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후보직 사퇴 선언
'통합정부' 막판 변수 떠올라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마지막 승부수로 띄운 '통합정부론'이 선거 막판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
통합정부 구상을 담은 정치개혁안을 고리로 '반윤(反尹) 빅텐트'가 가속화하면서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2일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데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도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정치개혁 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 본회의'까지 추진하고 나서면서 부동층 표심 끌어오기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2.03.01 yooksa@newspim.com |
김동연 후보는 2일 후보직에서 사퇴하기로 하고 이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선거기간 내내 단일화를 완강히 거부했던 김 후보였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그를 움직인 건 민주당이 띄운 통합정부론이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득권 정치 타파의 불씨가 들불로 번져가도록 더 큰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정치교체가 디딤돌이 돼 통합정부를 구성하고, 부동산 문제와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도 즉각 화답했다. 이 후보는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 "김 후보의 큰 결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희망과 통합의 정치에 대한 김 후보의 강한 의지도 그대로 이어받겠다"고 적었다. 그는 "기득권 공화국이 아닌 기회의 나라 대한민국, 정치가 경제를 돕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대한민국을 저희 두 사람이 국민과 함께 꼭 만들겠다"며 "반드시 승리해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하고 국민이 염원하시는 정치교체를 이뤄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실제 김 후보의 합류 효과에서 대해선 당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각종 여론조사상 김 후보 지지율이 1%도 안 되는 탓에 연대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있는 반면, 대선 구도가 '백중세'인 상황에서 단순한 산술적 덧셈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제3지대가 실제 화답했다는 측면에서 민주당이 던진 통합정부론이 진정성을 확보했다는 게 중론이다. 또 이 후보가 그간 강조해온 실용성·합리성을 한층 부각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선대위는 판단하고 있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후보 단일화 자체가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지금은 이 후보의 '대통령다움'을 피력하고, 정책과 정치비전으로 승부를 볼 때인데 김 후보의 합류는 이 같은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봤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후보 합류를 평가절하했다. 김 후보 합류는 예견된 수순이란 평가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별로 그렇게 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김동연 후보는 원래 그쪽하고 (연대가) 예정된 후보가 아닌가. 경제를 어렵게 만든 분과 (김 후보가) 같이 해봐야 큰 파괴력을 가진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심지어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에게도 연대 제의를 했다고 알려졌다. 이런 잡탕연합은 국민이 바라는 통합정부가 결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명동에서 '3.1 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 서울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2022.03.01 yooksa@newspim.com |
민주당은 같은 날 박근령 전 이사장 지지선언도 이끌어냈다. 박 전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핵심 국정 어젠다는 남북통일과 국민통합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동서통합을 통한 평화통일의 문제를 해결하고, 영호남통합권력을 창출할 유일한 후보"라며 이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호남 지역구를 둔 또 다른 의원도 "김동연 후보나 박근령 전 이사장의 지지선언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이들의 지지선언이 이 후보 지지율에 곧장 반영되진 않겠지만, 이 후보의 메시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지 않겠나"라고 봤다.
그는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서 고전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외연확장 해나가는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대조적으로 보일 것"이라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성향 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봤다.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도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쪽은 후보단일화가 잘 안 돼서 깨졌다면 이쪽은 득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계산은 차치하고라도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같이 손을 모아서 힘을 합친다는 모델을 보여준 것 아니겠냐"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말하는 정치개혁의 방향과 통합정부 모델을 보여준 데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흐름을 계기로 추가적인 지지율 상승 동력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당론으로 채택한 정치개혁 관련 입법도 대선 전 처리하겠다는 목표다. 오는 3~6일 사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열고, 곧바로 원포인트 본회의까지 소집하자는 타임테이블도 야당에 제시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은 ▲지방선거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확대법 ▲ 위성정당 금지법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등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위원간담회에서 "대선 전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정치개혁을 위한 긴급입법을 처리할 것을 국민의힘에 공식적으로 제안한다"며 "정개특위 위원인 이은주 정의당 의원을 포함해서 정의당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국민의힘의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단독 처리 가능성에 대해선 "국민의힘의 반응을 본 뒤 결정하겠다"며 "윤호중 원내대표가 오늘 중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연락 드릴 것으로 안다. 여야 원내대표 협상을 통해 원포인트 국회가 열릴지 여부에 대해 오늘 중 의사 타진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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