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올 1월 기준 상장사 520개 신청
미래에셋, 지난해 말 전자투표 서비스 중단
예탁원, 전자투표 시장 점유율 60% 차지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이 전자투표 도입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간 엇갈린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업에서 철수하는가 하면, 법인 고객 유치를 위해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9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삼성증권 전자투표시스템에는 신청을 마친 상장기업들은 520개에 달한다. 전자투표는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삼성증권은 법인고객을 상대로 자금조달, 자금운용, M&A 컨설팅까지 법인 토탈솔루션 등의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이결과 지난해 전자투표 시스템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는 전년대비 165%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202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공동인증서, 카카오페이인증 등 간편 인증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편리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당장 돈을 버는 수단이라기 보다는 법인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라며 "지난해 법인 자산 100조원 돌파해 추가적인 신규 법인 고객 유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SK이노베이션 임시주주총회 모습 2021.09.16 kilroy023@newspim.com |
신한금융투자도 '신한e주총 서비스'를 통해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아직 가입 고객 기업수가 많지 않아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미래에셋증권은 3년 만에 전자투표시장에서 철수했다. 경쟁사들이 이미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한데다, 법인 가입고객이 저조하고 이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정보 제공에 한계를 느끼면서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전자투표시스템 '플랫폼V'을 중단했다. 플랫폼V 사용을 계약한 이용 법인에 서비스 중단을 통보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자투표 플랫폼은 법인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실질적인 정보제공의 한계와 낮은 주주 참여율등의 문제로 고객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은 온라인 전자투표 서비스 시장 점유율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전자 투표 시스템 'K-보트(K-VOTE)'서비스를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데다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 K-보트 이용 기업은 총 889개에 달한다.
특히 올해부턴 국민연금이 보유한 개별 기업의 의결권을 K-보트를 통해 행사하게 된다. 또 소액 개인주주의 의결권행사 촉진을 위한 주주총회정보 전자고지서비스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예탁원은 그동안 유료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업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올해도 무료로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기업들은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을 늘리고 있다. 실제 전자투표를 도입한 기업 수는 지난 2019년 654개, 2020년 972개, 2021년 1272개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탁원이 시장을 과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데다, 증권업계에선 실익이 없는 무료 서비스 개념이 강하다"며 "다만 법인고객 유치를 위한 사전 서비스 차원에서 전자투표 시스템을 제공해 법인과의 접촉을 늘릴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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