국내에서 몇 안되는 아트페어 오가나이저(전시기획자)인 김동현 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 화랑협회가 주최하는 KIAF와 화랑미술제가 그가 이끄는 전시기획팀에 의해 만들어져 해마다 미술애호가들에게 펼쳐진다. [사진=김민지 기자] 2022.1.25

미술시장에 15년간 몸담으며 최근같은 호황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 벌써 거품이란 우려도 있는데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까? 미술시장에 들어온 후 지금과 같은 호황을 본 적이 없다. 열기가 뜨겁다. 갤러리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가 2009년이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경제도, 미술시장도 폭락했다. '곧 회복되겠지'하고 기다렸지만 불황은 10년간 이어졌다. 그러다 2019년부터 호황으로 전환돼 지난해 폭발하듯 살아났다. 화랑미술제와 KIAF를 주관하며 '불장'을 확인했다. 갤러리들은 엄청나게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이 열기가 거품이 아니냐는 우려가 들리는데 세계경제의 돌발악재가 생기지않는 한 3~5년은 이어질 거라 본다. 그 이유는 전체 판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미술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고, 작품 구매층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이 새롭게 진입하면서 컬렉션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예술이 삶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어 호황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미술품 투자는 은행금리를 뛰어넘을 것'이라며 그림을 사는 MZ세대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고객도 긍정적으로 본다. 그림은 예술품이자 재화이지 않은가. 물론 '거품이 너무 꼈다, 젊은 사람들이 뭘 모르고 저런다'며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통계를 보자.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21년 국내 미술시장 규모를 9157억원이라고 발표했다. 반면에 작년 게임시장 규모는 약 20조원(한국컨텐츠진흥원 집계)이었다. 미술시장은 게임시장의 20분의1도 안 되는 규모다. 이를 미술시장의 한계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엄청난 가능성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망은 달라지는데 나는 잠재력에 주목한다. 지난해 미술시장에 신규 고객이 약 2배 증가했다. 올해도 새로운 컬렉터가 계속 진입하면서 시장은 계속 뜨거울 것이다.

올해부터 KIAF는 세계 정상의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Frieze)와 공동으로 페어를 개최한다. 지각변동이라 할 수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올 9월 페어부터 KIAF와 프리즈는 5년간 서울에서 아트페어를 공동개최한다. 9월 행사를 위해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프리즈의 진출로 KIAF는 크게 변화할 것이고, 미술시장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그간 KIAF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초, 최고의 국제아트페어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성장해왔다. 그런데 작년부터 '개혁'이라 할 정도로 참가갤러리 라인업, 내부시설, VIP고객관리 등이 확 달라지고 있다. 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이기도 하다. 차제에 갤러리들도 바뀌어야 한다. 프리즈의 한국 진출로 여러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갤러리와 자본, 컬렉터 유입이 가장 큰 의미다. 시장이라는 것은 거래량이 늘고, 트래픽이 늘어야 성장할 수 있다. 국제 마켓과의 유통이 원활히 일어나고, 시장으로서 확실히 인정받아야 한국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국내 최대의 아트페어인 KIAF의 지난해 현장. 올해부터는 세계 정상의 영국 프리즈와 공동개최해 판이 크게 커지고, 세계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KIAF] 2022.1.2

KIAF 2022는 판이 훨씬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당연히 판이 커질 것이다. 코엑스 1층에서만 진행하던 KIAF서울은 프리즈와 함께 1,3층 전관에서 열린다. 규모는 두배, 파급력은 몇배 이상이다.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한번도 본적 없는 메가 갤러리들이 정상급 작품을 들고 서울로 온다. 세계 미술계 주요인사와 할리우드 스타들도 내한할 것이다. 마침 K컬처에 대한 전세계 관심이 대단해 KIAF와 프리즈가 펼치는 페어와 연관 미술축제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거라 본다. 또한가지 KIAF에서 런칭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페어 'KIAF플러스'가 있다. 동시대 참신한 미술품과 NFT, 미디어아트를 다각도로 선보이는 별도의 페어다.

해외 유력 갤러리들이 일제히 KIAF와 프리즈에 참가한다. 작품성, 자본력, 영업력에서 우리 보다 월등한데 한국 갤러리들이 위축되지 않을까? 솔직히 그런 우려도 있지만 우리 갤러리도 두려워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자본력, 기획력이 약하다고 글로벌 마켓은 이를 봐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경쟁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은 문화예술적으로 특별한 탤런트를 가진 나라다.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와 게임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평가를 받기까지 많은 이들이 치밀한 전략을 세워 엄청난 에너지를 투입해왔다. K아트 역시 세계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단 크리에이티브를 어떻게 기획, 구성해 이를 전략적으로 알리며 가치를 부여하느냐가 관건이다. 단순히 작가 작품을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페로탱, 리만 머핀, 페이스에 이어 타테우스 로팍 등 굴지의 화랑들이 서울에 지점을 냈다. 화이트스톤 갤러리도 곧 상륙한다. 위기감을 느끼는가?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이고 시장중심적 관점에서 본다면 메가 갤러리들의 서울 진입은 당연한 현상이다. 시장이 좋은 곳에 자본과 기업이 모이는 것은 마켓의 원리다. 시장성이 입증될수록 앞다퉈 진입할 것이다. 우리끼리만 모아놓고 장사가 잘 되길 바란다면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니까. 시장이 커지면 국제화가 실현되기 마련이다. 변화 없는 발전은 없다.

KIAF 팀장으로 기획과 진행을 수년간 맡았다. 한국과 아시아 미술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예측하나? 갤러리에서 보낸 10년이 몸에 DNA처럼 각인돼 있다. 한국 미술시장에는 현재 좋은 신호들이 많다. 홍콩의 정세불안으로 우리에게 기회가 오고 있다. 프리즈가 서울을 아시아 거점으로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항공및 해상 화물운송이 수준급이고,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문화의 지평이 달라지고 있다. 여기에 5G 인터넷망을 보유한 몇 안되는 나라로, 새롭게 부상하는 NFT, 메타버스에 대한 시도도 다양히 전개되고 있다. 서울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이우환 작품이 걸린 KIAF 전시장의 관람인파. 올해부터는 글로벌 메가갤러리들이 대거 참가해 괄목할만한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KIAF] 2022.1.27 art29@newspim.com  

미술품 투자자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감상과 향유가 주목적인 경우, 즐기면서 투자수익도 기대하는 경우, 투자를 최우선시하는 경우다. 각기 어떻게 다른가? 위 세 타입 중 가장 바람직한 타입은 두번째의 '즐기면서 투자수익도 기대하는 경우'라고 본다. 첫번째의 감상과 향유를 위해 작품을 구입하는 경우와 마지막의 투자를 최우선하는 경우도 결국엔 중간쯤에서 만날 소지가 크다. 선비처럼 풍류를 즐기듯 작품 향유만 하다가 어느 순간 '이 그림을 되팔면 얼마나 받을까' 궁금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반면에 투자목적으로만 작품을 산 경우도 어느 느긋한 날 갑자기 작품이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그림이 말을 걸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타입들에 의해 마켓이 넓어지고 풍성해진다.

뉴욕타임스는 "월스트리트 고수들이 미술품을 마치 주식처럼 다루며 돈만 쫓는다"고 비난한 적이 있다. 한국에도 그같은 컬렉터들의 비중이 날로 늘고 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돈을 쫓는 컬렉터들이 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는 세계적 현상이다. 한국에서는 컬렉터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들만의 잔치'라며 부정적으로 봤다. 지금은 공부하는 컬렉터가 속속 늘고 있다. 미술품은 시대의 문화수준을 규정하는 척도다. 한 시대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인 것이다. 지난해 이건희컬렉션이 국가에 기증되면서 일반인이 볼 수 있는 중요한 미술품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를 계기로 부호들의 컬렉션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 달라졌다. 따라서 기업과 개인이 미술품을 자유롭게 수집하도록 한 뒤 이를 공공에 기부할 수 있는 선진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 세제 혜택과 같은 실질적인 베네핏을 제공하고, 사회적 의미도 부여해야 한다. 그렇게 컬렉션의 순환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야 문화선진국이 아닐까.

요즘 젊은 컬렉터들은 "소유하고 자랑하고, 투자하라"가 슬로건이다. 매우 당당하다. 젊은 층은 확실히 다르다. 과거 고객 중 상당수는 구매한 작품을 갤러리에 안전하게 보관해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그러나 요즘 젊은 고객들은 하루라도 빨리 받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어 마음이 급하다. 더 좋은 작품을 먼저 구입하기 위해 옥션에 참가하고, 해외 아트페어도 수시로 찾는다. 그렇다고 이들이 문화 향유와 인스타그램에 자랑만 하려고 작품을 사는 건 아니다. 힘들게 번 돈을 작품에 쏟아부었으니 당연히 투자도 고려한다. 일각에선 요즘 MZ컬렉터들의 작품수집을 '투기냐 투자냐'며 자꾸 평가하려 드는데 구입한 그림이 훗날 환금성이 없고, 자산가치가 없다면 누가 컬렉션을 하겠는가.

화랑미술제(3월,SETEC)와 Kiaf (9월, 코엑스, SETEC) 기획에 바쁜 김동현 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 [사진=김민지 기자] 2022.1.25

NFT 아트에 대해 거품이란 우려도 있지만 미래 광범위한 흐름이라 보기도 한다. NFT아트, 요즘 무척 뜨겁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NFT와 같은 블록체인 기술의 암호화폐 플랫폼 규모는 앞으로 크게 성장할 거라 본다. 얼마나 빠르고 폭넓게 확산될지, 어떤 가치를 갖게 될지가 관건이다. 단 NFT에 대해 정확히 모르면서 돈이 된다니까 접근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와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협회에서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컬렉터들을 위해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어떤 루트로 작품 수집을 시작하면 좋은가. 젊은 컬렉터들에게 이 호황 장에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은? 우선 관심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하다. 관심은 없는데 남들이 하니까, 돈이 된다니까 그림을 사는 것은 미술이 지닌 예술적 매력을 못느낀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기왕 미술품 컬렉션을 하고 문화생활을 하고 싶다면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게 좋겠다. 아트페어나 갤러리를 다니며 개인적인 취향이 어느 쪽인지 파악해야 한다.

한국 미술시장에 요즘 위작이 제법 나돈다. 외국서 직거래하며 가짜를 사는 경우도 늘고 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믿을 수 있는 갤러리와 거래하면 문제의 소지가 적다. 갤러리 공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기획전시를 열심히 하는 갤러리와 접촉하라. 공간이 크든 작든 정해진 공간을 예민하게 운영하고, 작가를 소중히 여기는 갤러리는 믿음이 간다. 또 고가의 작품이나 작고작가 작품을 거래할 때는 보증서와 감정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언제 어느 전시에 출품됐던 작품인지 도록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 한국에서도 외국작품 열풍 대단하다. 어떻게 보는가. 한국 컬렉터들이 해외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익숙하지 않은 화풍에 의한 이끌림과 웬지 폼(?)이 더 나는 기분 탓일 수 있다. 해외 작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 컬렉터들의 외국미술품 사랑에 힘입어 해외 갤러리들이 '장사하기 좋은 시장'으로 한국을 인식 중이다. 하지만 언제나 우리 작가에 대한 관심과 사랑만큼은 꼭 필요하다. 한국 작가들이 저평가된 경향이 있는데 이는 역으로 재조명을 받고,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KIAF리포트 중 '2022년 KIAF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은?'이란 설문이 있었는데 '국내 젊은 작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올랐다. 몇 년 전까지도 유명 외국작가를 향한 맹목적 선호가 팽배했는데 큰 변화라 하겠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미술시장에 새로 진입한 MZ세대 컬렉터들은 취향이 분명하고, 의사 결정도 빠른 게 특징이다. 사진=KIAF] 2022.1.27. art29@newspim.com

국내외에서 롤모델이 될만한 컬렉터를 많이 접했을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과 특징은? 소개하고 싶은 케이스가 있다면. 특별히 한 명의 작가에게 꽂혀 오랫동안 수집하고, 작가와도 친밀해지는 컬렉터들이 있다. 일편단심이다. 그 작가에 대해선 가히 전문가급이고, 열정적으로 수집한다. 투자의 개념으로 본다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마음이 움직이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런데 그 작가가 무섭게 성장하는 걸 보면 무릎을 치게 된다. 컬렉터가 가장 멋있을 때는 진심으로 작가를 아끼고, 지원할 때다.

당신도 개인적으로 컬렉션을 하고 있는가. 어떤 작품을 수집했는지 살짝 귀뜸해달라. 만약 1억원이 생긴다면 어떤 작품을 사겠는가? 하늘에서 1억원이 뚝 떨어진다면 꿈 속에서만 생각했던 작품 한두 점을 살 것 같다. 15년간 미술계에서 일하며 젊은 작가의 소품 몇 점을 갖고 있고, 작년 KIAF에서 작고작가의 소품 1점을 모셔오기도 했다. 미술을 전공한 데다, 미술계에서 일하다 보니 눈만 턱없이 높아져 안타까울 때가 많다. 주변에서 '어떤 작품을 사야 하느냐'고 물으면서 내 취향과 정반대의 작품을 보여줄 땐 상냥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물론 성향이 비슷한 친구들은 알아서 좋은 작품을 잘들 찾아온다. 엄청난 컬렉터들 앞에서 내 경우를 컬렉션이라고 내세울 수준은 아니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은 평생 할 일이니 서두르지 않고 오래 오래 잘 키워갈 것이다.

김동현 팀장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이화익갤러리를 시작으로 미술시장에서 실무를 쌓기 시작했다. 2018 아트부산 특별전 디렉터를 맡았고, 갤러리에서 쌓은 노하우와 국내외 아트페어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사)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미술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세워지는 변화의 시기에 KIAF와 화랑미술제를 통해 한국이 안정적인 글로벌 아트마켓으로 진입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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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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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시흥R&D캠퍼스 첫 방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오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이 시흥R&D캠퍼스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먼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길이 62m, 높이 21m의 대형 터널로, 최대 출력 4.5MW 모터와 3600톤의 물을 통해 최대 15m/s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수중 방사 소음을 줄이는 연구 성과는 함정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방산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한화오션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의 저항, 운동, 조종 성능 등에 맞춤식으로 시험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예인수조를 둘러본 후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러분은 한화그룹의 자산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 밝게 빛날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화 가족 모두는 우리 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한화오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술 역량으로 새 시대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된 프로펠러 모형을 제작하여 다양한 성능을 예측·평가하는 모형제작워크샵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이곳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하며 해외 수출 성공을 기원했다. 한화오션의 2000톤급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장보고-III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최신 기술과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용한 모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한화오션 임직원들에게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의 뜻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시흥R&D캠퍼스의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개발하고 미래 해양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2024-11-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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