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찾자" 헬스케어 선점 경쟁 돌입
의료데이터 제한 등 규제 장벽은 '걸림돌'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자회사 설립이나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헬스케어 플랫폼을 내놓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보험시장이 성장 정체에 부딪힌 만큼 새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만 실제 사업성과로 이어지려면 의료데이터 개방 등 규제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자회사 'KB헬스케어'는 오는 3월 기업 대상으로 헬스케어 플랫폼 '오케어'를 내놓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0월 보험업계 최초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오케어는 유전체 분석, 신체 활동 관리, 건강 코칭 등을 제공하는 건강 관리 서비스다. KB손해보험은 우선 KB금융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오케어를 제공하고 향후 기업 고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왼쪽부터 KB손해보험, 신한라이프 사옥 [사진=각사] 최유리 기자 = 2022.02.14 yrchoi@newspim.com |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시장 첫 진입자이기 때문에 기업 고객부터 확보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려는 전략"이라며 "추후 개인 고객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보업계에선 신한라이프가 먼저 나섰다. 지난 10일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출범시키고 사업에 본격 나섰다. 신한라이프가 2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로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20여명의 인력을 꾸렸다.
헬스케어 플랫폼인 '하우핏'을 중심으로 다양한 건강 증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우핏은 인공지능(AI) 동작인식 기술과 라이브 서비스를 결합한 홈트레이닝 서비스다. 하우핏을 통해 헬스케어 관련 사업자들과 협업해 헬스케어 관련 콘텐츠와 부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관련 스트타업 투자나 제휴를 통해서도 헬스케어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금융당국에 건강관리 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보험 계약자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련 스타트업과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생명은 굿닥의 라이프 데이터를 활용해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건강 증진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인 '라이프시맨틱스'와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도 진행 중이다. 운동·식이·마음건강을 비대면으로 종합 관리할 수 있는 건강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시니어 헬스케어 스타트업 '케어닥'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케어닥은 전국 요양시설과 노인 돌봄 서비스 전문가를 중개하는 기업이다. 앞서 해외 체류 한인들에게 비대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디히어'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다수 파트너를 확보했다. 건강관리 플랫폼인 '하이헬스챌린지'나 보험 상품 개발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앞다퉈 헬스케어에 진출하는 것은 성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서다. 저출산·저성장 등 보험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헬스케어에 진출하면 병이 들고 나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사후 서비스에서 병이 들지 않게 관리하느 사전 서비스까지 외연을 넓힐 수 있다. 관련 데이터로 상품 설계를 정교화하고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부수 효과도 있다.
다만 보험사가 신사업에 속도를 위해서는 의료법 등 여전히 넘어야 할 문턱이 있다. 아직은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고 요양사업 진출에 여러 제한이 있는 등 규제 장벽이 높아서다.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헬스케어 영역의 성장성에 따라 보험사들의 관심이 크지만 어떻게 보면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우회해서 나서는 것"이라며 "제도적 장애물들이 제거돼야 관련 사업을 구체적으로 진척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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