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듐, 러시아 생산 비중 45% 달해
공급난 우려에 매수 몰려 가격 상승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팔라듐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팔라듐 선물 가격에 연동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3개월 새 50% 가까이 폭등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B자산운용의 'KBSTAR 팔라듐선물(H)' ETF는 전 거래일 대비 3.38% 오른 1만53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중순 927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최근 3개월 새 46.61% 상승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KBSTAR 팔라듐선물(H) ETF의 최근 3개월 주가 변동 현황. 2022.03.03 zunii@newspim.com [사진=네이버금융 캡처] |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최근 3개월 수익률이 64% 이상으로 치솟은 원유 선물 ETF를 제외하면 최고 높은 수준의 가격 급등이다. 같은 기간 원유와 팔라늄을 제외하고는 'KODEX 3대농산물선물(H)'과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 등 농산물 관련 ETF가 각각 21~26% 가량 상승하며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KBSTAR 팔라듐선물(H)' ETF는 팔라듐 선물 가격 수준을 종합적으로 표시하는 'S&P GSCI 팔라듐 ER지수(S&P GSCI Palladium Excess Return Index)'를 기초 지수로 삼는다. 국내에서는 팔라늄 선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H)'와 함께 유일한 팔라듐 관련 ETF다.
팔라듐 선물 가격은 지난해 12월부로 줄곧 강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한 팔라듐 선물 가격은 현지시간으로 2일 전 거래일 대비 5.14%(130.10달러) 오른 트로이온스당 2662.60달러에 거래됐다. 현재 국제 금(온스당 1920달러), 백금(온스당 1067달러)보다 1.4배, 2.5배 가량 비싸다.
은백색 금속인 팔라듐은 귀금속으로서 미관상 뛰어날 뿐만 아니라 반도체 배기가스 저감 촉매용 등 산업적 용도로 사용된다. 반도체 센서와 메모리를 만드는 데에도 필요한 필수 소재이기도 하다. 팔라듐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위험성이 높아진 지난해 12월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2022.03.03 zunii@newspim.com |
원자재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충돌하면서 급속도로 출렁이고 있다. 원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으며, 천연가스와 곡물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이는 원자재 시장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백금(15.1%)을 비롯해 금(9.2%), 원유(8.4%), 천연가스(6.2%), 니켈(5.3%), 밀(5%), 알루미늄(4.2%) 등을 높은 비중으로 생산하고 있다.
팔라듐의 경우 러시아의 생산 비중이 독보적이다. 2020년 기준으로 전세계 팔라듐 매장량의 45.5%(3900톤)를 보유한 세계 1위 팔라듐 산지다. 연간 생산량도 87.7톤에 달해 생산량 기준으로도 최다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금융 제재를 가하자 러시아산 원자재 공급난 우려가 매수세로 이어지며 팔라듐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경제 제재가 에너지 분야로 확대되면 배들이 싣고 있는 러시아산 상품과 원자재의 하역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런 흐름이 장기화되면 팬데믹 기간 동안에 심화된 공급망 문제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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