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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40대·호남 빼면‥." 위기의 이재명, 남은 전략은

기사입력 : 2022년02월08일 07:20

최종수정 : 2022년02월08일 07:20

李, 전통적 與지지층에서만 우세
김종인 등 보수인사 잇달아 회동
"살길은 외연확장"…안철수 관리도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차기 대선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적색등'이 켜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40대와 호남을 제외한 전 성별·연령·지역에서 윤 후보에 밀린다. 

최근 이 후보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상돈 전 의원 등을 잇달아 만나며 외연 확장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상승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한 막판 시도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시·도당 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2.07 kilroy023@newspim.com

◆ "못 잡았다, 중도층"…李, '40대·호남' 빼면 열세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5자 가상대결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직전 조사(지난달 23일)보다 한층 벌어졌다. 윤 후보(46.5%)는 2주여 만에 지지율을 4.1%p를 끌어올린 반면, 이 후보(35.6%)는 제자리 걸음이다. 두 사람 간 격차는 6.8%p에서 10.9%p로 확대됐다.

이 후보는 그간 중도층을 주 타깃으로 삼은 행보를 이어온 동시에 당내 경선 이후 분열된 '원팀'을 재정비하기 위해 집토끼를 다잡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왔다. 선거일이 임박해질 수록 집토끼는 결집하는 양상이다. 특히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후보의 40대 지지율은 직전 조사 48.4%에서 53.4%로 뛰었고, 광주·전라·제주 지지율도 57.4%(-)를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조사에서도 이 후보 지지율은 84.5%에서 91.1%로 상승했다.

다만 이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반드시 끌어와야 할 중도층 표심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만 18세 이상~20대 지지율은 19.3%(0.3%p↓)로 답보상태인 데다, 30대 지지율은 24.6%로 이전 대비 9.8%p 빠졌다. 지지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중도층 지지율도 20.5%로 0.5%p 내렸다.

대선 주요 변수로 꼽혔던 TV토론도 별반 힘쓰지 못한 모양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비롯한 주요 대선주자 4인은 지난 4일 첫 TV 대좌토론을 가졌지만 토론회는 '한 방' 없이 막을 내렸다.

김민수 코리아정보리서치 대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토론회는 오히려 민주당 정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이전 대비 2.3%p 빠진 37.0%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2.0%p 오른 지지율 45.8%를 기록했다.

◆ "외연확장만 남았다"…李, 김종인·이상돈·윤여준 잇달아 회동 

당내서도 다급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후보는 지난 설 연휴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와 양자 토론을 한 데 이어 최근 외연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상돈 전 의원에 이어 이 후보는 이날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장관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측근들에 따르면, 본인 의지가 강해 회동이 성사됐다고 한다. 이 후보가 그간 '탕평인사'를 강조하긴 했으나 대선이 임박해질 수록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전 위원장과 이 전 의원, 윤 전 장관 등 보수인사들과 접촉하며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이미지를 더욱 부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 측근 인사는 "이들의 지지선언이 나오지 않더라도 이 후보가 직접 나서 이들을 만나고 조언을 듣는 상황 자체에 주목해달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띄우기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안 후보에게 지나치게 적대적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안 후보가 민주당의 '단일화 러브콜'에 응하지 않더라도, 국민의힘과 연대하는 시나리오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 민주당 의원들 간 텔레그램 단체방에선 안 후보에 대한 전략 스탠스 논의도 오갔다고 한다. 

안 후보의 지지율 추이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안 후보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록 대선 레이스를 홀로 완주할 가능성이 커지는 데다, 이 경우 보수표가 흩어질 것이란 계산에서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안 후보의 완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선 안 후보가 지지율 상승가도를 달리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봤다. 앞서 여야 후보들 간 TV 토론회에서 거센 공방이 실종된 데도 이 같은 단일화 셈법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선대위 고위관계자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판을 흔들 만한 변수가 거의 남지 않은 초박빙 구도에선 이 같은 인사들을 관리하는 것도 리스크 관리의 일환"이라며 "민주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기보단 척을 지는 상황을 막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후보의 외연확장 행보가 장기적으론 중도층을 움직일 것이란 기대감도 남아있다. 선대위 전략 설계에 깊이 관여하는 한 인사는 "각종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중도층도 선거 당일엔 최종적으로 누군가를 택할 수 밖에 없다. 중도·부동층이 실제 투표장에서 '그래도 A가 B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투표할 때, 이 후보의 이런 행보가 잠시나마 판단 요인으로 작동하지 않겠냐"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100%)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7%이고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2년 1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 연령, 지역별 셀가중값을 부여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여론조사결과 등록현황을 참고하면 된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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