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드블레즈 신임 대표이사, 3월 1일 공식 취임
친환경 신차 개발 및 국내 판매량 회복 '최우선 과제'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첫 엔지니어 출신 수장을 맞고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스테판 드블레즈(Stéphane Deblaise) 신임 대표이사 겸 CEO가 그 주인공. 드블레즈 대표이사가 이끄는 새로운 르노삼성차가 친환경 신차 출시 및 국내 판매량 회복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드블레즈 르노그룹 선행 프로젝트 및 크로스 카 라인 프로그램 디렉터(Renault Group advanced project and Cross-Car-Line program director)는 내달 1일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한다. 2017년 11월 취임한 도미닉 시뇨라 현 대표이사는 4년4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 전문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
드블레즈 신임 대표는 전문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이다. 그는 1972년생으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Télécom Physique Strasbourg) 및 IFP 스쿨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세계 석학들이 즐비한 인시아드(INSEAD)에서 MBA를 취득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삼성차 신임 대표이사 [사진= 르노삼성차] |
프랑스 인시아드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영대학원이다. 인시아드는 올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공개한 '2022년 세계 주간 MBA 평가'에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과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드블레즈 신임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전기차를 포함한 다양한 신차 개발 경력이 강점이다. 2005년 1월부터 2007년 9월까지 르노그룹에서 고급 프로세스 엔지니어링 관리자로 재직하며 다수의 프로젝트 및 프로그램 관리, 제품·브랜드 기획 경험을 갖고 있다.
신차 개발을 통한 르노삼성차의 국내 시장 가치 제고는 드블레즈 신임 대표의 당면 과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1월 국내 완성차 업체들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깜짝 실적을 올리기는 했으나 장기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주력 모델인 중형 SUV QM6과 소형 SUV XM3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지만 신차 출시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지엠 등이 잇따라 신차 출시를 예고하면서 르노삼성 차량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 시장도 늦은 편이다. 르노삼성차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조에'가 유일한데, 모두 본사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그나마도 2021년 한 해 동안 774대 판매에 그쳤다.
르노그룹은 2030년까지 유럽에서 판매하는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전기차 판매 비중도 90%로 끌어올린다. 드블레즈 신임 대표는 그룹의 전략에 발맞춰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브라질, 중국 찍고 한국까지
드블레즈 신임 대표의 아시아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브라질과 중국 등 르노그룹의 해외 시장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무대 경험을 쌓았다. 그룹 안팎에서 다문화 팀을 관리하고 다양한 국제적 감각을 익힌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서 작업자가 차량을 생산하는 모습. [부산=뉴스핌] 조정한 기자 = 2021.11.11 giveit90@newspim.com |
그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브라질에서 근무하며 르노 남미시장 차량 개발 총괄 엔지니어, C(준중형)·D(중형) 세그먼트 신차 개발 프로그램 디렉터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르노와 중국 둥펑자동차의 합작회사인 둥펑르노에서 제품·브랜드 기획 및 프로그램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다만 그의 첫 아시아 시장 진출은 좋은 기억만을 남기진 않았다. 둥펑르노는 2013년 설립 후 2016년부터 우한에 공장을 세우고 차량 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르노와 둥펑차는 결국 2020년 결별했다.
르노삼성차는 드블레즈 신임 대표의 중국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그룹은 최근 중국 지리자동차와 친환경차를 공동 개발해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지리차 산하 볼보의 CMA 플랫폼 및 하이브리드 기술을 활용한다. 합작모델은 일단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며, 성과에 따라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모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드블레즈 체제 르노삼성차의 실질적 신차는 2024년 부산공장에서 선보이는 친환경차가 될 전망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드블레즈 신임 대표가 신차 개발 경력과 프랑스·브라질·중국 등 글로벌 시장 노하우를 기반으로 최근 발표된 볼보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신차의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un89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