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네셔널 투어 출연진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환상적이고 마법같은 경험을 약속했다. 이번 공연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두를 위한 치유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9일 '라이온 킹' 출연진은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했다. 지난 1월 28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매일같이 공연을 올리는 이들은 어느 나라보다 열정적이고 빠른,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한국 관객들과 만나는 하루 하루에 행복한 소감을 얘기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연에 매진 중인 배우들의 표정이 밝았다. 이날 인터뷰엔 미국 뉴욕에서 온 심바 역의 데이션 영,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라피키 역의 푸티 무쏭고, 날라 역 아만다 쿠네네, 영국 출신의 스카 역 안토니 로렌스가 참여했다.
"'라이온 킹'은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고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되면 아름다운 여정을 함께 떠날 수 있는 행복한 작품이죠.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과 즐거움, 기쁨을 나눠줄 수 있는 뮤지컬이에요. 특히 어린이들이 무대를 보고 뛰어놀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함께 공연 보고 즐기길 바라요."(데이션 영, 푸티 무쏭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2 '라이온 킹' 인터네셔널 투어 공연에서 심바 역을 맡은 배우 데이션 영 [사진=에스엔코] 2022.02.10 jyyang@newspim.com |
"라이온 킹은 어떤 작품보다도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공연 자체로 즐겁고 재밌기도 하지만 전달해주는 교훈적인 면이 있거든요. 삶을 살아가고 인생의 의미를 전달해주고 많은 것들을 배워갈 수 있기 때문에 지금도 세계 어디에서도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일 수밖에 없죠. 극적으로도 아주 많은 장치를 갖고 있지만 관객들 개개인의 상황은 다 다르기 때문에 지금 공연장을 찾으면 또 다른 감정과 감흥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아만다 쿠네네, 안토니 로렌스)
'라이온 킹'의 막이 오르면서부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각양각색의 동물들의 분장과 동작 묘사다. 사자, 기린, 코뿔소, 코끼리, 얼룩말,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들이 마스크, 분장, 신체적인 표현들로 각자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동시에 사람이 연기하는 만큼 인간적인 감정 표현도 탁월하게 해내면서 극의 묘미를 한껏 살려낸다.
"처음에 공연을 할 때 줄리 테이머 연출가님이 동물들의 움직임에 대해 알려주셨죠. 당시 동남아의 전통 춤과 무용을 활용해서 익혔어요. 그런 동작들과 함께 인간적인 면을 함께 표현해야 해서 같이 공감하고 생각하면서 표현하려 노력했죠. 이 과정이 쉽지는 않았어요. 동물적인 묘사와 인간적인 감정 표현이 함께 어우러졌을 때 더 많은 것을 연기해낼 수 있었죠."(데이션 영, 아만다 쿠네네)
"제 역할은 라피키인데 극중 나레이터이자 치유자 역이에요.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죠. 줄리 테이머 연출의 말대로 동물들이 동시에 사람의 감정들을 함께 표현해야 했는데 그 연기를 연습하는 과정은 대단한 경험이었어요. 라피키에 몰입하면서 원숭이를 묘사하면서도 치유자로서 함께 몰입하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죠."(푸티 무쏭고)
"스카에 대해 얘기하자면 줄리 테이머는 '더블 이벤트'라는 효과를 원했죠. 마스크를 쓰고 인간적인 면을 함께 드러냄을 통해 이야기 전체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줄 수 있게 돼요. 스카로는 사자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을 균형을 맞춰가는 역이죠. 동물들의 영상을 틀어놓고 동작을 연구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는데 스카의 경우엔 사자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깨를 어떻게 쓰는지 등을 연구하고 연기에 입혀나갈 수있었어요."(안토니 로렌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2 '라이온 킹' 인터네셔널 투어 공연에서 날라 역을 맡은 배우 아만다 쿠네네 [사진=에스엔코] 2022.02.10 jyyang@newspim.com |
데이션 영, 아만다 쿠네네, 안토니 로렌스는 지난 3년 전에도 첫 인터네셔널 투어 내한 공연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 바 있다. 어린 시절부터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서 심바 역을 맡아온 데이션 영은 물론, 한국에서 날라 역을 처음 만난 아만다 쿠네네, 유난히 특별한 마스크를 조작하고, 또 연기하는 안토니의 각자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동안 심바 역을 연기하면서 무엇보다 크게 전달하고자 하는 건 진심을 다하고 싶다는 거예요. '라이온 킹'으로 다양한 곳에서 공연을 해왔고 어릴 때 브로드웨이에서 할 때도 진심을 담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엔 저의 경험과 상황이 달라졌죠. 거쳐온 시간과 상황 경험을 담아서 더 진실된 모습으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고 봐요."(데이션 영)
"솔직히 용맹한 날라와 저 자체는 별로 닮지 않았어요.(웃음) 어릴 땐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날라를 만나면서 성장할 수 있었죠. 날라같은 자신감 넘치는 역을 맡고 연기하면서 젊은 여성이 가져야 하는, 가질 수 있는 용맹함을 알게 됐고 힘을 갖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배웠어요. 어떤 힘든 역경이 닥쳐와도 그걸 이겨낼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는 걸요. 또 날라 덕분에 자신을 좀 더 믿고 나아갈 수 있는 용기도 생겼죠. 굉장히 감정적으로도 섬세한 역이라 하루하루 그걸 더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 역을 맡게 돼 영광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어요."(아만다 쿠네네)
"저는 유명한 스카 마스크를 소개해드릴까 해요. 심바와 날라도 마스크를 쓰지만 저는 자신있게 스카 마스크가 가장 멋지다고 말씀드릴 수 있죠. 단순히 머리에 달린 게 아니라 움직일 수 있게 제작됐거든요. '더블 이벤트'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돼있죠. 다양한 각도에서 달리 보이게끔 돼있고 스카 머리 위에 올려져있다가 앞으로 나올 땐 진짜 사자의 얼굴처럼 보이거든요. 그 원리를 저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특별해요. 또 마스크의 눈이 쳐다보는 곳과 제 눈이 보는 곳이 달라서 거울을 보면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시선을 처리할 지 연습도 많이 했었죠."(안토니 로렌스)
푸티 무쏭고가 맡은 라피키 역은 '라이온 킹'의 시작을 알리고 극의 중요 해설을 맡는 특별한 역할이다. 그는 14년째 "매일 밤 오프닝 나잇인 것처럼 무대에 오른다"면서 감격스러운 감회를 얘기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온 그는 '라이온 킹'을 관통하는 아프리카의 언어, 문화, 메시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메신저이기도 하다.
"무대 위의 연기와 동작들은 전체적으로는 멜로디와 리듬, 연주를 통해 관객에게 다가가죠. 그걸 들으면 비로소 우리가 어디서 왔고, 누구인지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오기도 해요. 그때 관객들은 언어가 다르고 알아들을 수 없다고 해도 효과적으로 아프리카 그 자체를 느낄 수 있죠. 우리 고유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서 우리 문화를 표현해낼 수 있고 매일밤 무대에서 이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고 환상적인 느낌이에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와닿으실 거예요. 앙상블, 연주자들과 함께 공연하고 보여드릴 때 사냥하는 신, 동물들이 모두 나와 함께하는 신에서는 무대에 아프리카가 펼쳐진 것같이 느껴지는 순간이 분명히 있죠. 바로 라이온킹이 여러분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감동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푸티 무쏭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2 '라이온 킹' 인터네셔널 투어 공연에서 라피키 역을 맡은 배우 푸티 무쏭고 [사진=에스엔코] 2022.02.10 jyyang@newspim.com |
'라이온 킹' 배우들은 특별히 현재 역할 외에 탐이 나는 배역이나 마스크, 분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즐거워하며 숨겨왔던 속내를 드러냈다. 안토니 로렌스는 극의 주제를 담은 오프닝 넘버 '서클 오프 라이프'에서 유일하게 무대에 존재하지 않는 스카로서 약간의 애환을 드러내며 웃음을 줬다.
"저는 무파사 마스크를 원해요. 마스크가 앞으로 나오기도 하고 조금 더 여러 가지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탐나요. 장치 같은 걸 조작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아예 다른 역을 말씀드리자면 기린 역을 한번 해보고 싶네요."(데이션 영)
"제가 집에 있을 때 어머니가 '두베 두베'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얼룩말이란 뜻이에요. 한번쯤 얼룩말을 해본다면 소원이 없겠네요. (웃음) 옆에서 제게 '두베 두베' 하기만 해도 전 준비가 끝날 거예요."(푸티 무쏭고)
"저는 코끼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그 안에 네 명의 배우들이 움직여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하지만 원래 객석을 통해 무대 위로 올라오거든요. 매우 힘들어보이고, 여자로서 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걸 해보고 싶고 의미있을 것 같아요."(아만다 쿠네네)
"저는 티몬이요. 하하. 193센티의 장신이어서 미어캣 같은 작은 동물을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욕심이 나네요. '서클 오브 라이프'에 스카가 빠져있고, 무대 뒤에서 바라보는 건 정말 복합적이고 힘든 감정이 들어요. 저 자체로는 너무 감동적이고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어서 울음이 나올 정도였죠. 스카 역으로서는 그에 대비되는 감정을 느껴야 했어요. 의도적으로 심바의 세레모니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라 몰입해야 하죠. 감정을 추스려야만 해요."(안토니 로렌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2 '라이온 킹' 인터네셔널 투어 공연에서 스카 역을 맡은 배우 안토니 로렌스 [사진=에스엔코] 2022.02.10 jyyang@newspim.com |
마지막으로 배우들은 3년 만에 다시 만난 한국 관객을 "가장 빠르고 열정적이고 열렬한 이들"이라고 언급하며 한국 무대에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SNS로 이루어지는 실시간 소통에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이들은 지난 시즌에 배운 '손 하트' 포즈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취한다며 한국 관객들과 하나가 된 모습을 자랑했다.
"한국 관객들은 SNS 채널로 소통하는데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요. 더 많은 것들을 공감하고 어떤 느낌이었는지 어떤 시간이었는지 알려주시고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기도 하고 그런걸 통해 더 많은 걸 보여드리게 되기도 하죠. '손 하트' 포즈는 3년 전에 처음에 왔을 때 객석에서 보여주셔도 뭔지 몰랐는데 백스테이지에서 스태프들에게 물어 알았죠. 그때 당시에도 했었고 이제는 익숙한 제스처가 돼서 자연스럽게 함께 할 수 있게 됐어요. 아직 티켓을 구매하지 않으셨다면 어서 와주세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공연을 약속드릴게요."(데이션 영)
"데이션의 말처럼 SNS를 통해 정말 많이 힘을 받아요. 공연 전까지도 꽤 주의깊게 보기도 하는데 심지어 티켓을 찍어 '이걸 보러간다'고 기대해주시고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좋은 기운을 얻어 무대에 올라요.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사랑과 행복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해요." (아만다 쿠네네)
"한국 관객들은 공연 내내 정말 귀담아 들으시는 느낌이에요. 사람마다 지루한 장면이 나올 법도 한데 그렇게 귀담아 듣는 걸 느끼게 되면 더 기쁜 마음으로 집중해서 연기를 하게 되죠. 저희가 하루 하루 더 즐겁게 공연하는 힘이 돼요."(푸티 무쏭고)
"한국 관객들이 보여주시는 사랑과 열정을 혹시 파신다면 제가 다 살 수 있어요. (웃음) 저희에게 대단한 작품을 그려서 보내주시는데 만화나 아트워크같은 것도 있고 다양한 선물을 주시죠. 그런 걸 볼 때마다 매순간 감동받고 큰 영감과 영향을 받아요.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즐겁게 연기하게 되죠. 이미 많은 것들을 보내주셔서 책을 만들 수도 있을 정도지만 더 많이 보내주세요. 하하. 감사합니다."(안토니 로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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