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윤석열 당선인의 집권 이후에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중국 현지 전문가의 전망이 발표됐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10일 관영 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추가 배치는 선거용 발언에 불과하며 실제로 이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뤼 연구원은 "문재인 집권 기간 한중 양국은 사드에 관한 해결 방안에 합의했다"며 "사드 배치는 한국 국민에게 더는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고 대부분 한국인은 미국을 위해 '죽 쑤어 개 주는 일'을 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힘 당 내에서도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사드보다 윤 당선인이 취임 이후 인도·태평양 전략에 어느 정도 협력할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간 안보 협의체)라는 소그룹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살펴봐야 한다"며 "대만해협 등 중국 핵심 이익과 관련한 문제에 있어서 일본처럼 중국의 레드라인을 건드릴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쿼드에 접근하거나 심지어 가입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뤼차오(吕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 [사진=바이두] |
양단즈(楊丹誌)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전문가는 사드 추가 배치에 신중할 것을 경고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집권하면 한국 국가 안보정책은 더 보수적으로 변할 것이며 군비 증강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고 대립적 사고로 한중관계를 다루려고 하는 것은 한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뒤 "'심모원려'(深謀遠慮·깊은 사고와 멀리까지 내다보는 생각)를 갖춘 정치인이라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사드는 한국 내정·주권 문제 아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한 경계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환구시보는 10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한국은 사드 배치를 내정 혹은 주권의 문제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본질적으로 미국이 동북아에서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중국은 안보에 대한 한국의 합리적인 우려를 존중하지만 진정한 안보는 포괄적이고 협력적이며 지속 가능해야 한다"며 "한국은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존중해야 하는데 사드 배치는 한국 방어 수요를 넘어서는 데다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까지 심각하게 해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삼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은 한중이 '상호 존중'을 실천한 결과이며 한중 관계를 빙점에서 정상 궤도로 끌어올린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반면, 루신지(盧信吉) 대만중싱대학 국제정치연구소 조교수는 "윤 당선인이 국내 반중 정서와 국제적인 '친미반중' 분위기에 맞춰 사드 배치를 이행할 수 있도록 외교 정책을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사드 추가 배치의 이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gu1218@newspim.com