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중국에 반가운 소식 될 수 없어
중·러 vs 한·미·일·대만 구도 형성 가속할 것
한중 관계 30주년, 양국 관계 악화 안 되면 다행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윤석열 정부 취임으로 동아시아에 신냉전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중화권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친미 성향의 윤석열 정부 출범이 미국과 일본에는 긍정적이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위] 2022.03.10 photo@newspim.com |
홍콩 출신의 동아시아 국제관계학 학자인 린취안중(林泉忠)은 홍콩 매체 명보(明報)에 기고한 글에서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 후보가 당선 수락 인사를 한 지 5시간 만에 백악관이랑 통화를 한 것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준(準) 한미 회담'에 돌입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4강 외교' 기조를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일 관계를 회복하며 한중 관계는 '상호 존중 원칙'에 입각하여 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한국의 정권 교체가 동북아 각국 관계, 나아가 역내 질서에 가져올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린취안중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속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질서를 재설정하고 하고자 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5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의 관계가 정체되어 있던 한국에 '친미·화일(和日)·원중(遠中)'의 신 보수 정권인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게 됐다"며 "워싱턴으로서는 희소식이고, 5년간 '단교' 위험까지 내몰렸던 도쿄 역시 한숨을 돌리겠지만 베이징에 있어서는 분명 좋지 않은 소식이다. (베이징은) 향후 5년 간 '발 뻗고 자지 못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린취안중은 특히 한국의 보수세력 집권이 국제 질서 재편의 전환점과 맞물린 시점에 이루어졌다면서 "이것이 동아시아에 2차 대전 이후의 1950년대처럼 '중·소(러시아) 대 한·미·일·대만' 구도의 '신냉전'을 가속화할 것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홍콩 명보(明報) 갈무리] 홍우리 기자 =홍콩 출신의 동아시아 국제관계학 학자 린취안중(林泉忠)은 명보에 기고한 글에서 "친미(親美) 원중(遠中)의 윤석열 당선이 중국으로서는 긍정적 소식이 아니다"며 "윤석열 당선으로 동아시아에 '신 냉전' 구도가 빠르게 형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2.03.14 hongwoori84@newspim.com |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 중 외신이 가장 관심 갖는 사안으로는 대중 정책을 꼽으며 "현재의 초점은 미국이 이미 한국에 배치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문제를 윤석열이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삼불정책(사드 추가 배치 불가·미국 미사일 방어 체제 불참·한미일 군사협력 불참)'에 반대하고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중국을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러한 '방법'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무효했음이 증명된 상황에서 베이징이 비타협적인 태도를 바꾸는 것은 낙관적이지 않다"고 역설했다.
린취안중의 이같은 발언은 당초 사드 배치에 반대했던 문재인 정부가 결국 임기 내에 사드를 배치,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한한령'을 사용하게 된 것을 두고 한 말로 해석된다.
린취안중은 이어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중요한 해로 양국 관계의 한 단계 격상을 추진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지만 청와대 주인이 '친미 원중'의 윤석열로 바뀌면서 한중 관계가 악화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