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할 분리 관념 여전히 강해…차별 없는 대책 필요"
러시아 전쟁 반대 시위도 열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114주년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시민사회단체들이 성평등과 차별없는 여성 인권 신장 등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현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교육 복지 확장을 요구했다.
공무직본부는 "오랜 기간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 시스템이 자리 잡은 우리 사회는 여전히 성역할 분리 관념이 강하고, 여성에게 고착된 가사·양육·돌봄 등의 노동의 가치가 낮게 평가됐다"며 "이러한 차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학교"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까지 교육공무직의 가치는 최저임금을 넘지 못했다"며 "이제 우리는 차별받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여서만이 아니라 교육복지의 가치를 실현하는 당당한 교육주체로서 차별없는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가사·돌봄사회화공동행동은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지자체는 공공가사돌봄센터를 설립하고 가사·돌봄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공적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가사·돌봄 노동 인정 ▲가사·돌봄 노동자에게 노동법 전면 적용 ▲공적 가사·돌봄체계 구축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발언에 나선 라정미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장은 "가사·돌봄노동이 성역활에 고정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땅의 모든 노동의 가치는 공정하고 평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가 3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2.03.08 filter@newspim.com[사진제공=민주노총]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논평을 통해 "여성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살아갈 권리를 외치며 행진한 지 114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여성들은 노동력 저평가, 성별 임금 격차, 성차별적 괴롭힘, 젠더폭력, 성폭력 등 차별과 혐오로 고통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차별과 혐오를 끊어내고 성평등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끈질기게 투쟁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날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며, 학교 내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끊임없이 성찰하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피해생존자와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보건의료현장의 차별과 혐오 문제는 여성 노동자에게 성폭력으로 나타난다"며 "여성 노동자의 11.4%가 언어적· 시각적 성폭력을 경험했으며 적어도 한 가지 종류 이상의 폭력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남성노동자 37.4%와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의 '10시간만 일하자', '선거권을 달라'고 외치며 맞선 정신을 기리며 모든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투쟁하고 연대할 것"이라며 "차별과 혐오를 넘어 성평등 사회로 가기 위해 차별금지법이 하루빨리 제정되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다. 한국YWCA연합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 침공으로 두려움과 고통에 빠진 우크라이나 여성들과 전 세계 여성,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촉구한다"며 "두려움 속에서도 가족과 땅을 지키기 위해 힘쓰는 우크라이나 여성을 비롯해 전 세계 시민들과 평화의 연대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일상 속 평등 행복한 공존 제114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022.03.07 hwang@newspim.com |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을 열고 성평등 조직 문화 확산에 기여한 서울지역본부와 24개 회원 조합 간부 29명에게 각각 평등상과 여성노동자상을 수여했다.
최미영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여성 노동자들의 삶이 과거보다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차별과 불평등에 맞닥뜨리고 있으며, 위기 상황에서 피해에 더 쉽게 노출되는 것 또한 여성"이라며 "대선에서 여성 유권자들이 성평등 사회를 견인할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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