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ANDA 칼럼] 폭리 논란 공공주택 분양가, 원가공개 아닌 수치 증명해야

기사입력 : 2022년02월24일 13:18

최종수정 : 2022년04월20일 14:39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일본의 삼국지 재해석 만화인 '창천항로'의 한 장면. 제갈량이 적벽대전을 유도하기 위해 손오(孫吳) 진영을 찾은 자리다. 이 자리에서 제갈량은 장소, 보즐, 고옹을 비롯해 쟁쟁한 손오의 문신들에게 묻는다. "대체 조조는 어떤 자입니까?" 이에 손오의 가신들은 "한나라의 역적이요"라고 서슴 없이 말한다. 듣고 있던 제갈량은 빙긋 웃으며 답한다. "역적이라고요? 그런 증명도 안되는 소리는 하지 마시지요. 다만 조조가 태어난 이후 중국의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이것이 조조를 쳐야할 이유입니다."

인민재판, 마녀사냥 등의 용어가 심심치 않게 쓰인다. 이들의 문제점은 억울한 사람을 잡는 것이 아니다. 증명할 수 없는 죄를 만들어 벌을 준다는데 문제가 있다. 왕정시대엔 '역적', 공화정시대엔 '민중의 적'이니 하는 '죄'가 대표적인 것이다.

소수 선동가들의 선동 발언으로 다수의 묵인을 얻어 죄를 확정하고 형을 집행한다. 증명도 안되는 일을 수치적 증거도 없이 목소리만 높여 자행하는 것이 인민재판이 있어서 안되는 이유다. 다만 그 선동적 분위기로 인한 카타르시스는 남는다. 그래서 인민재판이니 마녀사냥이니 하는 말이 지금껏 남아 있는 것일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또 다시 '인민재판'이 실시됐다. 이번의 '마녀'는 분양원가 공개다. 최근 분양원가 공개 논란은 원가 공개 주장에 앞장섰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출신 김헌동 서울주택도시(SH)공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SH공사는 김 사장의 취임 이후 거의 2~3주에 한번씩 SH공사 사업 지구 공공주택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있다.

이같은 분양원가 공개의 애초 목표는 대선과 곧 다가올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목적으로 봐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수비측'인 정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대응이다. SH공사의 분양원가 공개가 국민들에게 이슈가 되는 것은 '분양가 폭리'에 대해 '증명'을 했다는 점이고 이에 대응하는 LH와 국토부는 증명없이 말로만 반박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 이슈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집값이 폭발적으로 오르자 '토건족'이란 비하와 함께 건설업계를 압박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분양원가 공개 요구다. 사실 국민들 입장에선 분양원가 공개는 중요치 않다. 업계에서 늘 주장하는대로 영업비밀 침해라는 상도의에 맞지 않는 것이기도 하고 분양원가를 궁금해하는 국민들도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분양원가 공개 주장을 마녀사냥, 인민재판으로 취급하는 목소리도 많다. 

하지만 이처럼 20년 가까이 반복되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 주장이 이제와 뒤늦게 힘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바로 천정부지 오르는 공공주택 분양가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와 LH는 분양원가 공개 방침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미 일부 항목에 대해 원가를 공개하고 있고 법적으로 분양원가를 전액 다 공개해야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즉 분양원가 공개 요구에 대해 '증명'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이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상황이 바뀐 것은 올라도 너무 오른 공공주택 분양가 때문이다.

LH가 지난 10년간 경기도에서만 1조2000억원의 폭리를 취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당연히 LH와 관할 기관인 국토부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잘못된 추정이라는 것이다.

아마추어인 경실련이 분양가 추정을 잘못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경실련의 분양원가 추정을 믿어서가 아니다. 공공주택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서도 고분양가 논란은 과열양상으로 터져 나왔다. 신도시급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위례신도시를 예로 들어보자 위례지구 성남시 권역에 LH가 지난해 6월 공급한 신혼희망타운 전용 55㎡분양가는 5억5576만원으로 반년 전인 2020년 12월 SH공사가 위례지구 송파구 권역에 공급한 전용 66㎡분양가 5억1000만원에 비해 4500만원 높다. 더욱이 SH 아파트가 11㎡ 더 넓은 점을 감안하면 반년새 25% 가까이 분양가를 '튀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와 LH가 경실련의 주장이 허황된 것이며 그들의 추정 분양원가가 틀렸다고 일축하려면 증명하면된다. 증명도 안되는 미사여구로 여론전을 펴지 말고 수치로 증명해주길 바란다. 공공분양주택의 분양가가 오르는데서 무주택 서민들이 느끼는 불만도 사그라들 것이다.

LH와 국토부가 주장하고 있는 주변 시세 대비 60~80%선 공공주택 분양가 책정논란도 그렇다. 여기서 말하는 주변시세는 말그대로 주변 시세가 아닌 지역내 최고가 아파트 가격과 비교한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그냥 주변 평균시세라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이 역시 증명하면 된다. '같은 지역 어느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와 시세가 이런데 LH 분양주택의 분양가는 얼마로 책정돼 주변 대비 몇%다'하는 증명 말이다.

공공분양주택의 분양가가 조심스러운 것은 '로또분양'처럼 낮은 분양가로 인해 수분양자가 과도한 이익을 얻게 되는 상황이라고 국토부는 주장하고 있다. 여당에서 자주쓰는 용어를 대입하면 개발이익 환수 일 것이다.

최장 10년까지 전매제한이 걸린 상황에서 집값이 오르면 기분만 좋고 집 한채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1주택자에게 무슨 환수할 개발이익이 있는 줄 모르겠지만 장기 무주택 서민에게도 이를 이유로 높은 공공분양가를 책정해야한다면 LH의 기능은 무엇일까? 그냥 임대주택만 공급하는 게 낫지 않을까?

분양가가 오르는데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멍청한 주택정책 입안자는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분양가 폭리 주장도 오류일 것이라 믿어줄 수 있다. 하지만 증명은 해야한다. 공공이 공급하는 분양주택의 분양가가 정당한지, 분양가를 올려 정부와 LH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 실제 LH 분양주택의 분양원가를 공개해 증명하는 것이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싼 인민재판을 돌파할 해법일 것이다.

dong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IG넥스원, 루마니아 방공시스템 탈락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IG넥스원이 루마니아 정부의 단거리 방공 시스템 도입 입찰에서 서류상 오류로 탈락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16일 루마니아의 공공조달 관련 민원 행정기관인 CNCC에 입찰 탈락 관련 이의를 제기했다 LIG넥스원 판교R&D센터 전경 [사진 = LIG 넥스원] LIG넥스원은 이달 초 루마니아의 단거리 방공 및 초단거리 방공 시스템 2차 입찰에서 탈락한 바 있다. 입찰 참여 초기 단계에 필요한 보증금 영수증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서류상 실수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LIG넥스원은 이견을 주장하고 있다. 입찰 회의 당시 공정하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LIG넥스원은 이의제기 문서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아직 탈락한 것은 아니고 서류제출 과정에서 상호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사업 주관 기관에서 정한 이의제기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입찰 보증금 규모는 해당 입찰 진행 사업비의 1% 수준인 420만달러(61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aykim@newspim.com 2024-12-24 15:54
사진
[GAM] 비만약 '젭바운드가 오젬픽 눌러' 이 기사는 12월 20일 오후 3시1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비만약 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LLY)의 젭바운드(Zepbound)가 매출 1위 상품인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보다 강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030년 1000억달러로 예상되는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가 강한 입지를 구축할 가능성이 확인된 데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포함한 그 밖에 신약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젭바운드와 노보 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약 위고비(Wegovy)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72주간의 실험에서 젭바운드가 2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고, 위고비는 14%의 감량을 기록했다. 위고비는 오젬픽과 핵심 성분이 동일하다. 때문에 젭바운드의 비만 치료 효과가 오젬픽을 앞지른다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 의료계가 의미를 두는 이유는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현격하게 클 뿐 아니라 부작용이나 환자의 편의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 해도 불면증이나 탈모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면 환자나 의료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힘들고, 매출 성장 역시 기대할 수 없다. 이번 실험 결과 젭바운드가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일라이 릴리의 매수 추천이 꼬리를 모는 모양새다. 젭바운드를 투여하는 비만 환자 [사진=블룸버그] 이번 결과에 월가가 조명을 집중하는 이유는 비만약 시장 규모가 중장기적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0년 1000억달러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3년 시장 규모는 19억2000만달러로 파악됐다. 골드만 삭스의 예상이 적중한다면 불과 7년 사이 비만약 매출액이 52배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젬픽 [사진=블룸버그] BMP 캐피탈 마켓은 이보다 강력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3년 1500억달러에 이른다는 시나리오다. 각 업체가 제공한 데이터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까지 비만약 시장에서 1위 상품은 오젬픽이다. 2023년 132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 31억달러의 실적을 낸 위고비를 현격한 차이로 따돌리고 명실상부 1위를 차지했다. 젭바운드는 2023년 11월 본격 출시됐다. 판매를 개시한 뒤 첫 한 달 동안 약 15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24년 들어서도 오젬픽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약 5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위고비가 25%의 점유율을 나타냈고, 젭바운드는 여전히 출시 초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제한적인 상태다. 본래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고,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해당 의약품으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비만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약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고, 젭바운드와 위고비는 처음부터 비만 치료 목적으로 개발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비만 치료제라고 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약이 오젬픽이지만 젭바운드를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젭바운드의 매출은 12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가 기대했던 16억9000만달러에 미달하는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매 재고 물량이 줄어든 데 따라 매출이 예상치에 못 미쳤다고 설명한다. 젭바운드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최근까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공급 부족 의약품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돼 있다. 이와 함께 일라이 릴리가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에 나서지 않은 점도 매출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 젭바운드의 판매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라이 릴리 주가가 하락 압박을 받기도 했다. 상황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된 데다 일라이 릴리가 유통망을 크게 확대하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젬픽과 젭바운드의 핵심 성분인 GLP-1의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시장 영역이 커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JP모간은 보고서를 내고 GLP-1이 체중 감량 뿐 아니라 수면 무호흡증과 관절염, 만성 신장 질환, 알츠하이머, 특정 형태의 중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심장 질환 리스크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일라이 릴리가 GLP-1 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는 움직임도 잠재적인 적용 확대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업체는 넥서스 파커수티컬스의 신축 생산라인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GLP-1 약품의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난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했다. 이어 10월 업체는 45억달러를 투자해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Lilly Medicine Foundry)'라는 이름의 리서치 시설을 건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조 설비에 이어 임상 실험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은 일라이 릴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포석을 두는 데 커다란 의미를 실었다. 넥서스 파머수티컬스에게서 인수한 설비는 2025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가동이 가능하고,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 역시 2027년 개설할 예정이다. 당장 급성장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10년 앞을 내다보고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움직임이 투자자들에게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shhwang@newspim.com 2024-12-23 14:3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